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들은 왜 삼성을 향했나"
By tathata
    2006년 03월 28일 10:1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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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가 28일 광주 삼성공장을 봉쇄하며 총파업에 돌입함에 따라 삼성과의 ‘전면전’을 선언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화물연대 조합원은 차량 1천여대를 집결해 광주삼성공장을 봉쇄했으며, 김성호 광주지부장과 박종태 사무부장이 삼성전자 송신탑을 점거하고 고공시위를 전개하고 있다. 또 2천여명의 화물연대 조합원이 조선대로 집결하여 농성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화물연대가 총파업 장소로 광주 삼성전자 공장을 택한 것은 최근 화물연대 광주지부 소속 조합원 51명이 집단해고 된 데에 삼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보고 삼성의 적극적인 해결과 원직복직 등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발단은 화물연대 광주지부의 조합원 51명이 지난 7일 새벽에 소속회사인 (주)극동컨테이너로부터 문자메시지를 통해 계약해지를 통보받은 것에서 비롯됐다. 문자메지는 “06년 3월 6일 24시부로 계약해지 되었으므로 배차 중지와 사업장 출입제한을 통보합니다”로 한 줄이었다.

화물연대는 지난 2월 15일부터 극동컨테이너와 운송료 인상 등을 포함한 임금단체협상을 벌여 왔으며, 지난 3월 6일까지 교섭은 순조롭게 진행돼 오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다음날인 7일 돌연 집단해고 문자메시지가 날아든 데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화물연대의 한 조합원은 “극동에서 짧게는 10년, 길게는 20년 이상 일한 사람도 있는데, 어떻게 하루아침에 문자메시지 하나로 사람을 자를 수 있냐”며 분개했다.

화물연대는 이같은 집단해고에 삼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회사 물류업체 삼성전자로지텍에 제품운송을 하청했으며, 삼성전자로지텍은 다시 극동컨테이너에 재하청을 했고, 극동컨테이너는 지입차주(화물운송노동자)에게 다시 운송을 위탁하는 3단계의 착취 구조 속에 화물연대 노동자는 놓여있다.

따라서 화물연대 노동자는 표면적으로는 극동컨테이너라는 운송업체 소속이지만, 운송업체는 삼성과의 원 ․ 하청관계에 놓여 있으므로 이번 해고에 삼성의 영향이 작용됐을 것이라고 화물연대는 보고 있다.

극동컨테이너 측이 “우리가 결정할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며 교섭을 회피해 온 점도 화물연대가 삼성 연관성 의혹을 제기하는 배경이다. 이에 대해 삼성측은 “하청업체에서 일어난 일로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노동자들의 목을 함부로 베어내고, 아무도 그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대화에도 나서지 않는 극동컨테이너와 삼성에 향해 노동자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강력하지만 처절하기도 한 싸움밖에 없다.

이번 총파업에서 화물연대가 요구하는 것은 또 운송료의 현실화의 궁극적인 해결이다. 최근 화물연대 충북강원지부의 베스킨라빈스분회와 아세아시멘트분회, 전북지부의 두산유리분회 등에서도 화물연대의 운송료 요구에 따른 대량해고와 구속 ․ 손배 ․ 가압류가 진행되고 있어, 화물연대는 정부가 나서서 운송료 현실화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화물연대는 “작년 10월 정부여당의 제도개선 약속을 믿고 전면파업을 철회했음에도 불구하고 수개월이 지난 지금 전국에서 운송료 인상을 둘러싼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도 정부여당은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했다”며 정부를 성토했다. 

화물연대는 또 “지입제와 다단계 착취와 같은 전근대적인 물류체계가 개선되어야 하고, 노동자들에게 전가되는 경 ․ 유가를 포함한 직접비용이 인하되어야 하며, 표준운임제를 도입하여 운임이 현실화되고, 화물운송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는 것만이 되풀이되는 물류대란을 막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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