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인권위, 유성기업 노동자
    정신건강 조사 결과 1년 넘게 미공개
    노조·범대위 “조속히 발표하고 긴급한 보호조치 방안 내와야”
        2018년 02월 19일 06:08 오후

    Print Friendly

    국가인권위원회가 유성기업 노동자들을 상대로 1년 전 진행한 정신건강실태조사의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은 “국가인권위원회는 유성기업 노동자 정신건강 파괴에 대한 조사결과를 신속히 밝혀야 한다”고 19일 촉구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노조)와 유성기업 범시민대책위원회(유성범대위) 등은 이날 오전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인권위는 제2의 창조컨설팅이 되려 하는가”라며 인권위를 강력 비판했다.

    인권위 조사결과 공개 촉구 기자회견(사진=금속노조)

    원청인 현대자동차과 노조파괴 전문 노무법인 창조컨설팅과 공모한 유성기업의 노조 파괴 공작은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도 수차례 다뤄졌을 정도로 악명이 높다. 고 한광호 조합원이 2016년 노조파괴에 못이겨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까지 벌어졌고, 이에 인권위는 2017년 1월경 유성기업 조합원들에 대한 정신건강실태조사 사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1년이 경과한 지금까지도 조사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인권위는 이미 조사와 분석을 거쳐 보고서까지 완성했으나 심리분석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국가인권위가 유성기업 회사 측의 주장에 끌려 다니며 실태조사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인권위가 차일피일 발표를 미루는 사이 조합원 3명이 뇌졸증 등으로 인해 생사의 기로에 놓였다. 사측은 인권위의 실태조사와 별개로 기업노조 조합원들을 주 대상으로 자체 건강 설문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성범대위 등은 “유성기업은 이제야 스트레스 및 정신건강 진단을 해 주겠다고 주장한다. 인권위의 조사에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어 시간을 지연시킨 후 그 조사 결과마저 왜곡하고 자신의 책임을 면피하기 위한 시도”라며 “유성기업의 술수에 대해 국가인권위는 강력한 경고와 제재를 가해야 한다. 이를 묵인하는 행위 그 자체가 국가인권위의 책임회피이자 동조”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유성지회 노동자들의 정신건강이 초고도 위험상태인 사실은 구태여 실태조사가 아니라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며 “이제 이러한 상황들의 근본적인 해결은 묵인을 넘어 방조하고 동조했던 국가의 폭력과 의도적인 외면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재난수준의 전방위적인 노동자 보호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권위는 유성기업 8년의 진실과 맥락을 반영한 조사결과를 조속히 발표하고 긴급한 보호조치 방안을 내와야 한다”며 “지금 긴급한 구제와 구호의 손길을 내미는 것이 인권위의 존재이유이며 실태조사 보고서를 공개하는 것이 인권위의 책무”라고 덧붙였다.

    앞서 노조는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유성기업과 원청인 현대차 임직원을 수차례 검찰에 고소했지만 번번이 불기소 처분했다. 그러다가 검찰은 지난해 5월 유성기업과 공모해 노조 파괴를 저지른 혐의로 원청인 현대자동차 법인과 현대차 임직원들을 기소했다. 하청업체의 노사관계에 개입한 혐의로 원청이 기소된 것은 처음이었다.

    아울러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노동사건 중 유일하게 유성기업 사건을 조사 대상에 올리기도 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