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쌀을 쌀이라 못 부르는 사람들
        2006년 04월 04일 11:4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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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말부터 각 지역 항만에는 밥쌀용 수입쌀이 반입되고 있다. 4일에는 농수산물유통공사 평택 물류창고에 밥쌀용 쌀이 또 들어왔다. 이 소식을 뒤늦게 알게 된 농민단체 회원들은 평택 물류창고로 달려가 창고 앞을 막는 등 쌀 하역 저지에 나섰다.

    이날 평택 물류창고로 들어온 쌀은 모두 694톤으로 미국산 칼로스 1등급 쌀이다. 농수산물유통공사는 4일 새벽부터 하역작업을 해 물류창고에 쌓아놓을 계획이었다.

    농수산물 유통공사는 수입쌀을 실은 콘테이너트럭 10여대를 동원해 물류창고에 적재할 계획으로 4일 새벽부터 하역작업에 들어갔다.

    소식을 들은 전국농민회총연맹 안성·평택 농민회 회원과 민주노동당 평택시위원회 당원 등 50여명은 오전 9시 30분부터 농수산물 유통공사 물류창고 정문을 봉쇄하고 수입쌀 반입 반대시위에 나섰다.

    전농 평택 농민회 이상규 정책실장은 “새벽 7시경 정보통으로부터 수입쌀을 실은 콘테이너 트럭이 경기도 평택 물류창고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들었다”면서 “기습적으로 벌어진 일이라 뒤늦게 도착했는데 그때는 이미 10대의 콘테이너 트럭이 물류창고에 들어와 있는 상황이었고 인부들이 하역작업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물류창고 관계자가 처음에는 하역작업을 하고 있는 품목이 참깨라고 대답했지만 창고에 들어가 확인을 해보니 미국산 쌀이었다”면서 “관계자가 그제서야 수입쌀이 맞다면서 하역작업을 계속 할수 있게 비켜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 농수산물 유통공사는 지난 31일에도 이천에서 수입쌀 하역작업을 시도했지만 지역 농민단체의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사진은 당시 이천에서 벌어진 하역 저지시위 모습. (사진제공=통일뉴스)
     

    농민단체 회원들과 민주노동당 평택시위원회 당원들이 오전부터 미국쌀을 실은 콘테이너 트럭 앞을 막고 “우리 농업 파탄내는 수입쌀을 단 한톨도 들일 수 없다”면서 하역저지 시위를 벌여, 물류창고의 하역 작업은 잠시 중단됐지만 이후 오후 한시부터 경찰 3개 중대 병력이 투입돼 10여명의 농민단체 회원들을 강제 연행했다.

    이 정책실장은 "경찰측에 따르면 유통공사 관계자가 농민단체 회원들을 ‘업무방해’로 고소했다"면서 "그러나 유통공사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경찰이 물류창고 정문 앞을 막고 있는 농민단체의 차량을 견인하고 있고, 추가 연행을 시도하고 있어 상황이 매우 긴박하다"고 말했다.

    연행된 10여명의 농민단체 회원들은 현재 경기도 화성 경찰서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평택 물류창고 앞에서 농민단체와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오후 2시 현재 경찰측에 강제 연행을 강하게 항의하는 한편 하역저지 시위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한미FTA 저지 농축수산 비상대책위원회는 "즉각 평택 물류창고에서 벌어지는 무역쌀 하역작업을 중단하고 연행된 농민들을 석방할 것"을 촉구하며 "이러한 요구가 들어지지 않는다면 강력한 대정부투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전성도 사무처장은 “전국 각지 유통공사에 수입쌀 하역과 관련된 일정을 여러 차례에 걸쳐 확인했지만 전혀 알려주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서 “이미 하역된 쌀들은 어쩔 수 없지만 앞으로 전국에 있는 농민들은 물류창고를 봉쇄하고 단 한톨도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FTA 저지 농축수산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31일 이천 , 4일에는 평택 등 각 지역 유통공사 물류창고에서 벌어지는 수입쌀 하역작업과 5일부터 시작하는 수입쌀 공매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오는 5일 서울 농수산물유통공사 본사 앞에서 가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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