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성공단 폐쇄 결정 과정
    박근혜 법적 책임론 거론
    법 절차 없이 일방적 구두지시 결정
        2017년 12월 29일 12:0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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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주기업에 막대한 피해를 야기했던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이 국무회의 의결도 없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전화 한 통으로 결정됐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전 정부의 법적 책임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김종수 통일부 정책혁신위원장은 29일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와 인터뷰에서 “갑작스러운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 결정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일방적인 결정 통보에 따른 것이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됐다”며 “분명한 것은 법 절차를 따르지 않았고, 법을 지키려는 의지가 있었는지도 좀 의심이 간다”고 비판했다.

    통일부 정책혁신위원회는 지난 9월 출범 이후 남북관계 및 대북‧통일정책 추진 과정에서 제기된 쟁점 사안들을 검토한 결과, 공식 의사결정 체계의 토론과 협의를 거치지 않고 박 전 대통령의 일방적 구두지시로 개성공단 전면중단이 결정됐다고 28일 발표했다.

    박근혜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으로 지난해 2월 10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논의를 거쳐 개성공단 폐쇄를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혁신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NSC 상임위에서 개성공단 폐쇄를 결정하기 이틀 전인 2월 8일에 이미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통해 통일부 장관에게 개성공단을 철수하라는 구두지시를 했고 이에 따라 개성공단 폐쇄가 단행됐다.

    개성공단 철수 방안 마련 과정도 졸속적으로 이뤄졌다. 박 전 대통령의 구두지시가 있고 불과 몇 시간 후에 김관진 당시 청와대 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회의에서 세부 계획이 나왔다. 주무부처인 당시 통일부는 철수 시기 등에 있어서 의견을 개진했지만 청와대가 이를 묵살한 것으로 전해진다.

    통일부 측은 지난해 2월 개성공단에 지급된 임금의 상당 규모가 북한 노동당 등 핵미사일 개발에 사용된다는 사실을 파악했다고 주장했지만, 일부 탈북민의 진술 외엔 임금전용의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근거가 전혀 없었다고 혁신위는 지적했다.

    김종수 위원장은 “개성공단은 남북관계의 최후의 보루이고 하나의 끈이다. 이것을 끊을 때 더 많은 고민을 했어야 했다”며, 졸속적 결정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통치행위로서 결정했다 하더라도 뒤에 국무회의에서 의결을 거쳐야 했는데 그런 것이 전혀 없었다”며 “그러나 통치행위도 어느 정도는 법 테두리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대통령) 개인의 취향, 개인적인 감정에 따른 결정은 남북관계에 있어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NSC의 상임위원회에서 개성공단 중단이 결정됐다고 거짓 발표한 것을 보면, 당시 정부도 구두지시에 대한 문제를 알고 있었던 것 아닌가’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몰랐을 수가 없다”며 “통일부는 입주기업의 재산권을 생각해서라도 전면 완전중단은 안 된다, 단계적인 중단 등 세부계획을 마련했던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지시라고 해서 단번에 결정이 이뤄지면서 북축은 또 북측대로 기업인들의 추방조치가 이뤄지고 기업의 재고자산 등을 전혀 관철할 수 없는 상황을 치닫게 됐다”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혁신위의 의견서를 수용하면서도 개성공단 재가동 추진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남북관계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평화통일로 나아가는 길에서 개성공단이 가지고 있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기 때문에 재가동에 목표를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입주기업 피해자 “억울해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개성공단 전면중단 결정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입주기업들은 혁신위 발표내용에 분노하며 소송까지 준비하고 있다.

    개성공단 폐쇄 피해자인 정종탁 전 홍진패션 대표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몇 년간을 밤잠 못 자면서 말도 안 통하는 그 사람들 설득시키고 해서 만든 게 개성공단이다. 그걸 어떻게 개인의 생각으로 폐쇄하는 사람들이 어디 있나”며 “외교수석비서관이나 통일부 장관이나 모두 다 미친 사람들이다. 한마디로 미친 정부”라고 맹비판했다.

    정 전 대표는 개성공단 중단 결정이 나오기 3일 전인 2월 5일 홍영표 통일부 전 장관과 입주기업 대표가 만찬자리를 언급하며 “통일부 장관에게 ‘개성공단은 뭐 별 문제 없겠습니까?’ 물으니 ‘전혀 그런 거 고려하고 있지 않다. 마음 놓고 사업들을 하셔라’라고 했다. 우리는 그 말만 믿고 다음날인 6일에 원부자재를 다 올려 보냈다. 그게 피해를 더 키웠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성공단 중단 이후 베트남 공장에서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고 전하며 “너무너무 억울하다. 내가 뭐 조금이라도 잘못을 했으면 인정을 하겠는데 잘못한 게 하나도 없지 않나. 법원에서 가압류장, 채권 압류가 계속 날아온다. 나와 내 가족이 왜 이런 고통을 당해야 되는지 모르겠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경제가 의류봉제 쪽이나 이런 쪽은 그렇게 썩 활발하지 않다. 이런 과정에서 (개성공단 중단은) 쓰러진 사람 목을 팍 밟은 것”이라며 “박근혜 씨가 제정신으로 했든 아니든 그런 결정을 냈으면 박근혜 씨 재산을 몰수해서라도 피해기업에 보상을 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 전 대표는 “억울해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며 “혁신위 발표가 나왔으니 협력업체, 입주기업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다. 공동으로 하든 단독으로든 억울해서라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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