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김정태 고발
언론 매수 의혹 수사 촉구
2억원 제시 비판 기사 삭제 등 요구
    2018년 01월 30일 04:4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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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들이 30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등을 언론 매수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고발했다.

금융정의연대, 참여연대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 1층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안영근 KEB하나은행 전무 등을 김영란법과 은행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다”며 하나금융지주의 언론 매수 의혹에 대한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금융노조 또한 지난 10일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 등의 언론 통제와 하나은행의 비정상적인 광고비 증가에 대해서 금융감독원에 조사요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금융정의연대와 참여연대는 하나은행의 2017년 광고비 지출 내역과 하나금융 인사와 기자가 나눈 대화 녹취록 등 증거자료를 확보한 상태다.

해당 녹취록에 따르면 안영근 전무는 2017년 11월 13일과 14일, 두 차례에 걸쳐 해당 언론의 기자를 만나 기사를 쓰지 말 것과 기사 삭제 등을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안 전무는 기자에게 ‘앞으로 기사를 쓰지 않을 것을 조건으로 언론사 측에 2억 원을 주겠다’, ‘(불리한 기사를 삭제하거나 혹은 게재하지 않으면) 향후 하나금융지주 계열사 임원 자리를 보장하겠다’ 등의 제안을 했다. 심지어 14일 자리에는 김정태 회장까지 동석했던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고발 장면(사진=참여연대)

금융정의연대와 참여연대는 “연이틀에 걸쳐 기사 삭제 및 향후 관련 기사를 작성을 하지 않을 것을 제안하며 그 대가로 ‘2억 원’ 지원 및 ‘감사’ 직위 등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명백한 목적과 의도를 가지고 관련 청탁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기사 삭제와 수정을 요구하고 언론사에 광고비 명목으로 주는 돈 대부분이 하나은행 광고비로 집행됐을 가능성이다. 만약 김정태 회장이 자신에 대한 비판 기사를 막기 위해 하나은행의 광고비를 사용했다면 은행법과 김영란법 위반에 해당된다.

닐슨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2016년 한해 하나은행이 지출한 광고비 총액은 85억 원으로, 이 가운데 신문 광고비가 17억 원 정도였다. 그러나 2017년에 들어서 광고비가 전년 대비 4배 이상으로 폭증했다. 1월부터 11월까지 지출한 광고비 총액은 283억 원, 특히 신문광고에만 227억 원을 쏟아 부었다. 1년 사이 광고비만 200억 원이 증가했고 신문 광고비는 무려 210억 원이 증가한 것이다.

금융정의연대 등은 “김정태 회장의 연임에 비판적인 기사를 삭제하고, 향후 연임에 유리한 홍보기사를 게재하도록 자금을 지출했다면 김정태 회장 개인의 이익을 위해 하나은행의 자금을 사용한 것”이라며 “이는 하나은행의 광고비를 그 사용 목적과 취지에 맞지 않게 무단으로 사용한 것에 해당한다”고 짚었다.

이들은 “김정태 회장 등이 금전과 권력을 이용해 언론을 매수, 통제·감시한 행위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할 범죄 행위”라며 “김정태 회장 등에게 또 다시 은행법 등 위반 혐의가 제기된 점은 결코 묵과할 수 없는 중대한 사안이다. 고객과 하나은행을 위해 사용되어야 할 은행 자산이 실정법을 위반하면서 대주주 개인의 부정한 목적을 위해 쓰였을 정황에 대한 진상규명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정태 회장은 지난해 6월 최순실·정유라 특혜대출과 관련해 이상화 전 하나은행 독일법인장에 대한 특혜 승진 의혹으로 은행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바 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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