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한 조직 모두 양분될 것"
By tathata
    2006년 03월 31일 09:0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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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복수노조가 양 노총의 통합을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노동과세계

한국노총은 올해로 창립 60주년이 됐다. 회갑을 맞은 한국노총은 2007년의 도전을 어떻게 헤쳐 나갈 생각일까. 이용득 위원장을 만났다. 거침없는 직설 화법이 쏟아져 나왔다.

그는 “복수노조 시대가 되면 노동계에 엄청난 혼란이 예상되지만, 역사는 그 혼란 속에서 올바른 쪽으로 발전해왔다”며 “복수노조가 오히려 통합을 촉진하는 계기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와 관련, 이 위원장은 “상급단체의 노동운동을 말살시키는 법”이라고 규정하고, “15년을 연기해온 법이라면 문제가 많은 법이므로, 이제는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불가능한 것을 하려고 하면 한국노총이 민주노총보다 훨씬 더 강하게 투쟁할 수밖에 없고, 총파업도 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또 민주노동당이 “반대하는 것 말고는 아무 것도 할 줄 모르는 초등학교 수준의 초보정치를 하고 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비정규법안 처리과정에 대한 불만이다. 이 위원장은 또 지난 총선에서 녹색사민당의 실패를 인정하며, “이번 지방선거에는 특별한 정치방침을 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소속 노조 상당수 한국노총으로 올 수도”

-복수노조 시대의 개막이 노조 운동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유럽처럼 산별체제에서 복수노조를 실시하는 것하고, 우리처럼 기업별 형태의 노조체제 속에서 맞이하는 것은 다릅니다. 기업별 노조체제에서 복수노조까지 들어오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봐요. 그러나 조직 결사의 자유 차원에서 막을 수 없는 시대적 분위기죠. 우리도 상당히 혼란스러울 겁니다. 적어도 한 5~6년 정도까지는 매우 혼란스러울 것입니다.

양대 노총이 이념적 구분이 가지 않는데도 양분 현상이 가속화되는 것을 볼 때, 복수노조가 되면 웬만한 조직은 다 양분되는 것으로 봐야 합니다. 양분을 넘어 삼분, 사분으로 분열돼 혼란이 올 것입니다. 거기다 사용자들이 분열을 은근히 조장하고 이용하려 할 것이고요.

-복수 노조 허용,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가 연기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보십니까.

   
▲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복수노조시대가 오면 "예측할 수 없는 혼란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동과세계

=가능성이 없다고 봅니다. 복수노조는 10년 이상 유예된 제도며 이제는 시행돼야 하지만, 전임자 임금부분은 폐지돼야 합니다. 전임자 임금 지급을 금지하라는 말은 상급단체 지역지부, 산별연맹, 노총 중앙 조직에 있는 파견자들을 모두 업무에 복귀시키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노총이 그 급여를 부담하면서까지 파견자를 묶어둘 여력이 없습니다. 그래서 상급단체 운동이 다 말살되는 겁니다. 그러면 운동 끝나는 거죠. 이런 엄중한 현실이 있는데 정부가 그것을 간과하고 있는 겁니다. 그것은 말도 안 되는 법입니다.

-사용자 쪽은 어떻게 나올 것 같습니까.
=사용측도 다 획일적이지는 않지만, 복수노조를 원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용자 쪽도 어쩔 수 없이 복수노조로 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요. 전임자 임금지급 부분은 사용자가 아무리 반대하더라도, 노동운동이 다 끝나는데,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세계적으로도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하라는 법 없거든요.

“1년 조합비 4천억원, 30%만 정치 사업에 써도 엄청난 파괴력”

-복수노조 시대가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십니까.
=국민들이 노동조합에 대한 관계의 개념이 없습니다. 조합원들도 없기는 마찬가지고, 심지어 조합 활동가들도 개념이 없습니다. 지금 제대로 된 노동운동을 하고 있다면 기업별 노조는 없어졌겠죠.

