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금실의 새로움과 구태의연함
        2006년 04월 05일 06:1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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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오후 1시 30분경 시청역 근처 대한문 앞. 장사진을 치고 있는 카메라 주변을 한 청년이 기웃거린다. "하인즈 워드라도 오나요?" "아니요. 강금실 전 장관이 온대요" "아, 그래요" 청년은 알았다는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자리를 뜨지 않고 강 전 장관 일행을 기다린다. 그에겐 하인즈워드와 강 전 장관의 거리가 멀지 않아 보였다.

    강 전 장관 일행이 정동극장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주변 사람들이 호기심어린 눈으로 쳐다본다. 다가가 악수를 청하는 사람도 눈에 띈다. 여기저기서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 모습도 보인다. 40대 초반쯤되는 어느 아주머니에게 물었다. "강 전 장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멋있잖아요. 이제 우리나라도 여자들이 정치를 해야 돼."

    ‘강금실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이 정동극장 입구에서 강 전 장관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강 전 장관이 도착하자 어느 회원이 ‘나침반’을 선물한다. 서울시장이 되더라도 방향을 잃지 말라는 뜻이라고 했다. 43년생이라고 밝힌 다른 회원은 꽃을 선물했다. 그분에게 물어봤다. "강 전 장관을 왜 지지하세요?" "검찰 개혁 확실하게 했잖아요"

    강금실 전 장관의 인기는 뜨거웠다. 이걸 어떻게 봐야 할까. 

    그녀는 여성이다. 또 비정치인 출신이다. 법무장관 재직 시절 밝고 경쾌하면서도 강단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춤’에서도 연상되듯이 문화적 감수성도 풍부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유의 자유로운 언행은 권위와 속박을 거부하는 것 같다. 이런 특징들은 기존의 유력 정치인들에게서는 찾기 힘든 것들이다. 그녀는 새로운 유형의 리더다. 

    물론 강 전 장관의 ‘새로움’은 아직은 이미지에 머물러 있다. 이제 알맹이를 채우는 일이 남아 있다. 

    그러나 그게 간단한 일이 아니다. 민주노동당 김종철 후보는 "평균적인 서울 시민들의 삶의 질은 주택, 교육 등 모든 면에서 아직 대단히 열악하다"며 "현실에 존재하는 문제를 없는 듯 덮어둔 채 ‘웰빙’을 말하는 건 올바르지도 현실적이지도 않다"고 비판했다. 

    강 전 장관의 인기는 계층과 지역과 나이와 학력과 성별을 넘어선다. 열린우리당을 혐오하는 강남의 중산층 주부도 강 전 장관에게는 호감을 보인다.

    모든 장벽을 초월한 호감. 이건 당초 불가능하다. 모든 사람에게 환영받는 정치가는 어느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정치가만큼이나 문제적이다. 정치란 선택의 연속이고 사회적 갈등의 조정 과정은 한정된 자원의 계층간 재분배를 동반할 수밖에 없다. 누군가에게 편익을 주는 정책은 필시 다른 누군가에게 불편을 주게 되어 있다. 계층을 초월한 강 전 장관의 높은 인기가 내심 찜찜한 이유이기도 하다.

    정치인 개인이 어떤 한계를 갖는가 하는 문제는 멀리 갈 것없이 노무현 대통령을 보면된다. 강금실 후보는 개인이 아니라 당의 후보이다. 당과 무관한 것을 연출하려는 것처럼 보인 기자회견도 찜찜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기자의 생각 자체를 고루하고 ‘낡은 사고’에 불과한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새로움이란 건 사실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것으로 별로 새로울 게 없다. 그래서 선거 때 등장하는 새로움은 구태의연한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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