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금융위원회,
반혁신의 길 가고 있어“
이건희 차명 과징금, 키코 재조사 등 혁신위 권고안 대부분 "거부"
    2017년 12월 26일 11:3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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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명계좌에 대해서는 과징금 부과가 어렵다’며 금융위원회 자문기구인 금융행정혁신위원회(혁신위)의 최종권고안을 거부한 것에 대해 “금융위원회가 반혁신의 길을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양지열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금융위가 혁신위의 권고안을 거부한 것은) 혁신할 생각이 없는 것”이라며 “대통령만 바뀌었을 뿐이지 금융위원회 관료들은 그대로다. 그리고 정부의 경제관료들도 다 그대로 있는 상황이라 그분들은 시간만 가는 것을 기다리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이같이 말했다.

앞서 혁신위는 지난 20일 ▲이건희 회장의 차명 계좌에 대한 과징금과 세금 부과 ▲인터넷 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원칙 유지 ▲민간금융회사에 대한 노동자추천이사제 도입 ▲키코(KIKO) 사태 피해와 관련한 전면 재조사 등을 금융위에 권고했다.

금융기관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내왔던 금융정의연대는 바로 다음날인 21일 환영 논평을 냈다. 금융정의연대는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을 중심으로 한 노동자추천이사제 도입, 지주회사 회장 자격요건 신설 등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러한 혁신위의 권고안을 이날 사실상 모두 거부했다. 그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터넷 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일부 완화 입장 유지, 키코 사태 전면 재조사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금융정의연대가 요구해온 노동자추천이사제도 사회적 합의를 명분으로 사실상 거부했다.

특히 지난 국정감사에서 약속했던 이건희 회장 차명계좌 과징금 부과 문제는 입법을 통해 해결하자며 보류했다. 2008년 삼성 특검에서 드러난 이건희 회장 차명계좌 규모는 4조 5000억 원에 달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방송화면)

사진= 키코 피해 공동대책위

국감에서 이건희 차명계좌 문제를 집중 추궁했던 박 의원은 “대법원의 판례에 따라도 차명으로 숨겨놓았던 금융실명법 위반의 계좌들에 대해서 과세 및 과징금을 부과하는 건 금융당국으로서 너무 당연한 일”이라며 “혁신위의 권고안을 거부하는 건 금융실명법 부칙 제6조에 있는 과징금에 대한 규정을 완전히 무시하고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위가 혁신위의 안을 바로 다음날 거부하고 나선 것에 대해 “금융위원회가 ‘혁신할 게 뭐가 있는지 좀 찾아달라’며 자기들이 혁신위원회를 만든 건데 애써 만든 권고안을 빛의 속도로 거부하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또한 “입수한 문서를 보면 애초에 혁신위는 금융위원회의 요청사안을 많이 수용해서 권고안을 발표했다. 조율도 했고 혁신위 실무진도 금융위원회에서 파견 나온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혁신위의 이번 권고안이 어느 날 하루아침에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시민단체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금융계 내부에서도 맨날 지적돼 왔던 사안들”이라며 “금융위는 이렇게 마련된 방향에 대해서 최소한 하는 시늉이라도 해야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일언지하에 거부해버리는 걸 보면 혁신을 바라는 국민의 요구, 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바람이 조금 있으면 꺾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혁신위의 권고안을 거부한 금융위를 거듭 질타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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