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카콜라 마시면 팔레스타인 탄압?
        2006년 04월 05일 09:2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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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부터 나오는 얘기는 비만이나 성인병, 치아건강, 뼈손상과 관련이 없다. 외화유출이나 ‘콜라독립’과도 아무런 관련이 없다.

    오늘도 “나눌수록 좋아요”라고 속삭이며 우리를 유혹하고 있는 코카콜라가 제3세계에서 지역 공동체와 환경에 어떤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노동조합을 어떤 식으로 탄압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렇게 해서 벌어들인 돈으로 무엇을 하는지와 관련된 얘기다.

       
     
    ▲ 코카콜라 로고
     

    코카콜라는 4일 발표된 세계적인 금융전문 시장조사기관 ‘밀워드 브라운’의 브랜드 가치 평가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제너럴일렉트릭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1886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처음 만들어진 코카콜라는 전세계에서 하루 평균 10억 잔(250ml 캔 기준) 이상 팔리며 120년간 탄산음료의 최강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코카콜라는 소련과 동구권 사회주의 국가들이 무너지기도 전에 파고들어 인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던 ‘자본주의의 첨병’이었고 지금 코카콜라가 판매되는 곳은 유엔 회원국 숫자보다 더 많을 정도다.

    하지만 이와 같은 코카콜라 성공의 이면에는 제3세계에 대한 가혹한 착취와 환경파괴의 실상이 가려져 있다. 코카콜라는 “최고의 윤리적 기준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 공동체의 시민”으로서 “지역 자연환경 보호의 책임”을 갖고 있다고 말하지만 이는 마케팅을 위한 수사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하수 고갈·환경오염·지역공동체 파괴 주범

    다국적기업 감시단체인 ‘워온원트’(War on Want)에 따르면 콜라 1리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물이 3리터가 필요하다. 코카콜라사도 물이 없으면 장사를 전혀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코카콜라의 공장은 충분한 양의 지하수를 얻을 수 있는 곳에 위치해있다.

    이 때문에 코카콜라는 제3세계의 물부족 현상을 더욱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손꼽힌다. 현재 코카콜라에 반대하는 풀뿌리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인도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워온원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라자스탄주의 작은 마을 칼라데라에 1999년 코카콜라 보틀링 공장이 세워진 이후 지하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어 지역 농민들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인도 정부의 자료만 보더라도 1995~2000년 기간 동안 칼라데라 마을 지하수의 양은 적정수준을 유지했지만 코카콜라 공장이 가동되면서부터는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칼라데라뿐 아니라 물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는 힌두교의 성지 바라나시에서도 지역의 코카콜라 공장을 몰아내기 위한 주민들의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케랄라주의 한 마을에서는 지난 2000년 코카콜라 공장이 수자원을 고갈시키고 오염시키고 있다며 시의회가 이 회사 영업허가 갱신을 거부해 공장이 문을 닫는 일도 발생했다.

    수자원 고갈은 인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엘살바도르에서도 코카콜라가 지난 25년 동안 공장 인근의 물을 고갈시키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멕시코 치아파스에서는 코카콜라 공장이 아예 지역의 수자원을 관리하고 있다. 코카콜라 멕시코·중미지사 사장을 지낸 빈센테 폭스 대통령이 특혜를 줬기 때문이다.

       
     
    ▲ 다국적 기업감시단체인 ‘워온원트’가 코카콜라를 판매하는 매장 앞에서 반대시위를 벌이고 있다.
     

    코카콜라는 지역사회뿐 아니라 소속된 노동자들에게도 고통을 주고 있다. 노조탄압 기업으로 악명높은 코카콜라는 콜롬비아에서 민병대를 이용해 적어도 8명의 노조원을 죽였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터키에서는 경찰이 코카콜라 회사가 이 회사 노조간부와 가족들을 협박했다는 단서를 잡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1970년대부터 코카콜라사와 투쟁을 벌이고 있는 과테말라에서는 그동안 노조 간부 세 명이 암살 당하고 가족과 친구, 도움을 준 변호사들이 납치, 협박, 고문에 시달리고 있다. 니카라과, 페루, 칠레, 러시아 등지에서도 코카콜라의 반노조 정책에 항의하는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팔레스타인 학살에 쓰이는 돈

    이렇게 벌어들인 코카콜라의 돈은 어디로 갈까. 2차대전 당시 전세계 미군이 배치된 전장에 단돈 5센트에 공급됐던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 회사는 미국의 이익에 철저히 복무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코카콜라가 스타벅스와 함께 이스라엘의 강력한 후원기업이라는 점이다. 팔레스타인을 돕고 있는 ‘이스라엘 보이코트 캠페인’에 따르면 코카콜라는 1966년부터 줄곧 이스라엘의 충실한 후원자이며 1997년에는 이스라엘 정부 경제사절단으로부터 지난 30년간 아랍연맹의 이스라엘 보이코트 협정을 준수하지 않고 이스라엘을 지지해온 것에 대해 상을 받았다. 1991년 보이코트 협정이 끝날 때까지 이를 준수했던 펩시와 비교된다.

    코카콜라 본사는 2001년에 열린 미-이스라엘 상공회의소의 수상대회를 주최·후원했고 2002년에는 악명높은 시온주의자 린다 그래드슈타인의 미네소타대 강의를 ‘이스라엘의 친구들’ 등 친이스라엘 단체와 공동으로 후원했다.

    코카콜라사는 이스라엘에서 러시아에서 이주한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프로그램에 이스라엘-아랍 분쟁에 대한 교육을 의무화했다.

    2002년 7월에는 이스라엘 정부가 코카콜라사에 수백만 달러의 세금을 감면해줬고 코카콜라측은 이에 대한 보답으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으로부터 빼앗은 키르야트 가트 지역에 새로운 공장을 건설했다. 지난해에도 코카콜라는 이스라엘의 유명한 포도주회사인 타보르의 주식 51%를 확보하는 등 이스라엘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불매운동 진행

    코카콜라의 이같은 악명은 그리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코카콜라가 “깨끗하고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기업이미지를 위해 한 해 평균 20억 달러(약 2조 원)를 퍼붓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상을 알리려는 투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코카콜라의 올림픽 공식후원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성화봉송로에서 수차례 시위를 벌이거나 개최도시에 압력을 넣기도 했다. 미국과 유럽의 대학생들은 제3세계 민중의 투쟁에 연대하기 위해 캠퍼스내 코카콜라 판매를 금지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팔레스타인을 지원하는 운동단체들도 코카콜라의 이스라엘 후원에 항의하는 불매운동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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