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자학원'이 중국의 스파이?
    [중국매체로 중국읽기] 어떤 히스테리
        2018년 02월 27일 10:3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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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역자주: 미국은 현재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미문화원과 수많은 비정부기구(NGO)를 갖고 있으며, 이들은 각 국에서 현재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그럼에도 중국의 ‘공자학원’에 대해 미국 내 활동을 제한시키라는 요구가 나오는 것은, 일견 외부인을 어리둥절케 한다.

    시카고대의 2010년 공자학원 개원 모습. 이후 시카고대에서는 운영이 중단됐다.

    <환구시보 사설 원제목>

    원래 미국이 이렇게 “옹졸한” 국가였나?

    2018-02-24 00:24:00 (현지시각)

    최근 일부 미국 엘리트들이 공자학원을 맹공하고 있다. 22일 <The Hill>지는 미국 학자협회 정책주임 레이첼 피터슨이 쓴 글을 “유해한 중국 공자학원을 미국 학원에서 몰아내라”는 거친 제목으로 내보냈다. 미국 연방 상원의원 루비오와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 크리스토퍼 레이 또한 미국의 공자학원 공격 운동을 이끌고 있는 것 같다.

    루비오는 여러 대학에 서한을 보내 공자학원과의 계약을 종료할 것을 촉구했다. 레이 국장은 중국이 교수, 과학자, 학자 등을 이용한 정보수집이 의심된다며, 현재 일부 공자학원에 대해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공개 발언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조시 로진은 공자학원을 겨냥해 “중국의 미국 대학 잠입”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놨다.

    일부 미국 엘리트가 ‘마녀사냥’ 하듯 공자학원을 포위 공격하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다. 공자학원은 중국과 미국 간 문화교류를 확대하고자 하는 선의로 미국에 진출한 것이다. 고위직의 미국 관료와 학자가 이렇듯 격분하여 공자학원을 탓하는 것이 우리 눈에는 민족주의 이데올로기의 히스테리 발작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모든 미국 내 공자학원은 미국 학교의 신청에 의해 중미 쌍방의 공동협상을 거쳐 건립된 것이다. 연방수사국 고위관료가 공자학원이 정보수집 활동에 참여했다고 공개적으로 의심하고, 정규 대중매체가 “꺼지라”고 성토하는 이러한 격렬한 외세 배척 행동은 중국에서는 문화대혁명 시기에나 있었던 일이다.

    개혁개방 40년 동안 중국의 대외적 인식은 몇 차례 우여곡절도 겪었지만, 중국 관료가 외국이 설립한 교육문화기구에 대해 ‘간첩조직’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으며, 어떤 (중국) 대중매체가 그들 기구에게 중국에서 꺼지라는 글로 떠들어대는 일도 발생할 수 없다.

    미국이 공자학원에 대해 제한하는 정책을 채택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중국의 이익을 상하게 하지는 못할 것이다. 절대 다수의 중국인들은 미국에서 공자학원을 열든 못 열든 아무 관심이 없다. 많은 미국인들이 중국어를 공부하는데, 공자학원은 그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으로 그것은 중국인으로서는 유쾌한 소식이다. 중국어 배우는 미국인이 적다고 해서 우리가 낙담하거나 그러지는 않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것은 미국인 자신들의 일이다.

    미국인들은 공자학원이 대학의 학술자유를 훼손한다고 말하는데, 이는 바로 중미의 문화적 차이에 교조적인 정치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다. 공자학원 내에 많은 교사가 간첩 혹은 끄나풀이라는데, 정말 그렇다면 미국이 그들을 잡아들이면 되지 않겠나. 그들 교사나 자원봉사자 대부분은 어학교습을 배우는 청년들이고 여성들이 많은데, 그들이 어떤 간첩 행위를 할 수 있겠는가? 만약 중국의 국가정보비용이 (그 같은) 공자학원에 쓰인다면 그야말로 엄청난 (예산) 낭비가 아닌가!

    할리우드 영화에 ‘세뇌’된 중국인들은 이제까지 미연방수사국(FBI)을 높이 평가하였다. FBI는 중국에서 거의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데, 레이 현 국장의 한 마디가 중국인을 놀라자빠지게 만들었다.(雷Lei는 레이Wray의 중국식 발음. 雷는 천둥, 우레의 뜻이 있어 레이雷가 놀래 켰음을 은유─주) 보아하니 미연방수사국도 우리가 상상했던 것만큼 대단한 것은 아니며 기실 일반적 수준에 내부에 얼뜨기도 많을 것이다. 생각해 보라, 중국의 공자학원에 대응하는 것이 그들의 주요 업무 중 하나라니, ‘스파이’와 우호적 사절조차도 구분 못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 측의 과잉 반응에 지나치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이번 일에서 우리는 미국 사회의 ‘옹졸함’을 분명히 알게 되었는데, 이 또한 중국 굴기가 외부 세계에 일으키고 있는 파문을 보여준 거울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인들의 격렬한 반응 속에서, 우리는 몇 년간 중국의 개방은 매우 철저했고 (내부의) 경계심이 개방을 가로막는 결정적 장애가 되지 않도록 하였다. 개방의 추진 속에 강국을 추구하는 전략적 선택을 견지하였는데, 이런 일들을 해내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미국은 역사가 매우 짧고 기본적으로 순조로웠으며 겪어온 시련도 매우 적어서, 일단 도전에 직면하면 놀라고 당황하여 어찌할 줄을 모른다. 스스로 세계화 흐름 속에서 천천히 반성토록 하라.

    필자소개
    북경대 맑스주의학원 법학박사 , 노동교육가, 현재 민주노총 정책연구원 정책자문위원, 맑스코뮤날레 집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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