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신을 버리고 장관을 얻겠다
        2006년 03월 23일 02:1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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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인 출신인 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 내정자가 23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스크린쿼터 축소 문제를 다시 재론할 생각이 없다”고 못 박았다.

    김 내정자는 스크린쿼터 축소가 올바른 결정이냐는 질문에 대해 “정부가 통상관계와 국가 정책을 위해 고심 끝에 내린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답했다.

    김 내정자는 스크린쿼터 현행 유지가 평소의 소신이었는데 장관이 되면 재검토를 건의할 의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정부의 각료로서 정부 정책에 이견을 제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일축했다.

    특히 국무회의 의결대로 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가 줄어드는 것이냐는 질문에 “축소가 결정된 만큼 그대로 시행될 것으로 본다”고 답해 앞으로 이 문제를 재론한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또한 김 내정자는 정부가 영화계와 국민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발표한 것은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 “스크린쿼터를 둘러싼 논란이 지난 10년간 계속됐다”며 정부 결정이 일방적이지 않았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소신을 버리려면 차라리 장관직을 버려라

    이 날 인사청문회는 스크린쿼터 축소 문제를 놓고 야당 의원들의 추궁이 집중적으로 이어졌다.

    민주당 손봉숙 의원은 “전임 장관이 정한 일인데 생각이 다르면 다시 검토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장관이 정부가 시키는 데로만 따라하는 자리냐”고 따져 물었다.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은 “축소 반대를 주장하는 영화인들과 정부간의 협의는 애초에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는데 그럼 정부가 쌀개방에 반대하는 농민들과 협의하지 않는 것도 당연한 것이냐”고 물었다.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은 “국가 정책은 무조건 수용하고, 소신은 포기해버린다면 결국 장관이 되겠다는 명예욕만 남는다”고 질타했다.

    핵심 쟁점 비켜가는 여당의원들

    반면 여당의원들은 정책청문회를 열겠다는 애초의 결의와 달리 스크린쿼터 문제와 관련해서는 정부의 입장을 두둔하거나 비켜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여당 의원들 중 스크린쿼터와 관련한 문제제기를 한 것은 김재윤 의원 뿐이다.

    이날 청문회를 지켜본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양기환 사무처장은 "김 내정자의 답변을 보면 문화정책은 재경부와 청와대가 다 결정하고 문광부장관은 단지 집행만 할 뿐이다"며 "아는 사람이 더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참여정부 들어 두 번째 예술인 출신 문화부 장관이다. 그러나 김 내정자에 대한 예술 현장의 기대는 인사청문회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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