불과 10%밖에 안 되는 조직률이지만, 양대 노총 다 합치면 160만 명입니다. 조합비 총액으로 따지면 평균급여의 1%라고 한다면 2만원씩 160만 명이면, 한달이면 320억원입니다, 일년이면 4천억 원이고요. 이 엄청난 돈이 노조활동으로 쓰이고 있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노조의 집단 이기주의지요.

자기 노조 조합원을 위해 체육대회를 연다, 단합대회를 연다, 투쟁기금이다 뭐다해서 비축해서 쓰는 겁니다. 이게 만약 총연맹, 산별로 모아졌다고 하면 그 중에 한 3백억 내지 4백억 원 정도만 정치사업에 쓰여도 엄청난 파괴력이 있을 겁니다. 그럴 때 노조를 위한 제대로 된 정책들이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민주노동당 초등학교 수준의 초보 정치하고 있다"

지금 민주노동당은 반대하는 것 말고 아무 것도 할 줄 모르는 초등학교 수준의 초보 정치를 하고 있거든요. 80%를 싸워서 따냈는데 20%를 반대하는 세력들이 난리치는 거 아닙니까. 그들에게 노동조합의 3백~4백억 원 돈이 집행되고 제대로 정책을 만들어 내보라고 하면 그런 유치한 짓은 안할 겁니다.

그래서 기업별 노조는 노동운동일 수 없고, 노동운동의 발전을 위해서는 조직형태가 바뀌어야 되는데 그렇게 고민하는 활동가도 없고, 다가오는 상황을 예측 못하는 겁니다. 저도 무진장 혼란이 옵니다. 그러나 역사는 그 혼란 속에서 올바른 쪽으로 발전했습니다.

-한국노총은 복수노조 시대를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하고 있습니까.
=지금까지 민주노총 조직은 매우 공세적이었습니다. 중앙보다는 하부에서 더욱 적극적이었고요. 그 부분에 있어서는 민주노총이 한국노총에 대해 네거티브 전략, 어용이고, 문제가 있으니까 와라 하는 것이 깔려 있었고, 그것이 조합원들에게 먹혀들었죠.

"넘어가고 넘어오는 노조들 있을 것"

하지만 한국노총 사업장도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물론 일부 지역이나 사업장에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고 있지만, 노총 중앙이 그 문제점을 다 바꿔내지는 못합니다. 그런 문제들은 복수노조 시대로 가게 되면 다 정리가 될 것으로 봅니다.

그런 조직들은 다 소수조직으로 남고, 조합원들은 새로운 노조로 많이 몰릴 수밖에 없게 됩니다. 한국노총에서 그런 것을 다 정비하고 조련하지 못한 조직들은 민주노총으로 갈 겁니다.

그러나 민주노총의 조합원 다수는 좌파가 뭔지 모르는데, 민주노총 정파들은 이데올로기에 대해 인식도 못하는 조합원들을 끌고 왔습니다. 그런 조합원들이 45%정도 된다고 봅니다. 이런 데는 한국노총이 아주 공세적으로 조직할 수 있습니다.

한국노총의 잘못된 조직들, 제대로 지도를 할 수 없는 조직들은 제대로 된 운동을 위해 민주노총으로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 마찬가지로 민주노총의 특정 정파들이 장악을 해서 조합원의 선택을 제어하는 조직들은 한국노총이 공세를 해 가져와야 합니다. 예측할 수 없는 혼란 상태로 빠질 것으로 봅니다. 이번 대의원대회에서 (조직특별위원회와 같은) 새로운 조직들을 만든 것은 복수노조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입니다.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조항 “실행 불가능한 법 폐지돼야”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에 대해서 어떤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까.

