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스 소송비 대납 MB측 변명
    메리 리 “주워 담을 수 없는 거짓말”
        2018년 02월 20일 04:1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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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의혹을 부인하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이 내놓은 변명이 모두 거짓말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BBK 주가조작 피해자 측인 옵셔널벤처스의 법률대리인인 메리 리 변호사는 20일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주워 담을 수 없는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검찰에 소환된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의 요청에 따라 다스 소송비 370만 달러(약 40억원)를 대납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실제로 미국 대형 로펌 에이킨 검프는 다스 소송을 맡은 지난 2009년 3월, 삼성은 에이킨 검프와 삼성 해외법인의 법률자문을 구하는 컨설팅 계약을 맺었다. 이때부터 2011년 2월 다스가 김경준 전 BBK 대표로부터 140억 원을 돌려받은 직후까지 삼성이 컨설팅 비용 명목으로 에이킨 검프에 수차례에 나눠 지급한 돈은 모두 370만 달러에 달한다. 다스를 위한 수임료 대납을 숨기기 위해 삼성이 허위로 컨설팅 계약을 맺은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통령 측은 에이킨 검프의 김석한 변호사가 무료 변론을 미끼로 접근해 왔으며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스와 에이킨 검프는 구두계약으로 이뤄졌으며 에이킨 검프가 실제 변론에 참여한 것은 3시간에 불과하다고도 했다.

    리 변호사는 이 전 대통령 측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전혀 말이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우선 리 변호사는 에이킨 검프에 대해 “한국의 김앤장으로 생각하면 된다. 어마어마한 조직력과 네트워크, 로비 파워를 갖고 있는 엄청난 법률회사다. 변호사 개인의 실력이라기보다는 그 법률회사의 이름으로 판사를 움직일 수 있는 파워가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석한 변호사라는 분의 미국 변호사 업계에서의 위치를 볼 때 그분이 무료변론을 미끼로 다스라는 회사에 접근을 해야 할 이유가 없다”며 “삼성의 대리인으로서 삼성의 목적을 위해서 접근했을 가능성은 있지만 그 부분이 빠진 채로 무료 변론을 미끼로 접근했다는 것은 아예 말이 안 된다”고 이같이 말했다.

    ‘에이킨 검프가 변론에 참여한 시간이 3시간’이라는 해명에 대해선 “그 분(이 전 대통령 지칭)이 이번에 급해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너무나 큰 실수를 했다”며 “주워 담을 수 없는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리 변호사는 “(에이킨 검프는) 2009년 3월부터 2011년 4월 김경준 씨와의 그 사건이 끝날 때까지 관여했다”며 “워싱턴 D.C.에 있는 몇 명의 (에이킨 검프 소속) 변호사들이 로스앤젤레스에 출두를 했고, 증언 채취를 위해 한국에 있는 과거 옵셔널 직원들을 만나기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외에 미국의 연방법무부, 스위스에 있는 제네바 검찰, 실제로 사건을 담당한 다른 법률까지 총괄하면서 진두지휘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렇다면 그 분들의 수임료는 그전에 다스 변호사였던 림 루거의 두 배 이상이라고 보는데, 2년 동안 했던 모든 일을 감안할 때 지금 보도에 나온 370만 불도 많은 돈은 아니다. 더 받았을 수도 있다고 추측한다”고 덧붙였다.

    ‘다스와 에이킨 검프는 계약서를 쓰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선 “그 말은 에이킨 검프가 변호사법 위반을 했다고 말하는 것이나 똑같다”며 “(미국 변호사법 상) 무료 변론이면 어디까지가 무료 변론인지를 고지하는 등 나중에 의심할 사안이 없게끔 다 문서로 작성해놔야 한다. ‘계약서가 없었다’는 말 자체는 에이킨 검프를 굉장히 어려운 상황으로 몰아넣는 엄청난 발언이고, (이 전 대통령 측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에이킨 검프를 고용한 다스의 배후가 있다는 생각은 안 해봤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처음부터 했다”며 “에이킨 검프의 아주 유명한 변호사가 2009년에 워싱턴 D.C.에서 로스앤젤레스(에이킨 검프 지사)에 특별출두를 했다. 그것을 보고 알았다”고 답했다.

    리 변호사는 “누가 돈을 대는 건지는 몰랐지만 저는 현대를 의심하고 있었다”며 “자동차업계는 서로 관계가 있고, 이 전 대통령이 옛날에 거기에서 일했었고. 그리고 현대가 많은 이득을 이 전 대통령한테 얻고 있다고 추측했기 때문에 얼마든지 현대와는 그런 거래가 있을 수 있다고 봤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재벌기업이 다스의 소송비를 대납하고 있다는 추정을) 제가 100% 확신한 이유는 이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된 후에도 우리 같은 불쌍한 사람들의 140억도 포기를 못하고 죽어라 싸워서 어떻게 해서라도 가져가야겠다고 하는 분”이라며 “에이킨 검프의 수임료를 감안하면 소송을 마지막까지 다 했을 때 거의 남는 게 없는 장사다. 에이킨 검프가 떴을 때 본인 돈으로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믿었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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