• 반대 84표 누가 던졌을까
        2006년 04월 06일 06:0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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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연희 의원 사퇴촉구결의안이 6일 국회 본회의에서 찬성 149표로 가결된 가운데 반대표를 던지 84명이 누구인지를 놓고 정치권에서 제2의 정치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의 ‘자당 동료 감싸기’라고 비난한 반면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의 ‘지방선거 전략’이라고 맞받아쳤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열린우리당이다. 우상호 대변인은 “84표의 반대표를 보는 마음이 착잡하다”면서 “결국 최연희 의원을 감싸고 최연희 의원의 사퇴를 막아왔던 세력이 한나라당 이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결과”라고 주장했다. 우 대변인은 최연희 의원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면서 “만약 사퇴를 거부할 경우,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국회 제명을 강력하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계진 한나라당 대변인이 나섰다. 이계진 대변인은 “표결 직후부터 기다렸다는 듯이 열린우리당은 이번 반대표를 모두 한나라당 의원들의 선택이었던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면서 “오히려 반대 84표 중 상당수가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역선택 행위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어제 운영위원회에서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최 의원에게 소명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나선 것이 이번 사건을 지연시켜 지방선거에 이용하려는 속셈이었다는 주장이다.

    한편 이계진 의원은 “떳떳하다면 지금이라도 여당은 자기의 투표결과를 고백해야한다”면서 “저는 기권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서영교 열린우리당 부대변인은 “최연희 의원 사퇴촉구결의안은 과반수 찬성해야 통과하는 법안인데 기권을 던진 것은 당연히 반대를 의미하는 것”이라면서 “반대는 커녕 기권을 던지고 당당히 발표하는 배짱이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이같은 양당의 정치공세에 대해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국회는 자기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면서 “오히려 국회의 무너진 양심을 두고 해괴한 책임 떠넘기기 공방으로 국민을 두 번 우롱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박 대변인은 이날 투표 결과에 대해 “찬성에 함께 하지 않은 나머지 절반의 국회의원 때문에 대한민국 국회의 도덕적 후진성만 확인한 결과”라면서 “절반의 국회가 세상의 절반인 여성에게 가한 또한번의 폭력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노동당 김성희 부대변인은 이른바 ‘국회괴담’으로 양당의 행태를 꼬집었다.  김 부대변인은 " 헌법기관임을 자부하는 양식있는 국회의원이 반대표를 던졌을 리 없고 숫한 성추행 법안을 만든 국회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졌을 리 없다"면서 "그렇다면 결론은 귀신이 반대표를 던진 것이다"고 말했다. 김 부대변인은 "거대 양당 지도부부터 자신이 찍은 표의 색깔을 밝힐 것을 요구한다"면서 "책임을 묻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귀신을 잡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는 자상함(?)을 보였다.

    한편 이날 투표 결과와 관련 이계진 의원이 제기한 정당별 투표 분석 결과는 확인이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의사과 관계자는 “무기명 투표의 경우, 의원 개인은 물론 정당별 투표 결과도 확인할 방법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양당의 끝 없는 책임 떠넘기기와 정치 공세도 다 믿는 곳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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