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브란스병원 용역업체
    직원 채용 시 친회사 노조 가입 강요
        2018년 02월 07일 10:3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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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세대 신촌 세브란스병원 청소 용역업체가 민주노총 가입을 막기 위해 회사에 우호적인 특정 노조 가입이 채용의 의무규정인 것처럼 강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해당 용역업체는 특정 노조 가입 종용에 대해 병원 측에서 민주노총을 싫어한다는 이유를 들기도 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공공서비스지부(서경지부)는 6일 오전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세브란스병원 청소노동자 증언 기자회견을 열고 용역업체가 민주노총 소속 노동조합의 활동을 방해하기 위해 자행한 노조탄압 정황을 폭로했다.

    서경지부에 따르면, 제보자 A씨는 해당 용역업체에 면접을 본 후 “정신적으로 이상이 없나 검사를 해야 한다”며 미화반장에 의해 노조 사무실에 갔다. A씨는 당초 노조 가입이 꺼려졌지만 가입하지 않으면 채용이 되지 않을 것 같은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결국 노조 가입서를 작성했다. 그리고 자신이 노조 지부장이라던 사람은 “정신감정 해보니 이상이 없다”며 A씨를 최종 채용했다.

    또 다른 제보자 B씨는 채용면접 중 신체검사를 한다더니 노조 사무실로 끌려가 “노조에 가입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노조 지부장은 “민주노총은 무서운 곳이다. 맨날 데모하러 나와라, 우리는 그런 것 없다”고 가입을 종용했다. 이에 B씨가 부정적으로 답하자 노조 지부장은 “복잡하면 본인이 안다니면 된다”고 말했다. B씨는 다음날 불합격 통보문자를 받았다.

    특정 노조 가입을 강제한 용역업체들은 원청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민주노총 소속 노조를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신촌세브란스병원의 지시에 의해 노조활동을 방해하는 부당노동행위가 벌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제보자 C씨는 채용면접을 보던 중 체력검사를 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업체 직원을 따라 역시나 노조 사무실로 갔다. 노조 지부장은 C씨에게 “우리 회사는 용역회사고 을이다. 병원에서 싫어한다는 거 알기 때문에 민주노총에 갈 이유가 없다”고 설명하며 노조 가입서 작성을 요구했고, B씨는 지부장의 지시에 따라 가입서를 썼다. B씨는 면접 본 당일 합격 문자를 받았다.

    이러한 복수의 제보들을 종합하면, 신촌세브란스병원 청소용역업체는 노조 가입 여부를 묻는 과정을 용역업체와 노조는 ‘정신감정’으로 부르며, 사측에 우호적인 특정 노조에 가입하지 않으면 채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된다.

    서경지부는 “언젠가부터 신규 입사자 중 단 한 명도 민주노총에 가입하는 사람이 없어서 신규 직원에게 물어보자 ‘면접과정에서 입사지원한 사람 다 데려다 (특정 노조에) 가입하게 했다’는 증언을 듣게 됐다”고 전했다.

    서경지부에 따르면, 2016년 8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59명의 신규 채용자 중 서경지부에 가입한 사람은 단 1명이다. 나머지는 모두 회사에 우호적인 특정 노조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경지부는 고용노동부가 신촌세브란스병원과 용역업체의 부당노동행위를 방관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앞서 2016년 10월 서경지부는 신촌세브란스병원과 용역업체가 주고받은 업무일지를 폭로했다. 일지에는 “사무부장님도 지시한 ‘민노 불법행위 조치방안’ 신속히 보고바람” 등 신촌세브란스병원 관리자가 용역업체에게 지시한 부당노동행위 내용이 그대로 적혀 있었다. 그러나 노동부는 이 같은 구체적 증거에도 무혐의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불기소 처분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서경지부는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6월 부당노동행위 근절방안을 발표하면서 엄정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조 출범부터 집단탈퇴에 이르기까지 원·하청이 공모한 노조 파괴가 상시적으로 벌어져도 노동부는 수사는커녕 외면하고 있다”며 “참다못한 노조가 직접 녹음하고 증거를 모아서 구제신청을 해도 노동위원회는 기각한다. 이럴 거면 노동부가 도대체 왜 필요하나”라고 비판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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