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문제
한국노총, 협력사 통해 노조 몸집 불리기?
시민사회대책위 “한국노총 노조 행보 바람직하지 않아”
    2017년 12월 12일 05:4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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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이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조직화 작업을 통해 교섭대표노조로서 지위를 확보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불법파견 문제가 불거진 이후부터 줄곧 직고용 등 노동권 보장을 위해 목소리를 내온 시민사회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불법파견 해결을 위한 명확한 입장도 없이 교섭대표노조 지위 확보라는 방침을 밝히고 나서는 것은 노노 갈등만 부추기는 것이라는 비판이다.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문제 해결과 청년노동자 노동권 보장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대책위)는 12일 성명을 내고 “파리바게뜨 본사가 사용자로서 자신에게 부여된 책임을 회피한 채 불법파견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구체적인 언급을 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노총의 이러한 입장은 당혹스럽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한국노총 공공연맹 중부지역공공산업노동조합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파리바게뜨 제빵노동자 1,000여명이 노조에 가입해 지난 8일 회사 대표 앞으로 교섭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조는 조직 확대에 박차를 가해 조만간 전체 점포제조기사 5,300여명의 과반수를 확보해 교섭대표노조로서의 지위를 확보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노총에 가입한 이들은 파리바게뜨 8개 협력사에 소속된 제빵기사들이다.

한국노총의 이런 입장 발표는 주객이 전도됐다는 비판이 불가피해 보인다. 본사의 불법파견과 빼앗긴 노동권 보장에 대한 입장 표명이나 대책도 없이, ‘몸집 불리기’를 통해 교섭대표권이라는 노조 간 권한 선점에만 급급한 것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책위 역시 “불법파견의 해결을 위한 명확한 입장도 없이 교섭대표노조 지위 확보라는 계획 하에 행동하는 한국노총 노동조합의 행보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문현군 중부지역공공산업노조 위원장은 “점포제조기사(제빵기사)의 어떤 고용형태가 바람직한지에 대해서는 노동자들 간에도 이견이 있는 만큼 조합원의 총의를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직접고용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직접고용은 제빵기사 700여명으로 구성된 민주노총 산하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들을 비롯해 대책위 등의 핵심 요구사항이었다. 이들은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문제를 처음으로 공론화하고 대책을 제기해오는 등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

한국노총의 조직화를 통한 교섭대표노조 지위 확보 방침이 노노 갈등을 키울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교섭대표노조의 지위 확보’를 방침으로 앞세우며 노동자 간의 대립을 조장하고 정작 불법파견 문제해결에 대한 대안은 보이지 않는 작금의 상황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한국노총 가입 과정에 협력업체가 개입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책위에 따르면, 협력업체 관리자인 BMC가 직접고용 포기 확인서를 받으면서 한국노총의 노조 가입원서도 같이 받았다. 대책위는 “이러한 협력업체가 직접고용에 대한 포기를 확인하는데 그치지 않고 노동조합 가입의 창구가 되었다는 것이 현재까지 파악된 정황”이라고 주장하며 “사용자인 협력업체 소속의 직원이 제빵노동자에게 노동조합의 가입원서를 제시하고 취합했다는 정황은 매우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만약 대책위의 주장대로 사용자인 협력업체가 노조 가입원서를 제시하는 등 노조 결성에 개입했다면 해당 노조는 설립 자체를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노조는 노동자의 자주성과 독립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 유성기업노조의 판례만 살펴봐도 그렇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10월 27일 금속노조가 유성기업과 유성기업노조를 상대로 낸 노조설립무효확인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유성기업노조를 노조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회사가 주도해 만든 노조는 자주성과 독립성이 없어 노조로 볼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대책위는 “고용노동부에 이 노동조합의 가입 과정과 그 과정에서 협력업체를 포함한 파리바게뜨 본사의 역할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노총에 대해선 “노동조합 간의 대결로 상황을 몰아갈 뿐 교섭대표노조 지위 확보라는 목표가 불법파견으로 고통 받는 노동자의 현실을 개선하는 데 그 어떠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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