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제재 있어도
남북 협력사업 가능해“
미국 일각의 남북대화 부정적 반응에 “우리 정부가 잘 추슬러야”
    2018년 01월 04일 01:4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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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4일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한 남북회담에 대해 미국이 일각에서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는 것에 대해 “우리 정부가 잘 추슬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문정인 특보는 이날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여러 개의 UN 안보리 제재결의안과 미국의 독자적 대북제재가 있는 가운데서 우리가 북한과 어떤 부분에서 교류와 협력을 할 수 있는가를 우리 정부가 많이 고민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남측에 대화를 제안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 미국 정부와 워싱턴 조야에선 ‘한국과 미국 사이를 이간질 시키는 것’이라는 부정적 평가가 많다. 특히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역시 같은 날 미국의 소리(VOA)와 인터뷰에서 “(김정은의) 신년사는 한국과 미국을 멀어지게 만들려는 목적이 있다”며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듣고 안심한 사람이 있다면 연휴 동안 샴페인을 너무 마셔서 그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 특보는 2007년 남북 총리가 만나 10·4 정상회담의 후속조치로 경제·사회·문화 등 다방면에 걸친 45개 협력사업을 합의한 사례를 언급하며 “합의한 것 중 최소 20개 정도는 UN안보리 제재결의안과 미국의 독자제재가 있어도 협력이 가능한 부분들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북한에 나무를 심는 사업, 인도적 지원사업 등 쉬운 것부터 할 수 있다”며 “북한이 저렇게 통 크게 나왔기 때문에 기대에는 못 미치겠지만 남북한 간의 그동안 경색된 국면을 반전시킬 수 있는 협력 아이템들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북관계 개선의 목표인 북핵 문제 해결과 관련해선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는 기본적으로 미국과 북한 사이의 주요 현안으로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의 역할은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남북관계가 좋아지고 우리가 미국하고 긴밀하게 공조해서 협력해 나간다면 북한이 우리를 통해서 미국과 대화하고 협력할 가능성이 상당히 많아진다”며 “그러면 우리가 북미관계를 개선하는데 있어서 촉매제 역할을 할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남북관계 개선으로 신뢰가 쌓이면 북한에 ‘서울을 통해 워싱턴을 해결하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는 뜻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물론이다. 2003년도, 6자회담이 시작할 당시에도 그런 현상이 있었다”며 “당시 북한이 6자회담에 안 나오려고 하니까 당시 정세현 통일부 장관이 평양에 찾아가서 북한 측을 상당히 설득을 한 것이 크게 기여를 했다”고 전했다.

더 나아가 “2000년 남북정상회담 할 때도 김정일 당시 위원장이 미국과 관계개선을 희망했는데 북미 간 채널이 약했었다. 그래서 김대중 대통령이 사실상 중개역을 해, 2000년 10월 13일에 조명록 당시 인민군 정치국장을 워싱턴에 가게 만들고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평양을 가게 만들었다”며 “상상력을 갖고 외교를 하면 북미 간의 관계를 개선하면서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특보는 북한이 남북회담에서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혹은 규모 축소를 요구할 경우에 대해 “우리는 한미연합군사연습과 훈련을 신성시해 누구도 터치할 수 없는 언터처블로 이해했다. 하지만 이번에 한국이나 미국 측이 올림픽 성공을 위해서 이것을 연기하거나 재조정할 수 있다고 한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발전이라고 본다”며 “북한도 이것에 대해 분명히 화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 내용을 봤을 때 남북관계 개선의 속도가 예상보다 빠를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그는 “작년도 신년사는 인민에 대한 사과로 시작했지만 금년엔 ‘핵 무력 완성했다’는 자신감을 북한 주민들에게 보여줬다. 특히 어제(3일) 리선권 조국통일평화위원회 위원장의 TV를 통한 발언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며 이같이 해석했다.

한편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별개로 남북회담에 대한 회의적 평가도 있다.

김정봉 전 국정원 대북실장은 이날 오전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평창에 대표단이 올 가능성이 굉장히 높지만 남북 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상당히 미지수”라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남북 관계 포괄적 개선문제에 이어 개성공단을 재가동하자, 금강산 관광 재개, 한미연합훈련을 중지를 요구할 수 있다”며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문제는 UN제재에 걸려 있는 부분이고, 한미연합훈련 중지는 대미관계가 걸려 있다”고 했다.

이어 “(북한의 요구를 들어주면) 미국 입장에선 ‘한미동맹을 파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단은 (회담 전에) 미국과 철저하게, 물 샐 틈 없이 사전합의를 해야 한다”면서도, 회담이 중간에 깨질 가능성에 대해선 “항상 있다”며 “북한은 자기들이 원하는 부분이 얻어지지 않으면 언제라도 회담장을 박차고 나가고 바로 미사일을 발사한다든가 도발할 가능성이 항상 있다. 지금까지 그런 사례도 아주 여러 번 있었다”고 우려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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