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망의 끝에 매달린 노동자들
    By tathata
        2006년 03월 23일 01:2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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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금 절망의 벼랑 끝에서 목숨을 건 고공농성 중이다. 지난 21일 금속노조 하이닉스 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 박순호 지회장이 서문대교 철탑고성 농성을 벌인데 이어, 다음 날인 지난 22일 GM대우차 창원공장의 사내하청 노동자가 원직복직을 요구하며 고공굴뚝 농성에 돌입했다.

    금속노조 GM대우사내하청지회의 이번 고공농성은 지방노동청의 불법파견 판정에도 불구하고 원청업체의 직접고용 거부,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조 설립에 이은 하청업체 위장 폐업 등 전형적인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탄압 ‘공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GM대우사내하청지회는 지난해 4월에 GM대우차 창원공장 6개 사내하청업체 노동자가 결성하여 만들어졌다. 이후, 같은 달 13일 창원지방노동사무소는 GM대우 창원공장의 6개 하청업체에 대해 ‘위장도급’으로 규정하고 843명 비정규직 노동자를 불법파견으로 판정했다.

    그러나 GM대우 측은 하청업체인 대정업체를 폐업시키는 방식으로 소속 조합원 87명을 사실상 해고시켰다. 또한 노조원 25명을 고소고발하고, 업무방해를 주장하며 손해배상 4억원을 청구하고, 급여와 부동산 4,100만원을 가압류하는 등 오히려 노조 탄압으로 맞섰다.

    사내하청지회는 170일에 이르는 천막농성을 진행하는 등 해고자 전원복직을 요구하며 투쟁을 전개했다. 이에 회사측은 GM자동차노조가 ‘대리교섭’을 추진한다면 대화에 응하겠다고 밝히고 지난 2월 긴급노사협의회를 개최, 회사 측의 최종안을 내놓았다.

    회사가 내놓은 최종안은 △해고자 중 20명을 복직시키되 복직명단을 원청에서 하청업체로 통보하고, 복직절차는 신규 하청업체에서 서류 접수 후 면접과정을 거쳐 채용 △지회 핵심 간부 및 조합원 8명의 단계적인 복직 추진 △단기계약직(3개월) 14명에 대해서는 단 한 명도 복직시킬 의사 없음 △회사는 서면 합의서는 남기지 않고 구도로만 (대우차노조 위원장과) 약속함이었다.

    회사 측의 최종안은 해고자 80여명 가운데 회사 측이 ‘골라서’ 20명만 복직시키고, 노조 간부는 단계적 복직을 통해 이후의 지회 활동을 무력화시키려 한다는 의도로 풀이될 수있다. 조합들은 “똑같은 조합원인데 일부 조합원만을 희생시켜 다른 일부 조합원을 살리자는 말이 가당키나 한 것이냐”며 “이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단기와 장기로 나누고, 간부와 조합원을 이간질시키는 불순한 의도를 담고 있는 최악안”이라고 강조하며 수용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사내하청지회는 또 “GM대우자본은 연일 ‘부평공장 정리해고자 복직’의 노사합의를 선전하며 마치 새로운 노사문화를 선도하는 것처럼 언론에 포장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불법파견을 일삼고 비정규직 노동자를 해고하는 기만적인 행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GM대우 창원공장 50미터 높이의 굴뚝에는 권순만 사내하청지회장(35)과 오성범 조합원(25)이 올라가 고공농성을 전개하고 있다. 권 지회장은 “죽어내려 오는 한이 있더라도 고공농성을 중단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해고자 원직 복직, 지회 간부 조합원에 대한 고소고발 ․ 가압류 취하, 비정규직지회 인정 및 노조활동 보장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권 지회장은 또 창원공장의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단기와 장기의 구분 없이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결합하여 투쟁하고, 정규직 동지들에게 적극적으로 공동투쟁을 호소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지회 해고자 동지들은 반드시 원직 복직되어 일터로 돌아가야 하고, 창원공장의 불법파견 문제는 반드시 해결되어 비정규직 전원 직접고용 정규직화 되어야 한다”며 “땀 흘려 일한 사람이 제대로 대우받는 창원공장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거듭 강조했다.

    금속노조 이상우 미조직비정규정책국장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절박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실질적으로 갖지 못해 목숨을 건 극한 투쟁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말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고공농성에 돌입한 사례는 현대하이스코 사내하청지회, 하이닉스 매그나칩 비정규직 지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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