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시 감세정책 효과 거짓말 확인돼
        2006년 04월 06일 01:1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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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는 세율을 낮춰 노동자들이 급여를 더 많이 가져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 또한 정부는 배당금과 자본수익에 대한 세금을 인하했고 소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확대해 이들이 성장해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지난 1일 라디오연설에서 자신이 추진하고 있는 감세정책의 성과를 이렇게 설명했다. 하지만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부시 대통령의 주장을 뒤집는 보도가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5일 미 국세청(IRS)의 자료를 이용해 세금 인하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 감세가 부자들에게만 혜택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부시 행정부가 투자소득(주식 배당금, 주식 등 자산 매각에 따른 차익)에 대한 세율을 낮춘 이후 처음으로 감세의 효과를 분석한 이 신문에 따르면 연간 1천만 달러(1백억 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자산가는 세금을 평균 50만 달러(약 5억 원)나 감면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미국인 감세혜택 겨우 10달러

    이 신문은 투자소득에 대한 세금감면이 임금이나 비투자소득에 대한 세금감면에 비해 부유층에게 집중적으로 효과가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미 의회가 2003년 투자세 세율을 인하했을 당시에도 고소득자에게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는 예상은 있었지만 그것이 어느 정도인지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욕타임스>의 분석에 따르면 연소득 1천만 달러 이상의 고소득자 6천1백26명은 2003년 투자세 인하로 세금을 평균 50만 달러 아꼈다. 이들은 급여소득에 대한 감세 조치를 포함하면 평균 1백만 달러 이상의 돈을 덜 낸 셈이다.

    연소득 1백만 달러 이상의 납세자 18만 명도 감세 전보다 43%나 세금을 덜 낸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수준 상위 2%(약 260만 명)의 부유층이 덜 낸 세금이 투자세에서 절감된 세금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감세조치는 부유층의 배만 불리는 데 기여했다.

    반면 중산층과 저소득층 등 대다수 미국인들에게 돌아가는 감세혜택은 극히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5만 달러(약 5천 만원) 이하로 버는 약 9천2백만명의 미국인들은 평균 10달러(약 1만 원) 정도의 감세혜택을 맛봤을 뿐이다.

    "가진 자들만 혜택“ vs "부자들 더 많이 투자할 수 있어"

    <뉴욕타임스>의 분석에 대해 감세정책 지지자들과 반대자들은 극명하게 반응이 달랐다. 스티븐 엔틴 조세연구소 소장을 비롯한 감세 지지자들은 부유층이 감세로 비축한 돈을 투자에 쓰게 되고, 그러면 고용이 창출된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신문은 “적정한 투자소득세의 세율은 제로(0)"라는 엔틴 소장을 말을 인용했다.

    의회 예산국(CBO)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의 요구대로 투자소득세 감면을 영구화하면 정부재정은 10년 동안 1억9700만 달러나 줄어드는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투자소득세 폐지 주창자들은 투자소득에 대한 세금을 낮추면 투자가 더 촉진되기 때문에 고소득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게 되고, 이들의 임금에 붙는 세금이 투자자들의 세금감면에서 오는 손실을 상쇄하기 때문에 세입 감소는 없을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반면 감세정책 반대자들은 세금감면이 가진 자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간다고 말한다. 하원 세입위원회의 찰스 랜젤 의원(민주당)은 “미국은 사회보장이나 메디케어(노인, 장애인 의료보장제도)를 정착시키지도 못했고 재정적자는 기록적”이라며 “이런 감세는 무책임의 차원을 넘어선다”고 말했다.

    감세 반대자들은 투자소득세 감면이 주는 긍정적 효과는 거의 미미할 뿐이고 재정적자를 치솟게 해서 장기적인 경제성장을 해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내년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하면서 감세 영구화를 강력히 요구하고 이후 각종 연설에서도 2010년에 종료되는 감세를 임기중에 영구화할 계획임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감세’와 ‘재정적자 해소’라는 방향이 다른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겠다는 것이지만 그런 가운데 미국의 빈부격차는 더욱 심해지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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