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교조 신임위원장 "교원평가제 원점부터 재논의"
    By tathata
        2006년 03월 31일 05:2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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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제 12대 위원장에 장혜옥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향후 전교조의 운동방향에도 새로운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교원평가제의 전면 재논의 요구는 물론 입시제도 개혁, 교육시장 개방 저지 등 정책적인 면에서도 전교조의 목소리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교원평가제 외에 특별한 쟁점이 부각되지 않은 채 차분하게 진행된 이번 전교조 선거는 전임 지도부를 계승하는 기호 1번 김민곤 후보와 이를 비판하는 2번 장혜옥 후보 두명의 대결로 치러졌다. 장혜옥 후보는 전체 유권자 8만9천여명 가운데 83%가 투표에 참여해 54.5%의 지지를 얻어 위원장에 당선됐다.

    장혜옥 위원장은 31일 오전 취임 기자회견에서 “졸속추진 되어 현재 시범학교에 운영 중인 교원평가제를 전면 재논의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 위원장은 “정부가 정보를 독점한 상황에서 학부모의 여론을 왜곡시켰다”며 “교원평가의 반(反)교육적 내용을 외국의 사례를 조사하고 알려내 학부모의 인식을 바꾸고 제대로 된 교육을 갖춰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정부가 추진하는 교원평가제도에 대해 단호하게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하는 동시에 학부모와 국민을 상대로 교원평가의 부당성을 알리는 데에도 역점을 둘 것이라는 의지로 풀이된다. 장 위원장 스스로도 자신이 당선된 주된 이유가 “무엇보다 교원평가에 대한 (조합원들의) 판단”이라고 말하고 있는 만큼 여론의 악화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각오다. 장 위원장이 대외적으로는 여론을 전교조로 돌리고, 대내적으로는 교원평가제를 투쟁을 통해 저지하는 이 두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관심거리다.

    실제 장 위원장이 당선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수일 전 위원장이 교원평가제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지도력에 대한 평가가 크게 작용했다. 상대적으로 ‘교섭’에 중점을 둔 이 전 위원장에 대해 조합원들은 장 위원장을 택함으로써 ‘투쟁’을 선택한 것이다. ‘온건파’로 분류되는 김민곤 후보가 조직적인 규모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거 막바지까지 승리를 가늠하기 어려웠던 장 후보가 당선된 데에는 조합원들의 전임 지도부에 대한 평가가 크게 작용했다.

    전교조 부설 참교육연구소의 이철호 부소장은 “조직되지 않은 조합원들 대중이 전임 지도부의 지도력을 평가한 것이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전교조의 한 조합원 또한 “교원정책에 대해 교육인적자원부와의 협의와 교섭도 중요하지만 교섭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우리의 위력적인 힘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교섭에서 유리한 입지를 점령하기 위해서라도 투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장 위원장이 전교조의 운동을 새롭게 변화시킬 의지를 보인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먼저, 입시제도 개혁과 교육시장화 저지를 투쟁을 통해 막아내겠다는 의지다. 장 위원장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자사고, 특목고, 자율학교 등 다양한 학교가 판을 치고, 교육개방의 독소조항을 가득 안고 있는 외국교육기관특별법이 통과됐는데도 (전임 지도부가) ‘강 건너 불구경’이었고, 학생단체들의 신뢰마저 잃었다”며 교육시장 개방과 입시제도 개혁에 대해 보다 강력한 의지로 운동을 전개할 것임을 약속했다.

    학생인권의 중요성도 강조될 전망이다. 장 위원장은 “학생들의 인권은 우리 사회가 아직 한번도 진정성을 가지고 정식으로 참여하면서 나눠본 적이 없다”며 “교육 환경의 민주화를 주요 의제로 설정해 학생인권 차원에서 교육을 재조명 할 것”이라고 밝혀 학생자치의 강화에 역점을 둘 것임을 밝혔다.

    출범을 앞두고 있는 자유교원노조와 한나라당의 사립학교법 개정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 위원장은 “열린우리당의 사립학교법 개정이 미흡했음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이 재개정을 추진한다면 전교조 또한 맞불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자유교원노조에 대해서도 “안티 전교조를 서슴없이 표방하고 있는 단체에 대해 비판은 비판대로 겸허하게 받아들이겠지만, 전교조의 진정성을 훼손하는 점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대처를 단호하게 할 것”이라고 밝혀 전교조가 보수진영의 악의적인 공세에 대해 할 말은 분명하게 하고 넘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지도부에 대한 교육운동 진영의 기대 또한 높다. 홍은광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 보좌관(교육위원회)은 “장 위원장의 당선으로 그동안 흐지부지됐던 공교육 개편안이 다시 교육운동의 주요 의제로 부각돼 전개시켜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배태섭 진보교육연구소 사무국장도 “한미FTA, WTO 교육시장 개방저지에 대해 해야 할 일이 산적하다”며 “그동안 미뤄져 왔던 과제들을 힘차게 추진해 나갔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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