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창·평화·평등 올림픽”
    장애·인권단체, 3평 투쟁 선포
    차별과 배제 없는 축제 위해 장애인 이동권 보장 요구
        2018년 02월 02일 04:3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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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 단체와 시민사회인권단체들이 2일 “평창 동계올림픽이 장애인에 대한 소외와 배제가 아닌 평등의 가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해달라”며 대정부 요구안을 발표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이날 오전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여전히 분리·배제·제한·거부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장애인에게 ‘평화’는 무엇보다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한 ‘평등’의 보장”이라며 ‘평창, 평화, 평등 올림픽 3평 투쟁’을 선포했다.

    박명애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대표는 “장애인인 우리도 올림픽에 가고 싶다. 올림픽 경기도 직접 보고 싶다. 그런데 이동권이 없어서, 돈이 없어서도 가지 못한다. 평창에 가도 제가 맘놓고 쉴 수 있고, 잘 수 있고, 구경할 여건도 없다. 우리는 이렇게 사회에서 배제되면서 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장연은 전국 190여개 장애인·시민·사회·인권단체가 모인 연대체다. 이들은 노동, 교통, 복지, 문화·예술 등 총 4개 분야의 장애인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우선 노동 분야에선 중증장애인 공공 일자리 1만개, 장애인 최저임금 적용 제외 폐지, 교통 분야에선 장애인 시외이동권 보장, 장애인 콜택시(특별교통수단)의 지역 편차 해소, 평창 올림픽 이동 시 정당한 편의 제공 및 접근권 보장 등이다.

    복지 정책과 관련해선 장애인연금 대상 3급 전체 확대, 장애인활동지원 24시간 보장, 장애인활동지원 만65세 연령제한 폐지 및 자부담 문제 등이 해결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밖에 장애인이 주체가 되는 장애인 문화예술 활동 보장 등이 문화예술 관련 정책도 요구하고 있다.

    전장연 평창올림픽 관련 기자회견. 아래는 박명애 대표 (사진=유하라)

    전장연은 이러한 대정부 요구안에 담긴 각 분야 정책 담당 부처인 고용노동부, 국토교통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4개 부처 장관 면담 쟁취를 위한 투쟁을 전개할 예정이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평창동계올림픽이 평화롭게 치러지길 바란다. 하지만 과연 평등한,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올림픽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간절한 마음을 담아 이러한 대정부 요구를 한다”고 밝혔다.

    전장연은 4개 분야 정책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평창올림픽 개막일인 9일 서울역 평창행 KTX와 설 연휴 서울역 기자회견에 이어 3월 9일 패럴림픽 개막식 농성까지 이어갈 계획이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4명의 장관이 우리의 면담 요구를 계속해서 무시한다면 3월 9일 패럴림픽 개막 날, 개막식장 앞에서 350명 장애인과 장애인 부모가 기어서라도 우리의 요구를 세계에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장종인 인천지역 전장연 사무국장은 “수많은 선수단들이 이용할 인천공항의 장애인 편의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장 사무국장은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 한 분이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에 가는데 계단을 통해 비행기에서 내려야 했다고 한다. 결국 다른 사람 등에 업혀서 내렸다”며 “편의시설 설치율 같은 숫자는 의미가 없다. 장애인을 배려하지 않은 2%의 계단이 존재한다면 장애인은 이동할 수가 없다. 100%가 아니면 장애인들에게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평창올림픽이 모두의 축제라고 했다. 차별 없고 배제 없는 축제가 되기 위해 이동권 어떻게 100% 보장할지, 장애인도 100% 이동할 수 있는 사회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실천 해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들은 세종문화회관에서부터 청와대 인근 효자치안센터까지 대정부요구안을 외치며 행진을 이어갔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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