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정상회담 가능성,
    ‘북·미 관계’ 진전이 관건
    이종석 “펜스 행동, 아주 유치찬란”
        2018년 02월 12일 11:2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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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자신의 여동생이자 특사인 김여정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을 통해 친서를 전달하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방북을 공식 요청하면서 남북정상회담의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문 대통령의 방북 시기에 대한 예측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외 여론 설득은 물론, 북미관계 개선까지 장애물이 많아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기까지 수많은 난관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0일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김여정 제1부부장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담은 친서를 전달하며 방북을 공식 요청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서 성사시켜 나가자”며 “남북 관계 발전을 위해서도 북미 간에 조기 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미국과의 대화에 북쪽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남북정상회담의 ‘여건’ 또한 북미관계 개선, 비핵화 등에 대한 북한이 노력해달라는 의미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창수 통일부 장관정책보좌관은 12일 오전 MBC 라디오 ‘양지열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그 여건은 현재 시점에서 본다면 무엇보다도 북미 대화”라며 “김여정 특사가 ‘이른 시일에 평양을 방문해 달라’ 이렇게 요청을 했을 때 문재인 대통령은 ‘조속한 시일 안에 북미 대화를 시작해달라’라고 답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여건을 만들어서 정상회담을 성사시키자고 북한에 공을 넘겼는데 이것은 달리 표현하자면 국제사회와 함께 정상회담을 비롯해 한반도 평화를 만들어나가자는 메시지를 북쪽에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은 ‘비핵화를 전제하지 않는 대화는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이에 대해 김 보좌관은 “우리 정부는 기본적으로 지금까지 북핵 문제,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 미국과 충분히 협의를 해왔다”며 “북미 대화의 필요성, 비핵화 대화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면서 우리 정부가 미국, 북한 사이에서의 일종에 조정을 해나가면서 방향을 제시해나가는 역할을 우리 정부가 주도적이고 능동적으로 해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도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북한 핵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에 과연 북미 대화로 상징되는 북핵 문제의 어떤 국면 전환을 어떻게까지 이어갈 것인지가 중요한 여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영철 서강대 교수 또한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정상회담 제안 이후 미국과 일본은 ‘남북관계 개선과 비핵화는 별개가 아니’라면서 남북정상회담에 경계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주변국의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 교수는 “또 하나 어려운 점은 북미 간의 대화와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북미 관계도 우리에게 놓인 장애물이다. 이게 가장 중요한 여건 형성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여건을 만들어서 성사시키자’ 이 말은 한편으로는 정상회담을 수락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이를 가능하게 할 노력을 남북이 더 많이 해야 된다는 것”이라며 “북한으로서는 북미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고 우리도 미국을 설득시키고 일본도 설득시키고 주변국 외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 녹아있는 말”이라고 했다.

    남북정상회담 시기와 관련해선 6.15공동선언이 있었던 6월 15일이나, 광복절인 8월 15일 전후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정 교수는 “8.15를 계기로 정상회담을 추진해가는 것이 가장 가능성도 높고, 효과도 극대화시킬 수 있다”며 “8.15는 우리에게도 중요한 행사이자 남북이 같이 치르면 더 좋은 행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북한에 실제로 특사가 파견됐을 때에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도 여러 가지 논의가 있어야 하고 하지 않겠나. 올가을부터 내년 봄 사이 정도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펜스 미국 부통령이 평창올림픽 개회식 사전 리셉션에서 북한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외면하고 개회식 참석 5분 만에 퇴장해버린 것에 대해선 비판이 제기된다.

    이 전 장관은 펜스 부통령의 행동에 대해 “아주 쪼잔하다”, “유치찬란하다”고 혹평했다. 그는 “약소국이 몽니를 부릴 때 하는 얘기지 대국이 그렇게 여유 없이 그렇게 해야겠나”라며 “저도 왜 그랬는지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멘탈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 전 장관은 “올림픽이라는 대의가 평화고 축제의 장인데 거기서 북한 사람하고 악수했다고 해서 제재가 완화되나. 더욱이 본인들이 ‘북한이 저렇게 나오는 거는 자기들이 압박과 제재를 최대한 해서 그런 거다’라고 하지 않았나. 그럼 더 나오게 해야지 싫어하는 표정을 짓는 건 이상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정 교수 역시 “올림픽은 평화의 제전이고 올림픽 기간에 정치적인 것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혹은 선수들이 그런 걸 하지 않도록 굉장히 IOC가 많이 신경을 쓴다. 그런데 이번 올림픽을 가장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나라는 결국 미국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이런 태도들은 사실 올림픽을 정치적으로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그리고 한미 간의 공조라고 하는 것이 반드시 그런 식으로만 이뤄지는 건 아니다. 자신들의 대북 제재와 압박 강화만 강조하는 것이 한미 간의 공조를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이번에 미국의 태도는 썩 좋은 것이 아니었다”고 비판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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