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당 당원투표 D-1
    찬·반 진영, 갈등 최고조
    안철수 “플러스 통합” VS 박지원 “보수대야합, 탈당하라”
        2017년 12월 26일 12:4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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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부터 시작되는 바른정당 통합 및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재신임 관련 전당원 투표를 둘러싸고 국민의당 내부에서 막판 신경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안철수 대표는 “혈액형 같아야 결혼 하냐”며 통합반대파가 제기하는 바른정당의 정체성 문제를 반박하는가 하면, 박지원 전 대표는 “안철수 재신임 투표는 나쁜 투표”라며 투표 보이콧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안철수 “바른정당과의 통합, 자연스러워”

    안철수 대표는 26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탄핵의 시작은 국민의당이 했고 탄핵 마무리는 바른정당이 했다. 그래서 이번 통합의 의미는 탄핵의 시작과 마무리를 했던 주체들이 힘을 합한다고 보고 있다”고 바른정당과 통합의 정당성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탄핵에 동참하고 그리고 두 번의 탈당을 거쳐서도 따뜻한 아랫목으로 돌아가지 않고 계속 반(反) 자유한국당의 기치를 내건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힘을 합하는 건 굉장히 자연스럽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3당이 살아남기 굉장히 힘든 상황에서는 3지대가 둘로 나뉘어 있다. 최소한 3지대는 힘을 합쳐서 선거를 치러야 거대양당과 싸울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제3당이 살아남기 위해서 외연 확장은 필수”라며 “지난 수십 년간 한국 정당사를 보면 한마디로 3당 잔혹사다. 3당은 외연 확장에 실패했을 때 짧게는 1년, 길게는 10년 정도 이후에 예외 없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당 의원) 39명이 똘똘 뭉쳐서 이대로 선거 치러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하는 분들이 있는데 39명이 똘똘 뭉쳐서 선거 치르는 건 굉장히 어렵다”며 “통합을 하지 않으면 바른정당 의원들 중에서 절반 이상이 자유한국당으로 가서 자유한국당이 1당이 되게 되고, 민주당도 결국 국민의당 의원들 빼가기를 진행하게 된다. 그러면 국민의당은 외연 확장 기회도 잃고 의원들도 30명 정도로 축소돼 소멸이 더 빨리 온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가 개인적인 대통령 욕심 때문에 보수대통합을 추진하는 것이라는 통합반대파들의 지적에 대해선 “좀 어이없는 주장”이라며 “내년 지방선거를 제대로 못 치르면 당이 사라지고 제 미래도 없다. 내년 지방선거에 올인을 해도 이길까 말까 하는 그런 판국에 5년 후 대선까지 복잡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어리석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통합반대파와 자유한국당 복당파를 제외하면 통합 후 오히려 의석수가 줄어들어 오히려 ‘마이너스 통합’이 될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에는 “(의석수보단) 국민 지지율이 더 중요한 것 아닌가. 각 당의 지지도가 5%, 5%이기 때문에 15% 내지 20%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이건 플러스 통합이다”라고 말했다.

    통합반대파의 반대를 예상하고도 전당원투표라는 우회로를 선택한 것에 대해선 “지난 두 달 동안 당원들 포함해 여러 분들 말씀을 들었지만 찬반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 설득에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러면 당의 주인인 전 당원의 뜻을 한번 묻고 그 뜻에 따라서 모두가 승복하자는 뜻에서 제안했다”고 말했다.

    통합반대파 중 20명의 의원이 전당원 투표 가처분신청을 낸 것과 관련해 “가처분신청에 참여한 20명 중엔 ‘정말 당이 더 분열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일단 전당원 투표만은 어떻게든 연기라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가진 분도 있다”며 “그분들은 개인적으로 뵙고 최대한 설득하겠다”고 했다.

    ‘투표율이 3분의 1이 안 되면 투표함을 열 수 없다’는 통합반대파의 주장에 대해선 “가능하지 않은 주장”이라며 “당규에는 3분의 1 규정이 있지만 (당의) 헌법, (당규보다 상위법인) 당헌엔 3분의 1 그런 규정은 없다”고 맞섰다.

    전당원투표를 의결한 당무위 회의모습(방송화면)

    하태경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각개약진하면 지방선거 참패”

    바른정당 역시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당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각개약진하면 지방선거에서 참패한다. 그러면 두 당은 없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하 최고위원은 “호남도 그렇고 영남도 그렇고 국민의당이나 바른정당이나 이 지지율로 가면 이길 수 있는 데 한 군데도 없다”며 “그런데 합치면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통합해서도 3등, 4등 그대로 있으면 둘 다 망하지만, 당장 여론조사를 해보면 2등이 나온다”고 했다.

    그는 “홍준표 체제를 끝장내기 위해서는 새로운 야당을 만들어서 국민들의 평가를 통해 (자유한국당을) 소멸시키는 방법밖에 없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홍준표 시대를 끝내기 위해서 통합하는 것”이라며, 박지원 전 대표가 ‘마이너스 통합’이라며 통합에 반대하는 것에 대해선 “박지원 전 대표가 굉장히 잘못 판단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확장성이 없다는 것을 모른다”고 지적했다.

    박지원 “우리와 정체성, 혈액형이 다른데 어떻게 통합을 하느냐”

    통합반대파인 박지원 전 대표는 전당원 투표 보이콧 운동을 벌이고 있다.

    박 전 대표는 같은 날 오전 MBC 라디오 ‘뉴스의 광장’에서 “나쁜 대통령은 MB 박근혜이고, 나쁜 투표는 무상급식반대 투표, 안철수 재신임투표이기 때문에 국민의당 ‘나쁜투표거부운동본부’에서는 법원의 투표 금지 가처분신청 인용 여부와 상관없이 투표 거부 운동을 해 나갈 것”이라며 “만약 당원 여러분께 재신임투표 전화가 오면 반드시 끊어 주시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안철수 대표가 당 소속 국회의원 3분의 2가 반대하고, 대의가 아니면 보수대야합을 거두어야 한다”면서 “당원과 국회의원들이 원치 않는 합당, 보수대야합을 추진하겠다면 당 밖에서 혼자, 그리고 동의하는 사람들과 하면 된다”며 재차 안 대표의 탈당을 요구했다.

    특히 박 전 대표는 “대북 문제만 봐도 바른정당은 대화와 타협, 교류 협력보다는 강경 정책을 고수해서 우리와 정체성, 혈액형이 다른데 어떻게 통합을 하느냐”며 정체성 문제를 거듭 제기했다.

    그는 “유승민 대표는 자신의 가치, 보수를 지키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그 정체성을 존중하고 반대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안 대표는 자신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밝히지 않고 국민과 당원, 국회의원들을 속이고 바른정당에 끌려가면서 보수대야합을 추진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고 비판했다.

    ‘손학규 고문은 어떤 입장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해 “제가 손 고문이 귀국한 후에 맨 먼저 2번이나 만나 봤는데 입장을 정하지는 않는 것 같다”며 “그러나 손 고문께서 중도개혁통합을 이야기 하면서 보수대연합은 안 된다고 하는 것을 보면 그분의 입장이 어디에 있는지 알 것”이라고 답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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