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만의 승전보 "불법파견자 정규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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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4월 02일 11:5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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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럭을 만드는 자동차회사에서 불법파견 판정을 받은 비정규직 노동자 134명을 단계적으로 정규직화하기로 합의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전국금속노동조합(위원장 김창한)은 전북 군산에 있는 대우상용차지회가 지난 3월 27일 제 4차 고용안정위원회 교섭에서 지난 해 11월 9일 노동부에 의해 불법파견으로 판정된 134명의 하청노동자들에 대해 오는 6월 1일부터 순차적으로 정규직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대우상용차 노사는 오는 6월 1일 50명을 정규직화하고 내년 4월 1일까지 40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로 했으며 나머지 44명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정규직화를 위해 노력한다"고 합의했다. 대우상용차지회는 "44명은 기한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1∼2년 이내에 정규직으로 채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회 정송영 기획부장은 "해마다 노조의 요구로 비정규직 노동자 30∼40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해왔기 때문에 44명에 대해서도 기간이 명기가 안 됐을 뿐이지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신규 채용할 것이라고 노사가 공히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사는 또 불법파견 정규직화와 함께 여성사원들로 이뤄진 사무계약직 노동자들에 대해 "회사는 사무계약직 인원에 대한 정규직화를 위해 노력한다"고 합의했고, 신규채용 인원에 대해서도 "직접채용이 이뤄지도록 협의"하기로 해 비정규직 채용에 제동을 걸었다.

    대우상용차지회는 지난 3년 동안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지난 2003년 임·단협에서 25명을 정규직화한 데 이어 매년 3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조합원이 601명으로 늘었다. 지회는 이번 불법파견 정규직화 합의로 내년에는 조합원이 700여명에 이르게 될 예정이다.

    대우상용차지회가 이처럼 성과를 남긴 데에는 산별노조인 금속노조의 중앙교섭 합의사항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금속노조는 지난 해 ㈜만도, 한진중공업 등 100개 사업장을 대표하는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와 산별 중앙교섭을 벌였고, 7월 19일 18차 교섭에서 "금속산업 사용자는 관계기관에 의해 불법파견 확인 시, 소정의 절차에 따라 정규직 채용을 원칙으로 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그 후 11월 9일 군산지방노동사무소는 대우상용차 2개 업체 134명에 대해 불법파견 판정을 내렸고, 대우상용차 노사는 올해 1월 26일 고용안정위원회 1차 교섭을 시작으로 총 4차례의 교섭을 벌여 이같이 합의하게 된 것이다. 대우상용차 차덕현 지회장은 "회사가 금속노조와 맺은 중앙교섭 합의사항을 상당히 부담스러워했다"며 "중앙교섭 합의사항이 이번 결과를 만들어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번 대우상용차 노사의 합의사항이 불법파견 판정을 받은 회사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004년 울산과 전주, 아산공장에서 일하는 1만명에 대해 불법파견 판정을 받아 현재 노사 특별교섭이 진행 중이다. GM대우 군산공장도 지난 해 11월 9일 군산지방노동사무소로부터 10개 업체 1,300명에 대해 불법파견 판정을 받았다. 금속노조 소속인 전북 군산의 케이엠엔아이(KM&I)는 3월 29일 광주지방노동청으로부터 4개 업체 200여명이 불법파견 판정을 받았고, 대구텍도 83명이 불법파견을 판정받아 정규직화를 요구하고 있다.

    금속노조 이상우 미조직비정규사업국장은 "대우상용차지회의 합의사항을 대구텍과 케이엠엔아이 등에 알려줬다"며 "현대자동차나 하이닉스매그나칩에서 보듯이 불법파견 판정이 나도 회사가 버티면서 전혀 안 풀리고 있는데 이번 대우상용차의 합의는 다른 사업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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