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민주노총과 비정규 투쟁 않겠다
    2006년 04월 03일 02:4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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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은 조직 내부의 취약한 리더십을 은폐하기 위해 ‘전부 아니면 전무’ 식의 최대강령주의적인 태도를 버려야 합니다.”

한국노총이 3일 기자회견을 통해 또다시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최근 기자간담회를 열어 비정규직법안 처리과정을 설명하면서 했던 비판과 궤를 같이 한다. “집행부가 바뀔 때마다 (두 노총의 정책) 공조 방향이 바뀐다”며 민주노총의 무책임함을 지적하는 내용이다.

   
 
▲ 3일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이용득 위원장이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있다.

거듭된 노동계 비난, 이유 있나?

이처럼 한국노총이 작심한 듯 강도를 높여가며 민주노총을 비판하는 이유는 ‘섭섭함’에 경쟁의식이 더해진 때문으로 보인다. 당초 한국노총이 제안했던 것보다 개악된 비정규 법안이 오는 6일부터 시작되는 임시회의에서 통과하기 전에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자는 것이다.

이는 민주노총이 지난해 상당부분 합의된 협상안을 집행부가 바뀌면서 일방적으로 깨뜨렸다는 것을 표방한 데에서 알 수 있다. 이용득 위원장은 “겉으로는 비정규입법 쟁취투쟁을 내걸고 있지만 사실상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의 무책임한 태도로 지난해 양 노총이 교섭하고 투쟁하면서 쟁취한 성과가 훼손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민주노총이 파업을 예고하며 여론을 선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노총은 ‘무책임한 투쟁세력’이고 한국노총은 ‘책임 있는 대안세력’이라는 여론전을 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2007년 복수노조 시대를 앞두고 두 노총 간 경쟁이 돌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노총이 상대적으로 우월한 대정부 협상력을 앞세워 ‘합리성’으로 평가받겠다는 것이다.

이날 발언으로 두 노총의 관계는 더 소원해질 것으로 보인다. 두 노총이 ‘건너오지 못할 강’을 건넜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용득 위원장은 “민주노총과 비정규 투쟁을 같이 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다만 “비정규직법이 아닌 다른 사안까지는 아니다”며 통로를 완전히 막지는 않았다.

비정규 법안 다시 논의해야

한편 한국노총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에 법안 재논의를 요구했다. 열린우리당에는 한국노총이 제안한 안대로 수정법안을 제출해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애초 한국노총의 수정안에 열린우리당이 합의했던 것을 상기시키며 4월 국회에서 통과되더라도 6월 임시국회에서 재개정할 것을 공개적으로 천명하라는 요구다. 반면 한나라당에는 수정안에 반대하면 선거에서 규탄운동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한국노총은 국무총리 산하에 노사정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비정규직 실태 조사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비정규직의 규모나 실상, 비정규직 입법이 가져올 효과와 악용 여부 등을 객관적으로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노총은 이같은 제안을 각 당과 청와대, 총리실, 노동부 등을 방문해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노총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5~6월중에 대규모 전국 노동자대회를 열고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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