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금융 회장 후보군
    김정태 포함···“금융적폐”
    대통령과 경남고 동창, 봐주기 의혹
        2018년 01월 18일 06:0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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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계와 시민사회는 물론 정치권까지 금융권 내 최대 ‘적폐인사’라고 비판하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차기 회장 후보군에 포함됐다. 그러나 적폐청산을 외치는 문재인 정부가 하나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출에 지나치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일각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태 회장과의 경남고 동창이라는 학연 때문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공투본)는 18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천 2백만 명이 넘는 국민들이 만들어낸 촛불 혁명을 기반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국민들의 기업인 금융지주에 대해 지금처럼 수수방관, 립 서비스, 책임 회피의 자세로 임하는 것은 직무유기이자 그 자체로 적폐 행위에 동조하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정태 회장 심판 촉구 기자회견(사진=공투본)

    앞서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 16일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김정태 회장, 최범수 전 코리아크레딧뷰로 대표이사, 외환은행장 출신의 김한조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 등 3명을 선정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하나금융 회추위에 회장 선정 일정을 연기하라고 했지만, 회추위는 후보군 선정을 강행했다.

    정부가 하나금융지주 회장 선임에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비판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나온다. 제윤경 의원(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은 이날 정무위 현안보고에서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에게 “하나금융지주 회장 선임과 관련해 금융당국 개입이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최 원장은 “어느 정도 후보가 결정되면 감독당국의 본분인 적격성 검사를 진행하겠다”고 답했다.

    공투본 역시 “회장후보선출 절차에 객관성, 투명성, 공정성을 확보하라는 금융당국의 지적을 사외이사들과 작전세력들은 ‘관치’라는 방패로 막아내며 대명천지에 날강도 같이 빛의 속도로 날치기 연임을 해치우고 있다”며 “이것이 과연 청와대가 말하는 공정함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직원과 국민 여론에서는 김정태 연임 반대가 압도적

    하나금융지주 내에서 김정태 회장이 3연임에 반대하는 여론이 압도적이다. 지난해 10월 28일부터 30일까지 하나금융그룹 직원 총 12,096명을 대상으로 하나금융지주 노동조합에서 실시한 ‘하나금융지주 경영실태 및 김정태 회장 연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김정태 회장의 3연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답변자는 단지 1%에 불과했다. 그 중 52%는 당장 퇴임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김정태 회장에 대한 퇴임 요구는 하나금융지주 내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해 11월 20일 금융정의연대가 여론조사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한 전 국민 여론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하나은행 인사 개입과 관련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물러나야 한다는 응답이 69.1%에 달했다.

    노동계는 각종 불법, 비위행위에 따른 이 같은 부정적 여론에도 김정태 회장이 최종 후보군에 포함됐고, 이 과정에 정부의 개입이 소극적인 이유를 문 대통령의 ‘학연’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공투본은 “문재인 정부는 새해 국정과제 발표에서 국민을 향한 다짐으로 반칙과 특권이 없는 사회를 약속하고, 부당대출 등 금융적폐를 없애고 금융권의 갑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며 “그러나 고교 동창생이 회장으로 있는 하나금융지주에서만은 그 약속을 외면하고 머뭇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태 회장은 경남고 동문이다.

    “회장 후보군 선정은 김정태 회장 3연임을 위한 시나리오 상의 연극일 뿐”

    다수의 언론은 후보 3인 중 1명인 최범수 대표이사를 김정태 회장의 대항마로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계는 김정태 회장 3연임을 위한 들러리라고 주장하고 있다.

    공투본은 “김정태 회장의 경남고 후배인 최범수 대표이사를 외부인사라는 지위로 둔갑시켜 구색 맞추기 역할로 내세웠다”고 지적했다. 김한조 이사장에 대해선 “외환은행 직원 900여명 징계를 획책한 장본인을 들러리로 세우는 치밀함까지 보였다”고 지적했다. 김 이사장인 외환은행장일 당시 노조의 총회를 위해 자리를 비운 직원 898명에 대한 징계가 단행된 바 있다.

    공투본은 회추위의 차기 회장 후보군 선정에 대해 “김정태 회장 3연임을 위한 시나리오대로 공연된 한 편의 ‘연극’에 불과하다”며 “회추위의 행태는 이미 답을 정해 놓고 그 결과를 얻기 위한 쇼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공투본은 “김정태 회장은 심각한 반헌법적 언론통제 행위 하나만으로도 당장 회장직에서 물러나야 할 사람”이라고 “그런데 청와대는 뒤에서는 이런 사람을 비호하면서 앞에서만 민주정부, 서민을 위한 정부라고 말하고 있다. 법률이 보장하는 감독권 행사마저도 고교 동창생을 위해 버젓이 무력화 시켜버린 현실에 2만여 하나금융 전 직원들은 실망감과 충격으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정태 회장의 3연임에 대한 ‘욕망’은 하나은행지주 홍보팀의 적극적인 언론통제 행태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김정태 회장에 대한 비판적 기사를 광고주 지위를 이용해 기사 삭제를 종용했다는 등의 얘기는 이미 언론계에선 공공연한 사실이다. 김정태 회장 3연임 시도에 대한 비판 기사를 보도했던 <레디앙>에도 기사 삭제를 요구한 바 있다.

    또 지난 11일자 <미디어 오늘>도 하나금융지주 홍보담당자가 김정태 회장에 대한 비판 기사를 보도한 모 언론매체의 기자에게 2억과 김정태 회장 연임 후 계열사 고위직 자리까지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식으로 기사 삭제, 수정을 요구하고 언론사에 광고비 명목으로 주는 돈 대부분이 하나은행 광고비로 집행됐을 가능성도 있어 논란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김정태 회장이 자신에 대한 비판 기사를 막기 위해 하나은행의 광고비를 사용했다면 현행법 위반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은행법 제 35조의 4 제2호에 따르면 ‘은행의 대주주는 그 은행의 이익에 반하여 대주주 개인의 이익을 취할 목적으로 경제적 이익 등 반대급부의 제공을 조건으로 다른 주주와 담합하여 그 은행의 인사 또는 경영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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