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자 폭동 일어나도 우린 간다"
    By tathata
        2006년 03월 31일 09:2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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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경련과 상의 그리고 중소기협중앙회는 모두 공을 경총으로 넘겼다. 복수노조, 전임자 임금 문제에 관한 자본의 창구는 ‘경총’이다. 경총도 처음엔 “그 문제에 대해선 할 말 없다”며 <레디앙>의 취재를 거절했다.

    우여곡절 끝에 만난 경총 관계자의 말은 단호했고 태도는 여유가 있었다. “노동자 폭동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그러나 폭동이 일어나도 감수하고 가야 할 문제”라며 2007년 큰 싸움을 앞두고 전의를 다졌다. 아니 싸움은 이미 올해부터 시작됐다.

    곧 일어날 ‘거대한 전투’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지난 3월 21일 산하 3,000여개 회원단체에 ‘2006년도 단체협약 체결지침’을 내려 보냈다.

    경총의 지침서에는 올해 초 국회 환노위를 통과한 비정규직 보호법안에 대한 대처방안과 더불어 오는 2007년 시행을 앞둔 노사관계 로드맵의 주요 쟁점 사항인 복수노조 설립과 교섭창구 단일화, 전임자 임금지급 등과 관련된 공식적인 입장이 들어있다.

    경총의 입장을 요약해보면 △복수노조 설립 이후 교섭창구 단일화 △2006년 12월 31일부터 노조 전임자의 급여지급 중단 △노조의 산업별·집단교섭 요구 불응 등으로, 그간 자본 쪽에서 줄곧 주장해왔던 것들이다.

    자율 교섭과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법안 철폐, 산별 교섭 보장이라는 노동계 요구와는 전면 배치되는 내용들이다. 노사간 ‘거대한 전투’를 앞두고 전운이 감돌고 있는 중이다.

    “복수 노조되면 회사 뜻대로 움직이게 되더라”

    경총의 정책본부를 총괄하고 있는 이동응 상무는 복수노조 체제에 대해 “복수노조 문제가 노·사 관계에 있어 핵폭탄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세간의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일단 2007년 당해는 관망기로 봐야하지 않겠냐”면서 “2008~2009년 쯤에는 (복수노조가)자율적으로 정비될 것으로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상무는 “물론 한국노총·민주노총 가입사업장 별로 ‘강성노조의 출현 혹은 강화’를 놓고 회원사 일부에서는 속으로 전전긍긍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는 극히 일부의 의견일 뿐 복수노조 설립 자체에는 큰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노동기구(ILO)의 보고서에 따르면 복수노조의 분할지배가 사측에 유리하다고 나와 있다”며 “우리보다 앞서 복수노조 설립을 도입한 바 있는 일본의 경우 노조가 교묘하게 회사 뜻대로 움직이게 되더라”고 말해 자본 쪽이 복수노조를 바라보는 시각과 기대를 보여줬다.

       
    ▲ 전경련 강신호 회장, 경총 이수영 회장 등 경제5 단체장들이 모여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재계는 최근 2006년 임단협 지침을 발표하며 노사관계 로드맵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300인 이하 사업장 유보? 가당치 않다”

    “폭동이 일어날 지도 모른다” 경총 이동응 상무의 한마디다. 그러나 그는 “폭동이 일어나더라도 감수하고 가야 할 문제”라고 말한다.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조항을 놓고 한 말이다.

    이 상무는 노동부 등에서 나오고 있는 30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시행 보류 방침에 대해서도 “가당치도 않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는 재계의 공통된 입장이다. 실제로 경총의 올해 임단협 지침서에도 ‘사업장 규모를 떠나 모든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은 올해 12월 31일부터 전면 중단돼야 할 것’이라고 명시해놓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임금은 주되 전임자 수를 줄이자.”는 비둘기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이는 소수의견일 뿐이다. 이 상무는 “‘전임자 임금을 안 주면 산별노조로 간다, 산별로 가게 되면 더 관리하기 힘들어질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어요. 그러나 이 의견은 아주 일부”라고 말했다.

    경총의 설명대로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전면 실시와 산별 교섭 거부라는 두 가지 카드가 결합되면, 노동계 관계자들의 말대로 “노조는 망한다.” 이 상무가 ‘폭동’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데서 알 수 있듯이 자본 쪽은 사태의 심각성을 너무 알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노조가 ‘망할 정도’로 심각한 현재의 전략적 국면에서, 바로 그 이유 때문에 한발짝도 양보할 생각이 없는 것이다. “노조가 망한다는데.”

    “교섭 형태 내부 이견 적지 않다”

    복수노조 설립 그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교섭 방식과 형태의 문제다. 현재 정부와 자본 쪽은 창구 단일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단병호 의원은 노조가 다원화되면 교섭 창구 역시 다원화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노동계는 자율 교섭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이 상무는 “일각에서는 기업이 과반이상 조합원 가입 노조에게 배타적 교섭권을 주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하겠지만 ‘과반이상 조합원 가입 노조’의 성향이 어느 쪽으로 쏠려있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복수의 사업장을 가진 일부 기업에서는 교섭창구 단일화를 반대하고 있다”면서 “생산 영역별로 교섭창구를 달리하는 것이 더 편리하다는 주장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산별 교섭은 노사 관계의 안정을 위하여 응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경총과, 산별 건설과 산별 교섭을 복수노조 시대 전략적 대응의 핵심으로 삼고 있는 노조 사이에 ‘교섭’ 자체가 가능할지 불투명한 2007년 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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