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노조 설립 낙관할 수 없어"
    By tathata
        2006년 03월 31일 11:1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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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 단위 복수노조 시대에 과연 삼성이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나올 것 같습니까.
    =일단 법률적 규제가 풀리니까 노동조합이 만들어지겠죠. 그동안 삼성이 주요하게 써왔던 방법이 ‘유령노조’, 즉 사실 존재하지 않는 페이퍼노조를 만들어놓고, 다른 사람들이 못 만들게 했는데 그게 깨지기 때문에 만들어지겠죠. 기존의 삼성에 있는 노사협의회가 경우에 따라서는 노조로 전환되고, 다양한 형식으로 노조는 만들어질 겁니다.

    그런 면에서 상당히 기대되는 부분도 있는데, 낙관해서는 안 될 겁니다. 왜냐하면 삼성이라는 것이 꼭 법률적 제약만으로 노조설립을 막아 온 것은 아니거든요. 그만큼 내부적으로 치밀한 노무관리를 해왔고, 그런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노조의 필요성을 포기하도록 해왔다는 겁니다.

    이걸 깨는 게 핵심이죠. 제도적으로 허용되는 것이 일정하게 기여는 하겠지만, 그게 깨져야 한다고 보고 있고요. 지나치게 낙관하는 것은 삼성의 노무관리 체계를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복수노조 허용이 상당히 긍정적인 측면인 것은 분명합니다.

    전임자 임금 지급문제 감당 불가…정부도 좀 갑갑할 것

    2007년부터 사용자가 노조 전임자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돼 있습니다. 정부와 재계는 지금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려고 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재계는 일단 전임자 임금 금지를 원칙적으로 그대로 가져가려고 하고 있고요. 현실적으로 노동계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고, 노동 쪽에서 그간에 이런 것을 대비해서 5년 동안 노동조합 재정문제를 해결하는 걸로 했지만 거기에 대해 대비하는 데는 사실 하나도 없고, 사용자도 거기에 대해 기여한 바도 5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보면 됩니다.

    그래서 감당하기가 어렵다고 봅니다. 정부는 노동 쪽에 특히 중소사업장에 대해 외면하고 가기가 자기들도 갑갑한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 같은데, 원칙적으로는 밀고 가지 않겠느냐 보고요. 그랬을 때, 일부 부담은 하고 갈 수 있겠지만 지금의 현재 있는 전임자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전임자 활동의 수가 팍 줄겠죠? 그것은 노동조합 활동의 축소로 이어질 것입니다. 중소 영세 사업장 1천명 이하에서는 전임자 한 명 두기도 만만치 않을 거예요. 조합비에서 나가는 사업비가 규모에 따라 큰 차이가 있을 수도 있지만, 사실 기본적인 사업은 다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사업규모가 작으면 작을수록 사업비에 대한 부담이 커지거든요. 그러니깐 더더욱 전임자 임금을 감당할 수 있는 조건이 안 되는 거지요. 5백명 이하 사업장은 전임자를 두기가 어렵다고 봐야 합니다.

       
    ▲ "기존의 삼성에 있는 노사협의회가 경우에 따라서는 노조로 전환되고, 다양한 형식으로 노조는 만들어질 겁니다."ⓒ단병호 의원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악법은 없애야죠”

    -노조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고 계십니까. 법안 자체를 유보하거나 개정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임금지급 금지를 법률로 힘에 부쳐 통과가 됐는데, 그것을 없애야죠.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법률로 이것을 규정하는 나라가 없어요. 노사간의 협의를 통해 줄 수도 있고, 안 줄 수도 있고 그런 것이지 처음부터 법률로 규제할 사안이 아닙니다. 개정안을 내든, 당장에 안 되더라도 끊임없이 폐기하는 쪽으로 가야 합니다.

    조직을 산별로 전환하면서 산별 재정으로써 문제를 풀어가야 합니다. 중소 영세사업장에 부담을 주면 안됩니다.

    -현재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노사관계 로드맵이 노조운동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계시는지요. 핵심 내용 소개와 함께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전임자, 복수노조는 물론 전체적으로는 34개 조항에 대한 법 개정을 하고 있는 겁니다. 정부는 그 중에서 24개를 우선적으로 하겠다고 합니다. 그 34개 중에는 긍정적인 것도 있고, 부정적인 것도 있습니다.

       
     
    ▲ "노사관계 로드맵의 핵심은 신자유주의 노동정책을 제도적으로 완결시켜 나가는 겁니다."ⓒ단병호 의원실
     

    로드맵은 자본을 위한 길을 밝혀주는 지도

    그 법이 만들어져서 추진되는 기본방향을 보면 일관된 흐름이 있습니다.

