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동포노동자가 파업 방패막인가?
    By tathata
        2006년 03월 28일 08:0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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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S칼텍스가 신설 중인 중질유분해공장(HOU) 건설현장에 대규모 중국 동포 인력을 고용하여 파업에 대비한다는 ‘내부문건’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여수건설노조가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한 ‘외국인 근로자 건설현장 운영방안 계획서’에 따르면, GS칼텍스는 “HOU 프레젝트 건설 공사 현장에, 경험이 풍부한 건설 인력(중국동포)을 적정임금(한국인 근로자 노임의 80~90% 수준)으로 고용하여, 건설기간 동안 파업이 없도록 하고, 본 공사가 성공적으로 완공될 수 있도록"한다는 것이다. 문건에 나온 인력 규모는 3천명 수준이다.

    이 계획서에는 또 “2006년 7월 1일부터 공사완료시기(2007년 12월 31일)까지 30대 전후의 남성 및 여성 가운데 용접사 ․ 배관사 ․제관사 등의 중국동포 기술자를 고용하고, 이들을 GS정유 델타(DELTA) 지역에 조립식 입주 시설을 지어 상주”시키는 방안도 명시해 놓고 있다. 

    또한 "인원 중국동포의 숙소로 4천5백평~6천평 규모의 건설일력(중국동포)의 입주가 가능한 부지를 마련하는 방안도 적시해 중국동포의 인력 수급 계획이 상당히 구체적으로 추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GS칼텍스의 내부문건 내용이 현실화 될 경우, 건설현장에서 파업에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중국동포 인력이 무분별하게 고용되는 것은 물론 노조의 활동이 무력화 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데 대해 건설산업연맹은 “건설노동조합을 파괴하기 위해 외국 인력까지 도입하는 GS칼텍스의 후안무치한 노조말살정책”이라며 강력하게 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GS칼텍스의 이같은 중국동포 고용계획은 최근 노동부가 플랜트 건설 현장에 재외동포의 취업을 허용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어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부는 지난 13일 ‘2006년 외국인력도입계획’을 발표하고, 올해 10만5천여명의 외국인 인력 도입 규모 가운데 1만3천여명을 건설업에서 충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건설업에서 특례고용허가제 허용기준을 확대해 사업비 3백억원 이상의 SOC 건설공사, 건설교통부 장관이 인정하는 석유화학 ․ 플랜트 공사에 해외동포의 취업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재외동포를 고용하는 경우에는 내국인 구인노력이 면제되고, 현장별 도입인원 제한이 없는 것은 물론, 출국 만기보험 등 사업주의 각종 의무사항도 면제되므로 앞으로 건설업체에서는 해외동포의 고용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건설연맹은 “건설현장에 외국인력 고용은 비숙련 인력을 투입하여 부실시공과 산재의 위험성을 안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현행 특례고용허가제가 건설현장에까지 확대적용되면 동포 노동자는 외국인 취업교육을 이수받고 고용안정센터에 취업허가인정서를 신청하는 것만으로도 건설현장을 이동하면서 1년동안 고용허가를 받게 된다.

    이렇게 될 경우, 의사소통과 기술숙련에서 미숙한 동포 노동자가 산업재해에 노출될 우려가 높다는 건설연맹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게 된다. 실제 최근 발생한 서울 문래동 에이스 종합건설현장의 경우 사망자 3명 중 2명, 부상자 11명중 8명이 재외동포인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산업재해, 미숙련 노동자의 취업, 국내 기업의 내국인 고용 기피 우려 등에 대해 구체적인 대비책을 세워놓지 않고 도입한 정부의 동포인력 고용 정책에 GS칼텍스는 노조탄압으로 적극 악용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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