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집행유예 판결
곳곳에서 피어나는 의혹의 흔적들
뇌물 액수 축소조정, 형사 13부 신설, 판사 개인 구설수 등··· "사법정의, 삼성 앞에서 사망"
    2018년 02월 06일 01:1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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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심 재판부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고 석방시킨 것에 대해 “삼성과 법관의 유착, 삼법 유착”이라고 6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영선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집행유예를 위한 짜맞춘 판결”이라며 “판사들의 대부분이 이 판결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이같이 말했다.

박영선 의원은 “1심에서는 뇌물액을 89억 원으로 봤는데 2심은 36억 원으로 봤다. 뇌물액수가 50억 원이 넘어가면 집행유예를 할 수가 없지만, 50억 원 미만이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집행유예가 가능하다”며 “이 재판의 전체적인 구성을 보면 뇌물 액수를 50억 원 밑으로 낮춰서 집행유예를 해 주기 위해서 여러 가지를 짜맞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중에서도 가장 반론을 제기하고 싶은 부분은 2심 재판부가 ‘말과 차량을 공짜로 탄 것을 뇌물로 보면서도 구체적인 금액은 산정이 되지 않는다’며 뇌물 액수를 50억 원 미만으로 낮춘 점”이라며 “말을 빌리거나 차량을 빌렸는데 그것을 구체적인 금액으로 산정할 수 없다고 한 것은 상식적으로 동의하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을 담당한 형사 13부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박영선 의원은 “형사 13부에는 양승태 대법원장이 이재용 부회장의 1심 판결이 나올 때쯤 신설한 재판부다. 여기에 정형식 판사가 임명이 됐고, 이재용 부회장이 여기에 배당이 된 것”이라며 “(이재용 재판을 위해) 기획된 곳이라고 말하기는 너무 많이 나간 것 같지만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깨끗하지 못한 시선들이 있는 가운데 국민들로부터 의심받을 만하다”고 주장했다.

정형식 판사와 자유한국당 의원의 관계도 지적했다. 그는 “정 판사의 어떤 여러 가지 구설수가 있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과 친인척 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에 정 판사가 소문처럼 자유한국당의 박선영 의원이라든가 김진태 의원과 친인척 관계에 있는 판사라면 법원 스스로 제척을 해 이런 구설수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삼성을 겁박해서 어쩔 수 없이 뇌물을 줬다’는 삼성 측 주장과 이를 그대로 수용한 2심 재판부에 대해선 “그 대목에 굉장히 분노하고 있다”며 “삼성이 국민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까지 동원을 해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된 부분까지 손을 댄 것과 관련해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장관,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이 구속돼있는데, 그 부분 자체를 재판부가 부정한 것이다. 검은 정치권과의 유착이 없었다면 그분들은 왜 구속을 했나”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2심 재판부의 판결 요지는) 삼성이 부탁하지 않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알아서 해 줬다(승계 작업을 도왔다)는 소리밖에 되지 않는다”며 “유전무죄의 좌절감을 국민들에게 준 판결”이라고 말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대기업 총수를 석방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이재용 부회장이 없는 지난해에 삼성은 최고 수익을 냈기 때문에 그런 논리는 타당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 역시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양지열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이재용 부회장 부재 시에 삼성전자가 최대호황을 누렸다”며 “이재용 부회장이 돌아온 것은 자신의 지배권을 보다 강화하고 하기 위한, 또 그 역할에 집중하기 위해서 기업과 그룹을 전체적으로 또 위기에 빠뜨릴 수도 있는 오너리스크가 돌아왔다고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단언했다.

박용진 의원은 집행유예로 이 부회장을 석방한 2심 재판부의 결정에 대해 “재판부의 판결 결과를 보면서 삼성 변호인단의 변론 요지서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며 “단순하게 말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독박을 쓴 것이고, 최순실 씨는 모성애가 지나친 사람으로 만들고, 이재용 부회장은 학생들 표현으로 보면 불량배에게 삥 뜯긴 피해자로 만들었다. 그런 구조를 만들어놓고 사실상 무죄를 선고한 아주 놀라운 판결”이라고 꼬집었다.

이 부회장을 피해자로 규정한 것에 대해서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강력한 경제권력이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언론까지 다 주물럭거렸다고 하는 것은 장충기 전 사장의 핸드폰 문자메시지를 통해 다 드러났다”며 “삼성권력이 (박근혜 전 대통령한테) 무슨 겁을 먹나. 겁박이라는 것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겁박이 아니라) 공모”라고 말했다.

박영수 특검팀은 2심 재판 결과에 불복해 항소할 예정이다. 정치권에서도 대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촉구하고 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오전 상무위에서 “사법정의가 삼성 앞에 사망했다”며 “법원은 이재용 부회장 단 한명에게 관용을 베풀기 위해 5천만 국민의 법 감정을 난도질 하고 사법질서를 농단했다”고 질타했다.

이 대표는 “이대로 가면 법원 또한 삼성공화국을 유지하는 하나의 기둥에 불과하게 된다”며 “삼성공화국에 부역한다는 역사적 오명을 남기지 않도록, 상고심 재판부는 법과 양심에 부끄러움 없는 판결로 정의를 바로 세워달라”고 당부했다.

노회찬 원내대표 또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이 부회장의 삼성그룹 지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에도 이 부회장이 이를 청탁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선고했다. 이는 ‘이재용 한 명을 위한 특별재판’이 아니고서는 설명하기 힘들다”며 “한국 재벌의 불패신화와 ‘유전집행유예, 무전실형’이라는 기득권자의 진리를 다시 확인해준 이번 재판에 대단히 유감이며 대법원에서 제대로 된 판결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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