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당의원님들, 그러는 게 아닙니다"
        2006년 04월 04일 12:4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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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오늘 열린우리당 당직자들은 ‘법’과 ‘질서’를 입에 달고 다닌다. 민주노동당의 3일 법사위 점거를 비판하려는 것이다. 동원되는 논리와 표현도 다양하다. ‘범법행위’, ‘공무집행 방해’, ‘의회주의 파괴’, 대안없는 투쟁’, ‘공범의식’ 등등. 민주노동당은 하루 아침에 파렴치한 범법 정당이 돼버렸다.

    이제 시간을 2년 반 전으로 돌려보자. 2003년 12월 23일, 국회 정개특위. 열린우리당 김희선 의원이 위원장석을 점거한 채 앉아 있다. 한나라당 이경재 의원이 느닷없는 한마디를 날린다. "다른 여자가 우리 안방에 누워 있는데 이를 어떻게 보라는 말이냐. 주물러달라는 거냐". 이경재 의원의 이 말은 총선시민연대가 뽑은 ’16대 국회를 망친 말말말 Worst 5’에 뽑히기도 했는데, 발단은 열린우리당의 정개특위 점거였다.

    당시 열린우리당은 국회 정개특위를 점거하고 있었다. 요즘 열린우리당식 표현대로 하면 ‘범법행위’를 저질렀고, ‘공무집행’을 ‘방해’했으며, ‘의회주의를 파괴’하는가 하면 ‘대안없는 투쟁’을 벌이고 있었던 것이다.

    열린우리당의 뿌리가 되는 야당에게 ‘범법’과 ‘공무집행 방해’는 주요 원내 투쟁 수단이었다. 거기에 비하면 민주노동당이 원내에 진입한 이후 몇 차례 시도한 ‘불법점거’는 사소하다. 중요한 것은 횟수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왜 그랬는가에 있지만 말이다. 

    누구의 입에서 ‘법’과 ‘질서’라는 말이 나오는가를 확인해보라. 그것을 강조하는 쪽은 항상 ‘다수파’이며 기득권 세력이다. ‘소수파’는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종종 ‘위법’을 불사한다. 5공, 6공 시절 야당이 그랬다. 심지어 여당도 그렇다. 2003년 12월, 국회 정개특위 점거 당시 열린우리당은 여당이었다.

    대통령 탄핵 때는 또 어땠던가. 수구야당의 탄핵시도는 ‘불법’이었고 이를 막기 위한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국회 본회의장 점거는 ‘합법’이었던가. 법논리로 따지자면 정반대였다. 그런데도 여당은 ‘불법’을 불사했다.

    그러나 이런 형식적인 불법성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불법’의 사유다. 여야 보수정당이 불법적 행위를 불사하는 이유의 대부분은 보수정당간의 권력 투쟁에 관련된 내용들이다. 그들은 한번도 민중의 삶과 직결된 법안을 통과 또는 저지시키기 위해 불법투쟁을 하지 않았다. 이번 민주노동당의 점거 행위와 형태는 유사해도 질적으로는 하늘과 땅 차이다.

    엿장수 맘대로 식으로 ‘법과 질서’를 들이대는 열린우리당은 이런 행위를 통해 스스로가 민주세력이 아니라 기득권 세력이라는 것을 우리에게 다시한번 확인시켜주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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