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회피,
불법·편법 등 위반 많아져
    2018년 01월 04일 12:4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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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사업장에서 올해부터 7,530원으로 오른 최저임금의 인상분을 주지 않기 위해 각종 불법, 편법을 동원해 최저임금 위반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따라 이를 회피하려는 시도가 속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음에도 정부가 근로감독 강화 등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않은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노총에서 작년 11월부터 운영하는 최저임금 신고센터(1577-2260)엔 지난해 400여건의 상담이 들어왔는데 그 중 40여건이 최저임금 위반 관련 전화 상담이라고 밝혔다. 초기에 비해 상담이 2배 가까이 늘었다.

제보 내용 중엔 최저임금 인상을 회피하기 위해 노동자의 동의도 없이 상여금, 식대, 교통비를 기본급에 포함하는 산입범위 위반부터 휴게시간 확대, 시간외수당 회피를 위한 꼼수 등의 불·편법 사례들이 대부분이다.

작년 11월 설치한 민주노총 최저임금 신고센터(사진=노동과세계)

민주노총 최저임금 불이익상담창구를 담당하는 박주영 노무사는 4일 오전 MBC 라디오 ‘양지열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상여금을 기본급화 하거나 식대나 교통비 없애는 그런 형태들이 많이 나타났던 반면에 지난해 12월부터 올 초엔 직접적으로 최저임금을 위반하는 사례들이 많다”고 전했다.

최저임금 위반에 대해 민주노총이 받은 제보는 이렇다. 수습기간이라는 이유로 한 달간 시급의 50%만 급여로 지급하거나, 근로시간 8시간 중 휴게시간 확대 통보하는 경우다. 8시간 전에 일방적으로 퇴근 통보를 했다가, 다른 날에 연장근무를 지시하는 등의 시간외수당 회피 꼼수도 있다.

특히 기본급에 교통비·식대 포함이나 휴게시간과 근로시간 변경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해당돼 노동자의 동의 없이 사용자가 일방 통보할 경우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것이 된다.

박주영 노무사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핵심적인 근로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임금, 근로시간, 휴일, 휴가 등을 변경하려면 반드시 문서에 당사자인 노동자가 서명하도록 하고 있다. 때문에 이런 내용들을 임의로 사용자가 변경할 수 없다. 특히 취업규칙에 기재돼 있는 사항이라면 과반 노동자들의 동의 없이는 할 수 없다”며 “사용자가 자의적으로 근로조건을 변경하는 경우에는 절차상 근기법 위반의 소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따라 상품의 가격상승, 소규모 사업장 폐업, 해고대란 등의 우려가 제기된다.

박 노무사는 “작년 하반기쯤에 해고를 통해 인건비를 줄이겠다고 하는 사례들은 조금 나타나긴 했지만, 해고대란이라고 할 만한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그는 “우리나라 같은 경우 매출 원가 대비 인건비 비중이 다른 나라에 비해 굉장히 낮은 수준”이라며 “인건비 비중을 고려해봤을 때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사업 운영에 여력이 없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인건비 비중이 높지 않다는 노동계 등의 주장과 달리,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폐업 위기 내몰렸다는 것이 편의점 등 소규모 사업장의 주장이다.

박 노무사는 “편의점주나 작은 사업주의 문제는 다단계 하도급 구조나 프랜차이즈 산업에서의 (대기업과) 근본적인 불공정 문제들이 계속돼 왔기 때문”이라며 “단순히 최저임금 문제라기보다는 이런 부분들(불공정 문제)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방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박 노무사는 “우리나라는 워낙 저임금·장시간 형태를 통해 운용돼 왔던 고용상의 문제들이 많았다. 최저임금 인상은 이를 정상화하기 위한 아주 기본적인 시도”라며 “최저임금이 제대로 자리를 잡도록 하려면 최저임금 위반을 적절히 감독하는 것도 필요하고 유인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대책들도 필요한데 (그런 방안이 없어) 아쉬운 것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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