    그것은 노동조합의 기능을 현재보다 약화시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고용에 대한 탄력성을 좀 더 강화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는 겁니다. 세 번째는 노동기본권 중에서 단체행동권을 상당히 제약시키는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파업의 효과를 최소화시키는 쪽으로 가고 있다, 이것이 이 법에 흐르는 일관된 기조입니다.

    왜 노동조합의 기능을 약화시키는 쪽으로 작동을 하느냐 하면, 예를 들어 복수노조 문제, 전임자 문제가 대표적인 거죠. 교섭창구 단일화가 노조를 약화시키는 것이고, 전임자 문제도 노동조합에 상근자가 없어지거나 축소되거나 노조의 기능들이 약화되는 쪽으로 기여할 수밖에 없는 거죠.

    고용 유연성 강화는 정리해고 요건을 완화시키는 것이죠. 예를 들어, 지금은 60일 전에 정리해고에 대한 이유가 있으면 노조나 노사협의회에 사전에 통보를 하고 협의를 하고 회피노력을 하고 이렇게 돼 있는데 이것을 30일로 당긴다는 거지요. 훨씬 더 신속하고 빠르게 할 수 있도록 요건을 완화시키는 거지요.

    직권중재 제도 폐지 뒤의 대체근로…파업권 무력화 의도

    다음에 파업권을 무력화시키는 건데, 직권중재 제도를 폐지한다는 것은 상당히 긍정적인 것인데, 문제는 공익사업장에 대체근로를 허용한다는 것입니다. 사실상 파업권이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되는 겁니다.

    그 다음에 노동3권에 대한 행사도 상당히 어렵게 만드는데 예를 든다면 교섭을 하다가 결렬되면 일반사업장은 10일, 공익사업장은 15일 이렇게 조정을 하도록 돼 있는데, 조정기간을 한 달로 늘리는 방향으로 가려고 합니다.

    핵심은 신자유주의 노동정책을 제도적으로 완결시켜 나가는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정부가 올해 상반기에 비정규직 관련 법안을, 하반기에 로드맵을 밀어붙이고 통과시킨다면, 신자유주의 노동정책은 제도적으로 거의 완결된 수준이라고 봅니다.

    그렇게 되면 노동자들은 참으로 어려워집니다. 노동조합도 어려워지고, 비정규직 문제도 해결보다 오히려 양산되고, 노동기본권이 훼손되는 쪽으로 갈 겁니다. 특집의 제목이 ‘쓰나미가 온다’인데, 그게 쓰나미가 될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현재보단 상당히 어려워지는 것은 분명합니다.

    “한국노총의 민주노동당 비판은 황당한 궤변”

    -최근 민주노동당의 비정규법안 처리 과정을 둘러싸고 일부에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노총 같은 경우는 원칙만 내세우다 실리를 놓쳤다고 비판하고, 이와는 반대되는 맥락에서 단 의원님의 수정 제안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어떤 대답을 해주시겠습니까.
    =한국노총 비판에 대해서는 전혀 동의할 수 없습니다. 건강한 비판보다는 비난으로 비쳐지는데, 앞으로 상당히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노총 비판은 정말 얼토당토 않는 황당한 궤변이라고 봅니다.

    오히려 사유제한 부분에서 한국노총이 원칙적 입장을 견지하지 못하고 쉽사리 휩쓸려 간 것에 대해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노총이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제한 폭의 수준은 어떻게 됐을지 몰라도, 사유제한을 관철시킬 수 있는 여지는 있었다고 봅니다. 한국노총이 쉽게 포기했다는 겁니다. 그렇게 한 행위를 민주노동당에 돌린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비정규직 노동자 축소시키는 것이 대안의 핵심

    비정규직 문제의 핵심은 비정규직을 축소시켜 가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 있는 비정규직을 어떻게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할 것인가가 핵심입니다. 비정규직 줄이는 것은 배제시켜 놓고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처음부터 잘못된 것입니다. (이 부분에 이르자 단 의원의 목소리는 높아지기 시작했다.)

    그 다음에 줄이는데 있어서 한꺼번에 850만 중에 800만으로 줄일 것이냐 700만으로 줄일 것이냐 하는 문제는 논의가 다른 문제입니다. 사유를 엄격하게 할 거냐 아니면 느슨하게 할 거냐 이 문제에 대해서는 조정을 하면서 줄이는 폭을 어떻게 할 것인가,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준비기간을 어떻게 해갈 것인가, 이런 것은 전술적인 문제입니다.

    비정규직을 축소시키는 쪽으로 가야한다는 것은 기본원칙이고 누가 봐도 상식적인 문제입니다. 이것을 제대로 고민도 안 해보고, 추진도 안 해보고 그런 식으로 포기하고, 협상 몇 분 앉아서 했다고 하면 정말 무책임 한 겁니다.