   
 
▲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이 지난 11월 20일 노동자대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복수노조는 찬반을 떠나 ILO 정신에 봤을 때 시행해야 된다는 것이고,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는 ILO 정신으로 봐도 폐지돼야 됩니다. 현실적으로 법 실천이 불가능해 폐지돼야 하는 거죠. 법이라는 건 대상자가 감내할 수 있는 능력이 된다면 법리적으로 고민해 볼 수 있는 겁니다. 산별을 아예 법으로 강제해서 전임자 임금을 노조가 지급하라면 한국노총은 고려해볼 수도 있습니다. 불가능 한 것을 하려고 하면 한국노총이 민주노총보다 훨씬 더 강하게 투쟁할 수밖에 없고 총파업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위원장께서는 평소 두 노총 통합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여 왔습니다. 노조 경쟁 시대를 의미할 수도 있는 복수 노조 시대 노동조합 운동의 대동단결은 어떻게 모색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지금 통합의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통합을 말하는 순간 조직으로부터 비판받고 힘들어지게 됩니다. 잘못 된 거지요. 복수노조가 통합을 촉진하는 계기도 될 것으로 봅니다. 극단적인 세력은 절대 함께 못하고, 독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일본을 비롯한 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극단적이지 않고 통합적인 45%의 다수가 큰 조직을 만듭니다. 항상 봤을 때 대중적인 조직들이 통합하자고 하는 거지요. 이렇게 되면 사업장 단일조직으로 나올 수 있고요.

지금은 강경세력들만이 존재하지, 통합을 말할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강경은 강경끼리 해, 우리는 우리끼리 할께 이렇게 됐을 때 조직의 통합이 가능합니다.

“복수노조가 두 노총 통합 앞당길 수도”

통합이라는 것은 복수노조에 의해서 정리가 되든, 아니면 다른 것에 의해 정리가 되든 그렇지 않으면 안 되겠더라고요. 처음에는 통합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거라고 생각하고, 제가 통합을 얘기하면 한국노총에서 보수꼴통으로 내 뒷다리 잡는 사람들 떨어져 나갈 거고, 이쪽(민주노총)에서는 극렬 좌파들이 떨어져 나갈 거고 그렇게 하면 중간에서 통합이 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이걸 끊으면서 치고 나가기가 쉽지 않겠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내부적으로 정리될 필요가 있는데 현재 상황에서 정리가 되겠습니까. 복수노조에서 그런 시스템으로 정리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올해부터 2008년까지 주요 선거가 매년 있습니다. 한국노총의 방침은 무엇이며, 민주노동당과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하고 나갈 것인가요,
=개인적으로는 정치활동을 통해 운동계 통합이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민주노동당이 실력이 되느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한 의문도 제기됩니다. 한국노총이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과 같이 하더라도, 크게 보면 거기서 자민통과 전진이라는 두 가닥이 있는데 한국노총까지 거기에 가세되면 그 실력이 없는 조직에 오히려 과부하만 주는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이 지난 10일 열린 ‘한국노총 창립 60주년’ 행사에서 새롭게 바뀐 한국노총의 상징마크를 선포하고 깃발을 흔들고 있다.ⓒ한국노총

한국노총이 정치실패에서 벗어나지도 못하고 있고, 그래서 내가 지난 두 해 동안 지역을 돌면서 생각해봤는데, 호남 지역에 가면 민주당 열린우리당이어야 합니다, 다른 당 이야기를 하면 난립니다. 영남지역에 가면 한나라당이어야 하고요. 민주노동당을 이야기하면 양쪽 다 반발이 오더라구요.

그래서 녹색사민당의 선거결과를 인정하게 됐습니다. 한국노총에서 10만표가 나왔는데 거기서 5만표가 조합원이 찍은 표라고 한다면, 한국노총 조합원 중에서 5%만 찍었다는 겁니다. 한국노총의 정치방침을 조합원이 따르지 않았다는 거죠. 그것도 95%가 안 따랐습니다. 불과 1년 6개월 전에 이 같은 상황이었습니다.

사정이 이런데, 이것을 끌고 갈 힘도 없고, 민주노동당이 그만한 유인도 보여주지도 못합니다. 우리 조직도 정치부문에 대해서는 후진적인(웃음) 부분이 있고요. 5.31 선거에 대한 방침을 세운다는 것은 무척 어렵습니다. 지역 사업장별로 중앙과의 관계를 연결해주는 수준에서 끝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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