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문점 연락채널 재개통
    여야 다수 긍정평가···자유당만 비난
        2018년 01월 03일 04:2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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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은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 남북회담 개최 논의를 위해 3일 오후 3시 30분부터 판문점 연락채널을 다시 개통하겠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잠정폐쇄에 대한 반발로 지난 2016년 2월 판문점 연락채널을 끊은 지 694일 만에 재개통이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리선권 위원장은 이날 조선중앙TV에 출연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위임에 따른 입장을 발표하면서 “평창올림픽경기대회 대표단 파견 문제를 포함하여 (남북)회담 개최와 관련한 문제들을 남측과 제때에 연계하도록 3일 15시 (서울시간 3시 30분)부터 북남 사이에 판문점 연락통로를 개통할 데 대한 지시도 (김 위원장이) 주셨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우리는 최고지도부의 뜻을 받들어 진지한 입장과 성실한 자세에서 남조선 측과 긴밀한 연계를 취할 것”이라며 “우리 대표단 파견과 관련한 실무적 문제를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리 위원장은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 의사를 밝힌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 청와대가 환영 입장을 밝힌 것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이 2일 국무회의에서 실무대책 수립을 지시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높이 평가하시면서 환영의 뜻을 표명하시었다”고 전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특히 일정에 오른 북남관계 개선 문제가 앞으로 온 민족의 기대와 염원에 맞게 해결되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북남 당국이 이 문제를 어떻게 책임적으로 다루어 나가는가 하는데 달려 있다고 강조하셨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다시 한 번 평창 올림픽경기대회가 성과적으로 개최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리 위원장은 전날 남측이 제의한 고위급회담의 수락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는 않았다.

    여야 대부분 긍정평가…자유당만 “대한민국 흔들기”

    여당과 일부 야당들은 북한의 판문점 채널가동 결정에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내고 “우리 정부가 남북 고위급 회담을 제안한 지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북한이 반응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우리 정부의 지속적이고 진정성 있는 노력에 대한 결실”이라고 평가했다.

    백 대변인은 “2년 만의 판문점 연락 통로 개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유의미하다”며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논의를 계기로 한 이번 남북 연락채널 복원이 남북대화 재개의 전환점이 되어 한반도 긴장 완화 및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대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추혜선 정의당 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에서 “얼어붙은 대화채널이 다시 열린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오늘 판문점 대화 채널 재개통이 남북 평화체제의 봄을 여는 신호탄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환영했다.

    다만 추 대변인은 “북측은 어제 우리 정부가 제안한 고위급 당국자 회담에 대한 수락 여부에 대해서는 답을 하지 않았다”며 “대화 채널을 여는 것과 걸맞은 실천 의지를 조속히 보여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국민의당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경색되었던 남북관계가 회복되길 바란다”며 환영 입장을 담은 논평을 냈다. 이행자 대변인은 “정부의 유능한 외교, 안보의 능력을 보여주길 바라며 성공적인 남북회담을 기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변인은 “연락망 개통은 남북 간의 대화를 위한 시작일 뿐”이라며 “정부는 긴밀한 한미공조를 바탕으로 한 정교한 외교 전략을 펼쳐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창올림픽 참여 의사를 밝힌 북한에 대해선 “진정성과 신뢰가 우선되어야 한다”며 “과거 북한은 말로는 평화를 얘기하며 뒤에서는 미사일 발사 준비, 핵 무력 완성의 시간 벌기 등 위장 평화 공세를 일삼으며 평화통일에 대한 우리의 기대를 져 버리곤 하였다. 더 이상 이 같은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성주 바른정당은 대변인은 “기본적으로 환영한다”며 “한반도 긴장 완화와 평창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한 통로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권 대변인은 그러나 “북핵 문제와 관련해 운전석에 앉겠다고 했다가 ‘코리아 패싱’이라는 수모를 겪었던 정부가 자칫 명예 회복을 위해 성급하지는 않을지, 또 올림픽을 앞둔 정부가 북한에 저자세로 임하지는 않을지 우려된다”고 했다.

    권 대변인은 “연락통로가 북한이 제재와 압박을 피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한반도 긴장 완화와 평창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한 수단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은 북한의 판문점 연락채널 재개통이 “대한민국을 흔들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태옥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어제 통일부가 제의한 고위급회담의 수락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며 “예상했던 대로다. 북한은 문재인 정부의 약점을 잡고 배짱을 부리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대변인은 “문재인 정권은 올림픽 기간 한미군사훈련 연기까지 제안하면서 대화를 구걸하고 나섰다. 눈앞의 성과에 눈이 멀어 간이고 쓸개고 다 빼어줄 태세”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남북대화는 북핵문제 해결을 전제로 이뤄져야 한다. 북한의 갑작스런 대화제의로 인해 평화의 문을 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크게 착각하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대화제의에 감격해 남북대화에 집착하다 위중한 국가안보 위기를 망각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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