       
    "비정규직을 축소시키는 쪽으로 가야한다는 것은 기본원칙이고 누가 봐도 상식적인 문제입니다."ⓒ단병호 의원실
     

    그런 식으로 얘기하면 본말이 전도된 얘기를 하고 있다. 사유제한 문제를 제대로 실현시키기 위해서 협상자리에 앉았던 것 이외에 무엇을 했느냐, 물론 이용득 위원장이 단식도 했지만, 그래놓고 우리는 할 것 다했다, 현재 비정규직은 어쩔 수 없다, 인정하고 가야 한다는 것이야말로 도덕적으로, 운동적으로 상당히 문제가 있는 거지요.

    “나에 대한 당내 비판 침소봉대 된 측면 있다”

    한국노총이 자기반성 없이 민주노총에게만 탓을 돌리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민주노총이 무엇이 원칙적이고 원론적인 주장을 했습니까. 기본적은 방향에 대해서 올바로 설정을 하고 그것을 실현해 나가는 방법에 대해서는 다양하게 실현해보자 이런 만큼 유연한 게 어딨습니까.

    당에서 제기하는 부분은 동의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원래 4개의 사유에서 10개로 바뀌었는데 그 만드는 과정이 충실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평가는 냉철하게 수용해야 될 부분입니다.

    그러나 내용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는 침소봉대 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감성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법률적 해석을 따르면 4개와 10개 사이의 차이가 크지 않거든요. 내용적으로 우리의 사유제한 원칙을 포기한 것이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도덕적 책임감을 느낀다든지, 비난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현재 사용제한을 시행하고 있는 나라가 11개 국가가 있는데 상당히 사용사유 제한이 구체적이고 엄격하게 돼 있는 곳이 프랑스입니다. 프랑스에 비해 우리가 더 느슨하다고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10개로 늘려놨지만, 사용사유 제한에 대해서는 가장 엄격하게 제출된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비정규직 문제 한국노총과 공동대응 어려울 것"

    -로드맵에서 한국노총과 연대를 해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현재의 비정규법에 대한 책임논란이 노동계에 생산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돼야 한다고 보는지요.
    = 냉철한 평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만들어지고 그것을 통해 해소해나가는 과정을 밟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라고 봅니다. 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고요.(웃음) 노동현안의 문제들, 비정규직은 도저히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한국노총과 민주노동당이 현재 계류 중인 법안에 대해 공동으로 대응해나갈 수 있는 여지들이 없는 것 같습니다.

    로드맵 문제는 공동으로 대응해야 할 과제들은 있고, 또 대응을 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우선은 양 노총 간에 의견들이 서로 나눠질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당은 양 조직과 로드맵이 진행되는 과정 속에서 어쨌든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면서 조율, 조정해나가며 원내에서 당이 해야 할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갈 것이다.

    제가 우려하는 것은 노사정대표자회의에서 아주 실질적인 논의가 돼야 하는데 한번 훑어보는 식으로 끝나면서 요식적인 절차로 포장되는 겁니다. 정부와 재계는 형식적 절차를 거치는 수준인데 노동 쪽이 거기에 편승해서는 안 되죠.

    “천천히, 꾸준히 비정규직 노동자 지지 받아야”

    -민주노동당의 최근 지지율이 거의 바닥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원인과 대책에 대해서 말씀해주시죠.
    =20%의 지지율은 사실 거품이었습니다. 지지율이 낮다고 너무 위축될 필요는 없습니다. 이후에 어떤 계기가 있어 일시적으로 높았다 내려갔다 할 수 있겠지만 안정적인 당 지지율은 그렇게 빠른 속도로 올라가진 않을 것으로 봅니다.

    이제는 당이 안정적인 지지율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부분을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목표를 분명히 설정하고 가야 합니다. 지금 당은 좀 더 낮은 쪽으로, 기반을 넓혀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울산에 선거 끝나고 당 대표, 최고위원까지 그만두는 과정도 겪었는데, 결정적인 것은 비정규직 문제 때문에 졌다는 것은 다 공감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로부터 정치적 신뢰를 얻어가면서 우리의 안정적인 지지율을 넓혀나가는 쪽으로 가야 됩니다. 한꺼번에 지지율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그러지는 않습니다.

    지금부터 당이 정말 안정적인 지지율을 어떻게 구축해 나갈 것인가 하는 게 중요합니다. 10% 12%, 13% 점점 늘려나가야 합니다. 비정규직 중에 50% 이상이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것이 아이러니입니다. 이들의 정치적 사고의 전환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가. 이 사람들로부터 아, 그래 민주노동당이 비정규직 문제를 가장 고민하고 해결하려고 한다 저걸 통해 해결할 수 있겠다는 기대와 자신감을 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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