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이은 안타까운 죽음,
    대형 화재와 참사 막는 길
    [기고] 7가지 방책과 위기의식
        2018년 02월 09일 10:1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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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7일(수) 기준, 밀양 세종(요양)병원 화재로 인해 47명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최근 영하 10도를 넘는 북극 한파로 인해 난방장치를 최대로 가동한 가운데,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화재 위험은 날로 커지고 있다.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에서도 드러났으나 노후화된 다중이용시설이나 대형복합시설의 경우 소방시설과 방화 체계가 완비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대형 참사는 내 주위에서 어느 순간 느닷없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밀양 세종병원 화재의 경우에도 최초 발화한 원인은 2가지로 추정하고 있는데,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나는 응급실에 최근 설치된 스탠드형 냉난방기 사용에 따른 전기 합선 및 과부하, 다른 하나는 간호사 탕비·탈의실 전기 과부하로 인한 발화로 추정하고 있다. 모두 지금처럼 영하10도를 우습게 내려가는 건조한 날씨에서 전기 과부하로 인한 스파크 발생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 되고 있다.

    밀양 세종병원 화재는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와 달리 3분 만에 현장에 도착하고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화재 진압도 이루어졌지만, 다량의 유독가스가 함유된 연기로 인해 많은 인명이 희생되고 말았다. 이러한 대형참사로 이어진 다양한 원인을 6가지 스토리로 엮어보고 교훈을 찾아야 한다.

    ①최초 발화 추정 모두 천장의 단열재(스티로폼)과 외벽 마감재(드라이비트) 등 발연재에 불이 붙으면서 다량의 화염과 연기가 발생하였다. 게다가 세종병원 또한 층 필로티구조로 그것이 아궁이 역할을 하며 위층으로 불이 빠르게 확산되었다. ②스프링쿨러 미설치로 최초 화재진압에 실패하였다. ③화재경보기 미작동 및 1층 응급실·탈의실 발화로 1층 대피로가 사실상 폐쇄되었다. ④응급실 침대 매트리스·이불·병상커튼이 불에 타면서 다량의 유독가스가 발생하고 2층 이상 방화문과 중앙계단·엘레베이터 통해 위측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⑤요양병원의 특성상 중환자(일부 결박, 비상발전기 미작동으로 산소호흡기 정지), 70대 거동 불평한 고령 환자가 많아 호흡장애 및 신속한 대피가 어려웠다. ⑥병원 앞쪽만의 좁은 공간 화재진압 및 2층 이상 창문구조(1층 대피 불가), 뒤쪽 요양병원 대피 등 가뜩이나 부족한 소방서 구조 인력 및 장비의 분산으로 대피가 지연됐다.

    반복되는 대형 화재참사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첫째, 병원 등 다중이용시설에 전면 화재경보기·스프링클러·방화구획(방화문) 설치·작동 점검체계를 강화하고, 설치의무대상을 강화해야 한다.

    둘째, 천장보온재(스티로품)·외벽마감재(드라이비트) 등에 불연재 사용 및 필로티 개선대책이 속히 마련되어야 한다.

    셋째, 병원 매트리스·커튼 제연·방연 대책이 요구된다.

    넷째, 아무리 빨리 출동해도 3분으로 골든아워에 응급조치가 이루어져야 하기에, 병원 등 다중이용업체의 화재대비역량(내부방송·화재경보·스프링클러 작동, 층별 화재담당자 지정·고객대피훈련)을 강화해야 한다.

    다섯째, 지방재정 확충 및 소방장비 국고보조율 인상 통해 중장기적 소방 인력 및 장비 확충 계획이 요구된다.

    여섯째, 특별소방대상물이 아닌 다중이용시설의 경우에 정부와 지자체가 설치·유지비를 일정 수준 지원할 필요가 있다. 영세규모(면적·층수)의 방화시설 완비는 비용문제로 사실상 전면 설치의무화는 어렵기 때문이다.

    일곱째, 소방설비 기준 이행조치를 2회 이상 위반할 경우 가중처벌제(10년 이하 징역 혹은 1억원 이하 벌금)를 도입해야 한다.

    상기의 특단 조치 외에도, 내 주위에서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화재·지진 등 재난에 대한 국민 저변의 위기의식이 우리 스스로를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준비태세일 것이다.

    필자소개
    정의당 정의정책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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