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만나는 한국교회
"한국교회, 역사변혁 동력 제공하고 선교적 교회로 자리잡길 기도하며"
    2018년 01월 08일 02:4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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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만나는 한국교회’ 칼럼 연재를 시작한다. 영등포산업선교회 총무와 새민족교회 담임목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교육훈련원장을 역임했고 현재 크리스챤아카데미 원장을 맡고 있는 이근복 목사의 칼럼 글이다. 종교의 의미가 많이 퇴색된 현실에서 여전히 종교의 초심으로 기도하는 이근복 목사의 글과 그림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이번 회의 그림은 ‘뉴스앤조이’에 실렸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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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가 무슨 의미가 있다고 교회 그림을 올린단 말인가?

어쩌면 이런 문제제기가 당연한지도 모릅니다.

작년 11월 12일에 자행된 명성교회의 불법세습을 철회시키고 예장총회의 공정한 재판을 촉구하는 연합기도회(2017년 12월 18일)의 준비위원장으로 역할하면서, 새삼 저는 한국교회의 적폐를 적나라하게 보게 되었습니다. 죄송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럼에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은, 500년 전 유럽의 종교개혁을 통해 중세교회는 물론 전 사회가 변혁되는 놀라운 역사가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한국교회가 본질을 되찾는다면 교회뿐만 아니라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데 교회가 공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유럽의 종교개혁이 ‘근원으로 돌아가려고’(Ad Fontes) 힘써서 귀한 열매를 맺었으니, 한국교회도 근원으로 돌아가는데, 선교 초기에 세워져 100년이 넘게 존재하며 민족 역사와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한 교회당을 그림으로 새겨 보는 것이 자극이 될 것이란 생각에, 이런 무모한 시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교회그림은 건축물을 표현하는 작업이지만, 거기에도 하나님의 교회로서 정체성이 담겨있고, 신앙공동체를 세울 때의 신심과 패망한 민족을 향한 거룩한 기대, 인간을 총체적으로 해방하는 복음의 가치가 체현되어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요즘 한국교회가 따가운 시선을 받지만 기억할 만한 긍정적인 점이 있습니다. 유난히 굴곡이 많았던 우리 역사에서 교회는 지역사회의 구심점이었고 고난의 증언인 경우가 많았던 까닭입니다.

고등학교 여름방학 때 그림특별반을 같이하였던 친구 이철수 화백의 판화는 늘 경이롭고 부러웠습니다. 박달재 부근의 화실도 가보고, 전시회에 가서 감탄하고는, 친구의 큰 걸개그림을 구하여 제가 섬긴 성문밖교회(영등포산업선교회) 예배당에 게시하였습니다.

1998년, 제가 사역하던 새민족교회 앞 서대문도서관에서 서양화 반원을 모집하는 현수막이 눈에 들어와 소망이던 그림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목요일마다 두 시간씩 수채화를 배우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4년 동안 빠지는 날도 많았고 과제물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였지만, 탁월한 심우채 화백의 지도 덕분에 잘 배웠습니다. 더 이상 화가의 지도를 받을 수 없게 되자, 저는 궁리 끝에 붓펜으로 그리고 수채물감으로 채색하는 방법을 찾아내었습니다. 그렇지만 “캔버스는 한편으로는 구속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드러낸다.”(책 ‘그림에 마음을 놓다’에서)는 이주은 박사의 말이 실감할 때가 많을 정도로 한계를 느낍니다.

한국교회가 문제를 극복하고 기득권 세력에 의해 뭉개진 우리 사회에 사회적 영성을 제공하며 나라를 새롭게 세우는데 한 몫을 감당하길 기도하며 정성껏 교회그림을 그립니다. 특히 역사변혁의 동력을 제공하고 선교적 교회로 자리잡아 지역사회에서 다시 존중받기를 소망하며 작업에 임합니다.

2016년 1월, 제가 일하는 크리스챤아카데미와 한겨레신문이 공동으로 진행한 ‘종교개혁 역사인문탐방’중에 들렸던 독일 바르트부르크성에는 루터가 고뇌하고 기도하며 성서를 번역한 ‘루터의 방’이 있었습니다. 이 방을 품고 있는 건물과 우리나라 최초의 조직교회인 새문안교회의 첫 예배처소의 그림을 올립니다.

바르트부르크 성의 “루터의 방”(이근복 그림)

새문안교회 첫 예배당 모습(이근복 그림)

 

필자소개
이근복
성균관대학교와 장로회신학대학원 졸업. 전 영등포산업선교회 총무, 새민족교회 담임목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교육훈련원장을 역임하고 현재 크리스챤아카데미 원장을 맡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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