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여부
안철수, 전당원 투표와 재신임 연계
통합반대파, ‘의원총회 전당대회 무력화 꼼수’ 반발
    2017년 12월 20일 01:2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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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바른정당과 통합을 위해 대표직을 건 전(全)당원 투표를 제안했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15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저는 결연한 각오로 국민의당 당대표 직위와 권한을 모두 걸고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한 전 당원의 의견을 묻고자 한다”며 “통합에 대한 찬반으로 당에 대한 재신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자신에 대한 재신임 문제와 통합을 연계해 전당원 투표에 부치겠다는 것이다.

안 대표는 “당원 투표 절차는 즉각 개시될 것이고 신속하게 끝내도록 하겠다”며 “그 방식은 이미 객관성이 검증돼 각 정당들이 당 대표 선출 등에 쓰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통합에 대한 당원 여러분의 찬성 의사가 확인되면 저는 단호하고 신속하게 통합 절차를 밟아나가겠다”며 “신속한 통합 작업 후 저는 새로운 당의 성공과 새로운 인물 수여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말했다. 전당원 투표에서 통합 반대 의사가 많을 경우엔 “그 또한 천근의 무게로 받아들여 당 대표직을 사퇴함은 물론 그 어떤 것이라도 하겠다”면서 “전당원 투표로 확인되는 당심은 구성원 누구도 거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안 대표가 실시하겠다고 밝힌 전당원 투표는 당헌당규에 규정돼있지 않은 일종의 여론조사 성격다. 당헌당규상 통합을 하려면 최고위원회·당무위원회를 거쳐 전당대회에서 합당 안건을 의결해야 한다.

안 대표는 당 내 반대여론으로 전당대회 개최가 불투명해지자 전당원 투표라는 우회로를 들고 나온 셈이다. 전당원 투표를 통해 확인된 당원들의 통합 찬성 의견으로 통합반대파를 압박하고 추후 전대 절차를 밟겠다는 것이다. 특히 전당원 투표는 당헌당규상 당무위원회 결정사항이라 의원들이 저지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통합반대파는 전당대회 개최 전 의원총회 의결을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의원들 사이에선 통합 반대 여론이 강하기 때문에 의총을 넘어서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었다.

전당원 투표를 둘러싸고 추후 쟁점도 상당하다. 전대 개최 전 전당원 투표를 실시하는 것이 당헌당규에 위배되지 않는지, 당원 투표의 성격과 위상 등을 놓고 통합반대파 측이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의 해산, 합당 등과 관련한 전당대회의 의결 기준은 과반수 찬성이다.

아울러 안 대표는 “계속해서 당이 미래로 가는 길을 가로막고 서서 여전히 자신의 정치 이득에 매달리려는 사람이 있다면 자신의 거취를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며 통합반대파에게 탈당을 요구하기도 했다.

또한 “국민의당이 앞장서서 호남의 민주주의 전통을 왜곡하고 김대중 정신을 호도하는 구태정치 기득권정치를 끝내야 한다”며 거듭 호남 중진 의원들을 겨냥했다.

그는 “여러 차례의 여론조사와 폭 넓은 당원 대상 조사도 통합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수치로 반영하고 있었다. 호남의 여론도 예외가 아니었다”고 주장하면서도 “국민의당은 호남의 지지로 우뚝 선 정당이어서 대한민국 민주화의 출발점인 호남정치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통합으로 인해 예상되는 호남 민심 악화를 우려한 것이다.

박지원 “당원과 의원들에게 전쟁 선포, 당원 볼모로 분열 게임 말라”
호남 중진 거취 언급엔 “가증스럽다…안철수 사당화, 독재적 발상” 반박

강경한 통합반대파인 박지원 전 대표는 사실상 ‘전당원 투표로 통합을 결정하자’는 안 대표의 주장에 대해 당헌당규 위반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안 대표의 기자회견 직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한마디로 당원과 당 소속 의원들에게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바른정당과 통합 여부를 자신의 재신임과 연계해 전당원 투표를 하자는 것은 당헌당규 위반”이라며 “모든 정당의 당헌당규에 당의 합당 및 해산 결정은 전당대회에서만 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압도적인 다수의 찬성이 있을 때에만 당의 진로를 결정할 수 있다는 취지이고 그것이 정치의 ABC”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을 반으로 갈라놓고 당헌당규를 위반하는 전당원 투표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박 전 대표는 더 나아가 “당원과 국민을 볼모로 더 이상 분열의 게임을 하지 말라”며 “호남 중진들의 거취 운운하는 것도 결국은 통합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당을 나가라는 말이다. 내 생각하고 똑같은 사람들하고만 정치를 하겠다는 안철수 사당화, 독재적 발상”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한 “당의 정체성과 가치를 지키려는 통합 반대 노력을 구태로 몰아가는 것은 참으로 위험하고 가증스러운 발상”이라며 “더 이상 잃은 것 없는 안철수 대표 자신의 거취를 담보로 당의 진로를 협박하고 운명을 결정하라고 할 수는 없다. 통합 추진을 위한 모든 꼼수를 즉각 중단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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