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세현 “북한 김여정,
    중요 메시지 갖고 올 것“
    북한의 내심은 “서울을 들려서 워싱턴을 가고 싶다는 그런 계산”
        2018년 02월 09일 12:1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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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방남하는 것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제안했던 정상회담에 대해 답을 보내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9일 예상했다.

    정세현 전 장관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는 일) 아니면 올 일이 없는 사람 아닌가”라며 “갑자기 김여정 부부장 직급이 부부장에서 제1부부장으로 올라갔다. (방남을 위해 일부러 직급을) 높여서 보낸 것”이라고 이같이 말했다.

    김여정 제1부부장에 대해 “평양판 문고리다. 그것도 유일한 문고리”라며 “김정은 위원장이 친동생을 보내는 것은 비교적 자기의 속마음을 진솔하게 전달할 수 있는 통로라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전 장관은 “내일(10일)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을 하게 돼 있지 않나. 대통령이 외국 손님이라고 그래서 전부 밥 먹고 그러지 않는다”며 “특사가 가면 무슨 얘기를 가져왔는지, 친서가 있는지, 메시지가 있는지 그 내용 들어보고 ‘직접 만날 필요가 있겠구나’ 라고 판단하게 된다”고 전했다.

    이어 “구두 메시지도 어떤 내용인지까지 확인한다. ‘앞으로 잘해 봅시다’ 이런 원론적인 얘기하려면 뭐 하러 그렇게 복잡하게 평창에 있는 사람을 그 이튿날 점심 먹으러 오라고 하겠나”라며, 김여정 제1부부장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중요한 메시지를 들고 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아울러 북미 대화만 고집했던 북한이 남한과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에 대해 “핵 실험하고 미사일 계속 발사하면 미국이 뒤로 슬그머니 만나자고 얘기를 할 줄 알았는데 그런 움직임이 없으니까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대화를 먼저 시작한 뒤에 남북 대화라는 다리를 통해서 미북 대화 또는 미국 땅으로 건너가려고 하는 것”이라며 “서울을 들려서 워싱턴을 가고 싶다는 그런 계산”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선제적으로 비핵화를 선언하지 않으면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미국의 입장과 관련해선 “비핵화는 긴 시간 동안 대화를 해서 마지막에 받아낼 수 있는 성과”라며 “대화 시작도 전에 비핵화를 먼저 약속하지 않으면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건 비현실적인 얘기다. 말하자면 출구에서 받을 수 있는 것을 입구에 내놓고 이거 약속해야만 들어갈 수 있어, 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미국이 계속해서 북한에 비핵화 선언을 요구한 것에 대해선 “회담이 가능성이 전혀 없기 때문에 그렇게 높이 불러놓지만 막상 흥정이 붙기 시작하면 내려갈 수 있다. 협상 전략이다. 미국도 앞으로 바뀔 것”이라며 “우리가 판을 깔아주면 (미국도) 못 이기는 척하고 나와야지, 계속 압박과 제재 타령만 하면서 밖에 있으면 북핵 능력은 더 고도화 될 텐데 그때 가서 책임은 누가 질 건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양지열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북미 대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역할과 관련해 “올림픽 기간 중 북한이나 미국이 서로에게 위협되거나 상처를 줄 수 있는 행위나 행동들을 자제하도록 유도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다만 북한 핵 문제는 단순히 북미 대화 하나로 풀려지는 건 아니기 때문에 6자회담이 재개가 돼서 국제적 틀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석 전 장관 또한 김여정 제1부부장의 방남에 대해 “남북관계 개선이 제일 중요한 이유”라며 “김여정은 북한에서 최고지도자의 유일한 혈육이자 고위간부다. 북한이 이런 조합으로 평창올림픽에 대표단을 보냈다는 것은 남북관계 개선, 더 나아간다면 대외적으로 미국, 중국 등 기타 나라들과의 관계개선까지 포석에 두고 있는 것”이라고 정 전 장관과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특히 이 전 장관은 김여정 제1부부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오찬에 대해 “김여정은 문재인 대통령 말씀이나 생각을 김정은 위원장한테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그래서 이번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은 간접적이지만 남북정상이 대화를 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번 문 대통령의 김여정 면담은 남북대화를 높은 수준에서 발전시키는데 상당히 중요한 기폭제가 될 수가 있다”며 “다만 핵문제와 관련해 어느 정도의 국면전환을 이뤄내느냐가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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