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성현, 대표자회의 제안
    노사정위 개편 추진 밝혀
        2018년 01월 11일 04:0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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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성현 노사정위원장이 11일 사회적 대화기구 개편을 논의하기 위한 노사정 대표자회의를 오는 24일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문성현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사회적 대화를 위한 노사정 대표자회의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참여 대상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위원장, 경총과 대한상의 회장, 고용노동부 장관, 노사정위원장 등 6명이다. 노사정위 개청식이 있는 24일 첫 대표자회의를 열고 사회적 대화의 정상화 방안, 논의 의제 등을 마련하자는 것이 문 위원장이 대표자회의를 제안한 취지다.

    문 위원장은 “사회적 대화는 시대적, 국민적 요구”라며 “지금 이대로라면 우리의 혁신과 성장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더불어 잘 사는 나라,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경제·사회 주체들이 함께 모여 숙의하고 공감대를 도출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특히 대표자회의를 통해 합의가 된다면 구성원, 의제, 운영방식, 명칭까지 포함하는 사회적 대화 개편 방안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기존 노사정위 해체에 준하는 수준의 개편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 위원장은 ‘기존 노사정위를 해체하고 다른 틀로 사회적 대화를 하겠다는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에 “4차 산업혁명시대 문제라든지 현재 중첩되어 있는 여러 가지 현안들을 풀기 위해서는 현재의 노사정위원회는 바뀌어야 된다는 것은 분명한 생각”이라며 “이전처럼 일정한 합의를 전제로 한 노사정위원회가 아니라 노사 간에 충분한 협의, 논의가 중심이 되는, 합의를 지향하는 협의체로 바뀌어야 한다”고 답했다.

    정부의 정책 관철을 위해 노사가 들러리를 서는 식의 기존 노사정위의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노사정위원회라고 하는 이름엔 지난 시기 대립과 갈등 시기의 이미지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심지어 그 부분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으면 그것도 고려할 수 있다”며 “노사가 요구하는 어떤 내용도 다 담는 최대한의 개편을 하겠다”고 말했다.

    대표자회의 성공 여부는 사실상 노동계의 참여에 달렸다. 문 위원장이 노사정위 참여가 아닌 대표자회의를 제안한 것 또한 노동계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양대노총은 기존 노사정위엔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이미 밝힌 바 있다.

    한국노총은 오는 24일 사회적 대화 개편 방안을 논의하는 대표자회의엔 참여하기로 했다. 다만 본격적인 사회적 대화에 복귀하는 문제는 추후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결정하기로 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한국노총은 새로운 사회적 대화를 제안한 당사자로서, 사회적 대화 재개를 위한 이번 제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다만 “파탄 난 사회적 대화 복원을 제안하면서 사회적 대화가 파탄에 이르게 된 데 대한 뼈를 깎는 자기반성과 성찰이 없었다는 점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한국노총은 “사회적 대화는 필요한 것이지만 정상적으로 복원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무엇보다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고 노동계에 신뢰를 주어야 한다”며 “합의한 약속을 이행해야 하며, 노동자를 경제발전의 희생양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정부여당이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된 근로기준법 개악을 시도한 것을 언급 “근기법 개악은 대통령이 약속한 노동존중사회 실현이 아니며, 사회적 대화와 병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부여당이 노동계로부터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국노총은 2016년에도 노동개악 관련해 박근혜 정부가 노사정 합의 사항을 일방 파기한 것에 반발해 노사정위 탈퇴를 공식화한 바 있다.

    민주노총은 문 위원장의 제안을 일단은 긍정 평가했다. 대표자회의 참여 여부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입장문을 내고 “수명을 다한 기존 노사정위원회를 고집하지 않고 노사정 대표자회의를 통해 어떤 개편 내용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제대로 된 사회적 대화를 위한 열린 자세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다만 날짜를 못 박은 대표자회의 제안을 민주노총과 사전협의 없이 제안한 점에 대해선 유감을 표명했다.

    민주노총은 “사전협의 없이 발표한 일정으로 이 제안에 대해 민주노총은 지금부터 내부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시작해야하기에 참석할 수 있는 조건과 상황이 아니다”라면서도 “새로운 사회적 대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면서 이와 관련한 문성현 위원장의 제안에 대해 조직 내부적으로 적극적인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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