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눠먹기 선거구 획정,
정의당 비판에 민주당은?
비판과 질문에 침묵 민주당의 적반하장 답변 “사려 깊지 못한 행동”
    2018년 02월 05일 07:4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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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에 비교적 협조적이었던 정의당이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제 눈의 들보도 빼내지 못하면서, 무슨 적폐청산이냐”며 날선 비판을 했다. 선거제도 개혁을 약속했던 민주당이 이에 역행하는 행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5일 오전 열린 상무위에서 “결국 더불어민주당에 의해 지방의회 개혁이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며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온몸으로 막으라고 했다면,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침묵으로 막으라는 것인가. 기득권 수호를 위한 비겁한 침묵”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가 이 문제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를 추미애 대표에게 이미 여러 차례 요구했고, 우리 당 헌정특위 심상정 의원도 공개서한까지 띄운 바 있다”며 “하지만 추미애 대표는 아직도 묵묵부답”이라고 이같이 지적했다.

공식석상에서 늘 선거제도 개혁을 말하는 민주당 지도부의 진정성 있는 ‘실천’을 촉구하고 있는 셈이다.

심상정 전 대표 역시 지난 달 25일 추미애 대표에게 공개서신까지 보냈다. 심 전 대표는 “지방의회의 다양성과 비례성을 강화하는 선거구 획정안에 반대한다니 저는 도무지 믿을 수가 없다”면서 “지방의회에 다양성을 불어넣을 수 있는 선거구 획정이 이루어지고 이를 바탕으로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민주당의 책임을 다해달라”고 촉구했다.

또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은 국민을 위해 기득권을 얼마만큼 내려놓을 수 있는가가 관건”이라며 “집권여당 대표의 의지가 실리지 않은 개혁은 가능하지 않다. 추미애 대표가 앞장서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거듭 민주당 지도부의 협조를 거듭 당부했다.

서울시 선거구획정위가 최근 제시한 선거구 획정안은 2인 선거구로 쪼개져있는 다수의 선거구를 4인 선거구로 다시 합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 획정안은 서울시 전체 기초의원 선거구 중 2인 선거구가 70%에 달해 거대양당 후보가 아니면 구의원이 될 수 없는 불합리한 선거 구조를 개혁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서울시당이 이에 대해 반대의견을 제출하면서 서울시 기초의회 선거구 개혁 무산 위기에 놓였다.

서울시 기초의회 선거구를 획정하는 서울시의회 임시회가 조만간 열릴 예정이지만, 서울시의회 의원 106명 중 절대다수인 71석이 민주당 소속인 상황이라 민주당이 반대하게 되면 서울시 기초의회 선거구 개혁은 상임위 통과조차 어렵게 된다.

이를 우려해 정의당은 민주당 지도부의 전향적 태도를 촉구해왔다. 민주당 역시 공식적으론 정치적 다양성과 비례성을 강화하는 선거제도 개혁에 찬성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서울시당 의원들이 4인 선거구 확대 방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낸 것에 대해선 어떤 제지도 하지 않고 있다. 겉으론 정치적 다양성을 말하면서도 결국엔 거대양당이라는 기득권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 대표는 “양당의 무조건 당선을 보장하는 현행 2인선거구 제도는 적폐 중의 적폐”라며 “제 눈의 들보도 빼내지 못하면서, 무슨 적폐청산이며 어떻게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려는 것인가. 추미애 대표는 시급히 당론을 정리해 지방자치 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우를 범하지 말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나섰다.

김효은 민주당 부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내고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서울시 자치구의원 선거를 현행 2~3인 선거구제에서 4인으로 늘리는 안이 지지부진하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탓을 했다”면서 “유감”이라고 밝혔다.

“기득권 수호를 위한 비겁한 침묵”, “제 눈의 들보도 빼내지 못하면서 무슨 적폐청산이냐”는 이 대표의 비판에 대해선 “감정적인 언사”라고 규정했고,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선거구제 문제를 추미애 대표 탓으로 돌리는 건 공당의 대표로서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은 헌법 개정 및 정치개혁을 위한 논의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합리적인 선거구제 개편이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며 “정의당은 적폐청산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함께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추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심 전 대표의 공개서신 등 정의당 지도부의 거듭된 요청에도 어떠한 답변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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