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8만여명 해고대란 위기
    대상 12만여명 중 정규직 전환 2%
        2018년 01월 16일 09:0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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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만 명의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 위기에 내몰렸다. 전국 시‧도 교육청 정규직전환심의위원회가 정규직 전환제외로 결정한 분야의 노동자에 대해 사업종료, 기간만료 등을 이유로 해고를 자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학비연대)는 16일 오전 서울 정동에 있는 민주노총 15층 교육원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2월말 계약만료를 맞아 최대 8만 명에 달하는 기간제 노동자들이 해고되는 해고대란이 발생될 위기”라며 “전국 시도교육청 전환심의위원회는 ‘정규직전환 제외 심의위원회’, ‘비정규직 해고 심의위원회’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학교비정규직의 추가적인 정규직 전환율은 거의 제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학비연대는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전국여성노조,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로 구성된 학교 비정규직 연대체다.

    학비연대 기자회견(사진=노동과세계)

    현재 시도교육청별 정규직전환심의위원회(심의위)는 막바지 논의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노동계에 따르면, 교육청들은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전환 가이드라인조차 위반하며 상시지속적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초단시간 노동자, 운동부 지도자 등에 대한 제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동부 특별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학교비정규직중 정규직 전환심의대상의 전체규모는 82,690명이며 현재 교육기관 전체 정규직 전환 비율은 대상인원 125,000명(기간제 96,000명, 파견용역 29,000명)중 2,438명으로 2%로 낮은 전환율을 나타냈다.

    학비연대는 심의위가 정부의 가이드라인조차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작년 7월 20일 발표된 관계부처합동 공공부문 정규직전환 대책에서 정한 ‘상시지속적 업무에 종사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원칙’과 정부의 가이드라인조차도 무시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초등돌봄교실, 배식지원 등의 업무를 하는 초단시간 노동자들도 전환 대상이지만 심의위는 이들을 전환제외 대상으로 분류했다. 이 밖에 운동부 지도자, 도서관연장실무원 등도 전환제외 대상이다.

    이에 대해 학비연대는 “한시적 사업을 자의적으로 확대해석해 과거 수년간 공교육 현장에서 계속해서 일해 왔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전환제외 결정을 하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작년 정부의 대책이 없었더라도 애초부터 당연히 무기계약으로 전환될 대상자였던 6천6백여명 외에 추가적인 전환 결정은 거의 없을 상황”이라고 질타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교육청이 전환제외를 결정한 비정규직 노동자를 사업종료, 기간만료 등을 이유로 해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학비연대는 “교육청의 자의적인 판단으로 한시적 사업이라 판단하여 전환제외 결정을 하고, 이를 합리화시키기 위해 사업을 실제로 종료하는 방식으로 집단해고를 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9월 교육부 전환심의위 결정에서 전환제외 권고결정이 났던 영어회화전문강사, 초등스포츠강사, 유치원시간제기간제교원 등은 학년말을 맞아 계약만료를 이유로 학교장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는 등 심각한 고용불안을 겪고 있다. 교육청 또한 이들에 대한 고용안정 대책을 전혀 수립하지 않고 있다.

    학비연대는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은 공공부문 중 가장 비정규직이 많은 학교현장에서는 완전히 실패한 것이라 평가받게 될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직접 나서서 책임지고 학교비정규직에 대한 제대로 된 정규직전환을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노동부, 교육부 등 정부가 직접 나서서 상시지속업무에 대한 정규직 전환 원칙을 확립하고,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교육청 전환심의 과정에서 지켜지도록 시도교육청에 대한 특별실태 점검과 지도감독을 실시하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교육청 심의위에 대해서도 “현재의 졸속적이고 비민주적인 전환심의 과정을 중단하고, 이제라도 상시지속업무에 대한 정규직 전환원칙에 따라서 성실하게 심의하고, 해고 결정을 즉각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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