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정규직 집단해고 사업장 6일 일제히 교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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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4월 06일 12:0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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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집단 해고한 GM대우 창원공장, 현대하이스코 순천공장, KM&I에서 6일 일제히 교섭이 진행돼 교섭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GM대우 굴뚝 농성 이후 첫 만남

       
     
    ▲ 50m 굴뚝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GM대우 창원공장 조합원들(사진=금속노조)
     

    비정규직 노동자 3명이 16일째 50m 굴뚝 위에서 목숨을 건 농성을 벌이고 있는 GM대우차 창원공장에서는 6일 아침 10시 굴뚝농성 이후 처음으로 노사가 만난다. 사측은 GM대우차 창원공장장, 본사 상무 등이 나오고 노조에서는 민주노총과 연맹 경남본부, 금속노조 경남지부 등에서 참석할 예정이다.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해고자 원직복직 ▲고소고발과 손해배상 및 가압류 철회 ▲노동조합 활동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교섭에 일절 응하지 않고 오히려 용역을 동원해 농성천막을 뜯어내고 노조 간부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던 GM대우가 갑자기 대화에 나선 이유는 노동자들의 투쟁이 더욱 거세지고 여론은 악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굴뚝농성이 시작된 3월 22일 이후 창원공장 앞에서는 연일 집회가 계속되고 있고,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4월 20일 연대파업을 하기로 하는 등 노동자들의 저항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게다가 언론사의 취재를 막고, 집회 참가자들에게 세제가 섞인 물대포를 쏘면서 GM대우에 대한 지역 여론이 악화됐던 것도 대화에 나온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현대하이스코, 27일 민주노총 지역총파업 앞두고 대화에 나서

    6일 오후 4시 전남 순천시청에서는 현대하이스코와 금속노조가 교섭을 진행한다. 사측에서는 현대하이스코 노무이사와 3개 하청회사 사장들이 참가하고, 노조에서는 금속노조 김창한 위원장 등 3명이 참석하며, 중재를 담당했던 순천시청에서 참관을 할 예정이다. 현대하이스코는 지난 해 10월 24일 조합원 61명의 크레인 점거농성으로 합의한 해고자복직 등에 대한 확약서를 사측이 일방적으로 파기하면서 노사간의 갈등이 커져왔다.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는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전국순회투쟁을 벌이고 있으며,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는 해고자복직과 노조활동 보장 등의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으면 오는 27일 지역 총파업을 벌이기로 결정한 상태다.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지회 김종안 수석부지회장은 "회사가 교섭에 나오는 게 문제를 풀려고 하는 것인지 아니면 4월 27일 지역총파업에 발목을 잡으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6일 교섭을 해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불법파견 판정과 대우상용차 불법파견 정규직 채용으로 궁지에 몰린 KM&I

    자동차시트를 만드는 KM&I 인천공장에서는 6일 오후 2시부터 원청회사 임원과 금속노조가 교섭을 벌인다. 사측은 KM&I 군산공장에서 170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집단해고하고, 이에 항의하는 노동자들에게 용역깡패를 동원해 폭력을 일삼아왔다.

    그러나 최근 금속노조 소속 대우상용차지회에서 불법파견 판정을 받은 비정규직 노동자 134명을 단계적으로 정규직화하기로 합의하고(레디앙 4월 2일자-오랜만의 승전보 "불법파견자 정규직됐다" ) 3월 29일 노동부가 KM&I 4개 하청회사에 대해 불법파견 판정을 내린 후 검찰에 기소하면서 회사가 궁지에 몰리게 된 것이다.

    금속노조는 2005년 100여개 회사 사용자들과의 중앙교섭에서 "불법파견 확인시, 소정의 절차에 따라 정규직 채용을 원칙으로 한다"고 합의했고, KM&I는 중앙교섭 합의 사업장이기 때문이다.

    위성라디오, 네비게이션 등 첨단제품을 만드는 기륭전자에서 집단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6일 교섭을 요청했다. 그러나 사측 변완석 노무사는 5일 김소연 분회장을 만나 "경영주가 바뀌어서 새롭게 교섭을 시작하려고 했는데, 새로 온 경영주가 지분을 목표했던 것만큼 취득을 못해 내부에서 논란이 있다"며 "교섭요청은 알고 있는데 될지 안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기륭전자는 지난 3월 21일 서울노동청장이 기륭전자 사장을 만나 문제해결을 촉구했고, 한국유리가 지분을 갖고 있는 에스엘인베스트먼트라는 투자회사가 기륭전자를 인수하면서 해결의 실마리가 열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집단해고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구성된 중재위원회는 4일 10차 중재위 회의를 열어 회사측에 조합원들의 고용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회 임헌진 사무장은 "중재위에서 고용을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회사는 아직도 돈으로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비정규직이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집단해고를 당해 길거리로 쫓겨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목숨을 건 투쟁을 벌이고 있고, 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투쟁이 확산되면서 만들어진 6일 노사교섭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김창한 위원장은 "사용자들이 착취와 노동탄압을 전제로 비정규직을 양산한 것이기 때문에 비정규직 집단해고를 철회하라는 우리의 요구는 너무 정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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