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세권은 약속 지켜라”
    파인텍 굴뚝농성 100일
    노동·시민·정당·인권단체 “사측은 대화 없고, 정부는 나 몰라라” 비판
        2018년 02월 12일 03:5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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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인텍 노동자들이 혹한의 추위 속에서 100일 가까이 굴뚝 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시민사회단체들은 12일 “악질자본 스타플렉스(파인텍 모회사) 김세권의 약속 불이행을 이대로 보고만 있을 수 없다”고 규탄하며 노사 합의사항 이행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파인텍지회와 시민사회·정당·인권·종교·문화계 인사들이 꾸림 연대체인 ‘스타플렉스굴뚝고공농성친구들’은 이날 오전 서울 목동 스타플렉스 본사 앞에서 ‘파인텍지회 굴뚝 고공농성 100일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로 굴뚝농성은 93일째를 맞았다.

    스타플렉스굴뚝고공농성친구들은 “그렇게 싸워 합의한 고용 승계, 노동조합 승계, 단체협약 승계도 공염불이었다. 다시 길거리로 나앉아 싸우던 파인텍 노동자들이 다시 75m 고공으로 오른 지 벌써 93일째”라며 “사측은 교섭 제의 한번 없고, 정부는 나몰라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파인텍 굴뚝 농성 관련 기자회견(사진=금속노조)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은 지난해 11월 12일 새벽 목동 서울에너지공사 목동열병합발전소 내 75m 굴뚝에 올랐다. 두 노동자는 노동조합, 단체협약, 고용 3승계와 독점재벌·국정원·자유한국당 등 헬 조선 악의 축 해체, 노동악법 철폐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앞서 파인텍 노동자들은 2006년 2월 한국합섬 정리해고 시작 이후부터 13년간 정리해고, 위장폐업 등에 맞서 싸워왔다. 지난 13년의 동안 3차례의 공장 정상화 합의가 있었지만 사측에 의해 합의는 번번이 깨졌다.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이사는 2015년에도 공장 정상화와 단체협약 체결을 약속했으나 이 또한 지켜지지 않았다. 두 노동자가 75m 높이의 굴뚝에 올라 100일이라는 시간 동안 농성을 벌이는 이유다.

    파인텍은 차광호 현 파인텍 지회장이 2014년부터 408일이라는 길고 긴 고공농성을 전개했던 스타케미칼 투쟁과 이어지는 회사이다.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이사가 2010년 한국합섬을 인수하고 법인을 스타케미칼로 변경해 운영했으나 2013년 1월 공장 운영 중단을 선언하고 노동자들에게 퇴직과 고용 중단을 통보하면서 투쟁이 시작되었다. 차광호 씨의 굴뚝 장기 고공농성이 이어졌고 결국 스타케미칼 사측은 남은 노동자들과 고용보장, 노동조합 활동 보장, 단협 체결에 합의하고 이때의 투쟁으로 스타플렉스가 충남 아산에 설립한 자회사가 바로 ‘(주)파인텍’이다.

    스타플렉스굴뚝고공농성친구들은 “약속을 지켜야할 당사자인 스타플렉스 김세권의 얼굴조차 한 번 보지 못했다. 김세권은 파인텍 노동자들과 자신이 직접 참여하는 어떠한 대화도 거부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대로라면 두 노동자는 민족의 명절인 설에도 차디찬 겨울 고공의 칼바람을 견디고 있어야 한다”며 “약속 불이행을 이대로 보고만 있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타플렉스굴뚝고공농성친구들은 파인텍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하기 위해 굴뚝고공농성 100일을 맞이 집중투쟁주간을 선포하기도 했다. 집중투쟁주간에는 1월말부터 시작했던 릴레이 1인 시위를 비롯해 2월 19일 굴뚝고공농성 100일 집중문화제, 2월 23일 파인텍 투쟁 승리를 위한 금속노조 결의대회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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