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은행의 학벌주의,
    SKY출신 점수 조작 합격
    공투본 “청년들 가슴에 대못 박고도 변명만···김정태 함영주 사퇴해야”
        2018년 02월 02일 03:0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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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은행이 공개채용 과정에서 임원 면접 점수를 조작해 특정대학 출신 지원자들을 합격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심상정 정의당 전 대표가 금융감독원에서 받아 1일 공개한 ‘2016년 신입행원 채용 임원면접 점수 조정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종면접이 끝난 후 소위 ‘SKY(서울대·연세대·고려대)’와 외국대학 출신 지원자들을 합격시키기 위해 임원 면접 접수를 조작했다. 이로 인해 합격권에 있던 타 대학교 출신 지원자들은 모두 불합격했고, 불합격권에 있던 SKY 대학 출신자들은 모두 최종 합격했다.

    임원면접 점수 조정 전 서울대 출신 지원자 A, B씨는 각각 2.00점, 2.60점으로 최저점으로 불합격한 상태였다. 그러나 하나은행은 4.40점, 4.60점으로 이들의 점수를 조작해 최종합격시켰다. 고려대 3명, 연세대 1명, 위스콘신대 1명도 모두 3점대, 4점대 초반 점수를 받았으나 점수 조작으로 합격했다.

    반면 한양대 분교와 카톨릭대 출신자는 4.80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합격권에 놓여있었지만, 하나은행이 3.50점으로 점수를 조작해 최종 불합격됐다. 이 밖에 4점대의 고득점을 받은 동국대, 명지대, 숭실대, 건국대 출신 지원자들도 모두 3.50점으로 점수가 하향 조정돼 탈락했다.

    출처=심상정 의원실

    심상정 전 대표는 “SKY 대학이나 외국대학 출신이면 되고,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면접 점수가 좋아도 조작하여 탈락시켰다”며 “청년들을 멍들게 하는 고질적인 대한민국 사회의 학벌주의, 그 민낯을 드러낸 조작 범죄”라고 비판했다.

    은행권에서 벌어진 광범위한 채용비리 사태는 ‘공채시험은 모두에게 공정하고 합리적’이라는 주장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반대했던 정규직 노동자들 역시 ‘공채’가 곧 ‘기회의 평등’이라는 논리를 내세우며 공채를 거치지 않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반대했었다.

    금융감독권은 지난달 31일 은행권 채용비리를 조사해 그 결과를 익명으로 발표했고, 심 전 대표는 채용비리가 적발된 5개의 은행명만을 공개했다. 그러나 하나은행은 이 사실을 전면 부인하며 하나은행 전 직원에게 “불법행위를 행한 사실이 없다”며 “기업으로서 정당하게 추구할 수 있는 인사정책이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했다.

    심 전 대표는 “금융감독원에서 보고한 ‘은행권 채용비리 검사결과’에 대해 하나은행 측에서는 부인했다”며 “금융권의 최소한의 자정노력을 기대했는데 이런 엄청난 일을 저질로 놓고도 끝내 아니라고 발뺌하고 책임 회피하는 것을 보면서 참담한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하나금융지주 경영진에 대한 책임론은 불가피해 보인다.

    심 전 대표는 “철저한 검찰 조사는 당연하고 이제까지의 비리를 숨김없이 드러내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지주 계열사 노동조합도 채용비리 사태와 관련해 경영진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공투본)은 2일 오전 서울 중구에 있는 하나금융지주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 누구보다도 도덕성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철저한 준법정신이 요구되는 금융인으로서 KEB하나은행의 채용비리는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라며 “은행은 ‘특혜 채용이나 면접 점수 조작 등 불법행위를 행한 사실이 없다’는 심각한 유체이탈식 억지 주장만 할 뿐 이를 증명할 어떤 자료도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투본 기자회견(사진=공투본)

    하나은행 측은 ‘KEB하나은행이 입점한 대학 및 주요 거래 대학 출신은 내부 규정상 채용에서 우대하도록 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하나은행이 입점해 거래 중인 학교는 명지대, 원광대, 광운대, 고려대, 충남대, 경희대, 건양대, 덕성여대, 동덕여대, 부산대, 인하대 등이다.

    이러한 주장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하나은행이 거래 중인 명지대 출신 지원자는 당초 합격권에 있다가 점수 하향 조정으로 불합격했고, 입점 대학도 아닌 서울대와 연세대 출신 지원자는 합격했다.

    공투본은 “수백 곳에 원서를 내고도 면접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며 실업의 고통을 받고 있는 청년들에게 대못을 박고도 그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자신의 3연임에 눈이 멀어 변명만 늘어놓고 있는 김정태 회장과 그의 꼭두각시 함영주 행장은 당장 이 땅의 청년들과 국민들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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