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창에서
    북미 회동 무산 이유는?
    정세현 "북, 강한 모욕감 느껴 취소···펜스 행동은 미국 국내정치용"
        2018년 02월 22일 12:3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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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세현 통일부 전 장관은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북미 간 비밀 회동이 당일 북측의 취소로 불발된 이유가 펜스 부통령의 무례한 태도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22일 지적했다.

    정세현 전 장관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지난 9일 평창 용평리조트에 마련된 리셉션장에서 펜스 부통령이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눈도 마주치지 않고 5분 만에 나가버린 사건을 언급하며 “나도 그 리셥션장에 있었다. 김영남 위원장과 안면이 있어서 아는 척을 했는데 얼굴이 벌게져 있더라”며 “(펜스 부통령의 태도로) 굉장한 모욕감을 느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9일 밤 개막식에서도 (펜스 부통령이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눈도 안 마주치는 것에 대해 아마 김 부부장도 굉장한 모욕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펜스 부통령은 당시 문재인 대통령, 김 상임위원장 등과 같은 테이블에 앉을 예정이었지만, 김 상임위원장을 제외한 정상급 인사들과 악수만 나눈 후 5분만에 자리를 떴다.

    정 전 장관은 “(북한에서) 펜스 부통령의 개막식 직전 행보, 현장에서의 여러 가지 행동거지를 보고 ‘만나봐야 싫은 소리만 듣고 혼만 나겠다’ 하는 생각이 드니까 (취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이 북미 대화를 약속해놓고도 북한 측에 그러한 태도를 보인 이유에 대해 “국내 정치적인 요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펜스 부통령은 어떤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 못지않은 강경파다. 미국의 자기 지지층에게 ‘내가 이렇게 강하게 하고 있다’는 것을 좀 보여주려고 그랬던 것 같다”고 추정했다.

    미국 측이 북미 비밀 회동 무산 사실을 열흘이 지난 후 뒤늦게 공개한 것을 두고도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펜스 부통령을 향한 비판을 면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 전 장관은 “펜스 부통령의 정치적 입지 때문”이라며 “(펜스 부통령이 북측을 대한 태도를) 가지고 미국 내에서 여론이 안 좋았고,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이러한 비판에 대한) 면피용 언론 플레이”라고 지적했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 또한 같은 날 MBC 라디오 ‘양지열의 시선집중’에서 “일종의 만회, 또는 변명이라고 생각된다”며 “‘펜스 부통령이 남의 잔치에 재 뿌렸다’는 반응이 세계적인 반응이기도 하고 미국 국내에서도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나’ 하는 얘기를 계속 해왔다”고 전했다.

    향후 북미대화 성사를 위해 우리 정부의 중재노력은 물론 미국의 태도 전환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 전 장관은 북미대화가 실현되기 위해선 “미국이 태도를 조금만 누그러뜨려주면 그걸 가지고 우리가 남북 대화 채널을 통해서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며 “그래야 북한도 비핵화에 대해서 전향적인 얘기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공개적인 기싸움보다는 물밑에서 북한이 가진 카드, 양보할 수 있는 카드, 미국이 가진 카드, 미국이 양보할 수 있는 카드, 이런 것들을 우리가 중재하고 살펴보고 협상테이블 만들어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은 비핵화 테이블을 원할 것이고 북한은 자기들이 핵국가로서 군축 테이블을 원하는 서로 테이블이 다르다. 일단은 북한이 원하는 테이블과 미국과 원하는 테이블을 다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처음부터 6자회담을 만들면 아마 결렬될 가능성이 매우 많다”고 지적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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