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당 나경채 전대표
    광주광역시장 출마 선언
    “노동이 당당한 청년도시 만들겠다”
        2018년 01월 31일 07:1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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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경채 정의당 전 공동대표가 31일 광주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나경채 전 공동대표는 이날 오후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광주광역시장 선거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힌다”며 “빛고을에서 가장 빛나야 할 존재인 청년들에게 무채색 미래가 아니라 청춘의 빛깔을 돌려주기 위해서 출마한다. 노동이 당당한 정의로운 청년도시, 저 나경채와 정의당이 만들겠다”고 광주시장 출마를 공식화했다.

    나 전 대표 출마 회견엔 이정미 대표와 한창민 부대표 등도 함께 참석했다.

    나 전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는 촛불시민혁명의 결과 만들어진 정권교체 후의 첫 선거이자, 지난 대선의 주요 후보들이 모두 약속했던 헌법 개정과 함께 하는 선거”라며 “지역 권력만을 다투는 선거가 아니라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우리 사회를 어떻게 재설계할 것인가 하는 개혁적 상상력이 넘치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경채 전 대표 출마 기자회견(사진=정의당 광주시당)

    “빈곤의 대물림 우리 사회 절망으로 내모는 가장 큰 원인”
    광주형 사회상속제, 청년부시장제도 도입

    나 전 대표는 출마 선언에서 청년 정책을 보다 강조했다.

    그는 “광주의 청년들은 더 이상 자신들의 삶을 청춘이라 말하지 않는다. 무채색 미래가 빤히 보이는 현실 앞에서 이들의 젊음은 청춘을 잃었다”고 진단했다.

    나 전 대표는 “부와 빈곤의 대물림은 우리 사회를 절망으로 내모는 가장 큰 원인이다. 청년들이 부모의 재산과 관계없이 최소한의 기초자산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는 것이야 말로 광주시가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일”이라며 ‘광주형 사회상속제’를 제안했다.

    광주형 사회상속제란 성년이 된 청년 1인에게 500만원을 지급하고, 아동양육시설에 입소 중이거나 퇴소한 청년에게는 1,000만원을 지급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나 전 대표는 “이것이 삶을 완전히 바꿀 수는 없지만 적어도 광주청년들이 미래를 고민하는데 우리 도시가 함께 하고 있다는 작은 버팀목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년부시장제도 신설도 공언했다. 나 전 대표는 “광주를 떠나 다른 도시로 옮겨가는 인구의 절반이 20대인 현실에서 청년부시장은 다른 누구보다 광주 청년의 삶을 돌보고 구상하는 시의 핵심적인 위치에 서게 될 것”이라며 “전체 예산의 5%를 청년예산으로 배치하고 광주청년센터를 청년재단으로 그 위상을 격상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청년수당도 월 40만원씩 12개월 동안 2,000명에게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성소수자, 여성, 장애인, 청소년 위한 제도 강화

    나 전 대표는 성소수자, 여성, 장애인, 청소년을 위한 제도를 강화하는 방향의 공약도 발표했다. 이들에 대한 차별적 시선, 사회적 분위기를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성소수자들에게 일본의 6개 도시에서 시행하고 있는 동성파트너 인증제도를 실시할 계획이다.

    여성 정책으론 학교와 공공시설물에 생리대 무상 비치를 포함해 성평등 화장실 도입 등 여성 안전정책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나 전 대표는 “도시의 24시간은 안타깝게도 모두에게 평등한 시간이 아니다. 광주의 모든 장소가 우리 모두에게 편안함을 주지 못하고 있다면 우리들의 공간은 평등하지 않다”며 “밤이 평등한 광주를 만들겠다. 성평등 화장실을 도입하고 평등한 귀가, 평등한 택배, 평등한 주거환경 정책을 도입하겠다”고 강조했다.

    장애인 정책과 관련해선 “임기를 마칠 때까지 전체 시내버스의 40%를 저상버스로 교체하겠다는 현 시장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시외버스와 고속버스에 저상버스를 도입해 명절 때 장애인들도 평등하게 고향에 가고 싶다는 바람은 시작도 하지 못했다”고 비판하며 “저와 정의당이 시작하겠다. ‘모두를 위한 도시디자인 조례’를 만들어 무엇보다 평등한 이동권이 보장되는 광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청소년의 정치 참여 방안 고민도 담았다.

    나 전 대표는 “어린이·청소년 의회의 권한을 실질화하는 방안을 찾겠다. 어린이 청소년 의회가 광주광역시에 조례제정과 정책사업을 제안할 권리를 인정하고 이런 제안이 있는 경우 광주시는 의무적으로 제도마련에 대한 답변을 제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전면무상급식을 비롯해 고교무상교육을 시행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기초노령연금을 수령하지 않는 17,000여명의 65세 이하 농민에게 농민기본소득 10만원 지급, 지역화폐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복합쇼핑몰과 대형마트 도시계획 단계에서부터 규제 등도 언급했다.

    거대정당이 독점한 광주, “고인 물은 늘 부패…중심세력 교체돼야”

    나 전 대표는 “대선 즈음에 윤장현 광주시장은 ‘이제 광주의 시간이 왔다’고 말했지만, 저는 감히 그렇지 않다고 말씀드린다. 이제 광주를 돌아볼 시간이 왔다”고 말했다.

    그는 “1995년 민선 시장 선거가 실시된 이래 광주는 오늘까지 23년 동안 하나의 정당만이 시장을 배출했고, 하나의 정당만이 예외 없이 의회 다수를 구성했다”며 “한 정당 내부의 예선이 시민 모두가 참여하는 본선을 사실상 결정해 왔던 이 부끄러운 구조는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시의원의 95%가 민주당 후보였다.

    이어 “청년들의 미래뿐 아니라 광주의 정신과 광주의 미래가 무채색인 이유는 단 한 번도 중심정치세력이 교체된 없기 때문이다. 고인 물은 늘 부패하기 마련”이라며 “광주시장과 광산구청장의 핵심측근이 비리로 구속되었거나 검찰조사를 받았고, 광주시의원의 18%에 달하는 의원들이 부패문제와 관련한 형사사건에 연루됐다”고 비판했다.

    광주를 독식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무책임한 정치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나 전 대표는 “하나의 정당이 정치를 독식한 결과 역대 광주시의원 119명 중 40세 이하의 청년은 5%가 되지 않았고, 여성의원의 비율은 16% 미만이다. 다양한 정치가 뿌리를 내리지 못한 결과는 무책임한 정당정치”라고 지적하며, 지하철 2호선이나 복합쇼핑몰 유치 등에 대해 민주당 내에서도 이견이 대립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서도 “더민주당은 광주의 현안에 대해 어떤 당론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나 전 대표는 “나경채와 정의당으로 광주의 중심 정치세력을 이번에는 제대로 교체해 달라”며 “광주 정치는 더 젊어져야 하고 더 다양해 져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윤장현 시장의 지하철 2호선 공사 ‘반대’ … 버스 완전공영화 필요

    나 전 대표는 윤장현 시장이 공언한 임기 중 지하철 2호선 공사 착공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혈세 2조원이 투입되는 매머드급 토목공사를 시행하는 일은 아무리 신중해도 지나친 일이 아니다”라며 “임기 6개월도 안남은 시장이 선거를 앞두고 착공하겠는 것은 선거를 앞둔 정치인의 과욕”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대중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하철 2호선이 아니라 버스의 증차와 완전 공영화가 필요하다. 도로 위의 트램이나 BRT같은 수단도 검토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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