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당, 장애인 공동후보단 발족
        2006년 03월 20일 04:2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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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가오는 5·31 지방선거를 맞아 한 정당에서 뇌병변 등 지체장애를 안고 있는 장애인들로 구성된 공동 후보단을 발족하고 선거전에 나서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사회당은 20일 오전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지방선거에 나설 장애 당사자 4인으로 구성된 장애인 후보단 발족을 알리면서 “더이상 장애인을 ‘대리’하는 정치에 급급할 것이 아닌, 장애인 당사자가 직접 나서 주민들의 표를 얻는 ‘당사자’ 정치에 나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자리에 참석한 각 후보자들과 장애인 단체 관계자 10여명은 ‘장애인은 선거 참여는 고사하고, 투표할 수 있는 권리마저 침해당해왔다’면서 “이번 2006년 지방선거를 통해 후보들과 같은 중증 장애인의 삶 자체가 장애인 차별의 현실임을, 후보들과 같은 중증 장애인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모두가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임을 증명하는 행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한 “장애인에게는 헌법으로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 중 하나인 ‘참정권’이 배제되고 있다”면서 △중증 장애인의 접근이 가능한 투표소 설치 △장애인의 투표를 돕는 활동보조인 파견 △점자 공보물 발행 △선거방송의 수화통역 등의 의무화를 즉각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사회당은 서울·청주·광주·대구 등 4개 지역에서 출마하는 장애인 후보의 명의로 장애인 참정권을 보장하라는 내용이 담긴 진정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했다.

    한편 사회당은 이번 지방선거에 내세울 주요 정책의 기조를 ‘빈곤과 차별의 철폐’로 정하고 차별의 당사자인 ‘장애인’과 빈곤의 당사자인 ‘빈민’을 후보자로 내세우겠다고 밝혔다.

    권태훈 사회당 사무총장은 “현재까지 예비후보 등록을 마감한 후보자는 모두 15명 정도이고 이 중 장애인 후보자가 4명”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올해 1월부터 시행된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법’의 세부 사항에 대한 모범조례를 장애인과 관련된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각 지자체 별로 이를 관철시키기 위한 노력에 나설 것이라면서, 장애인 이동권과 더불어 인권·교육권 등 장애인 기본권 확충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애인이라고 지지하는 정당도 없는 줄 아나”

    “투표라는 것을 해보기 위해 지난 대선에 자원활동가의 힘을 빌어 투표소에 가게 되었습니다. 투표소로 가는 길도 길이지만, 투표장에 가기 위해서는 수많은 계단을 지나야 했습니다. 휠체어가 들린채로 짐짝처럼 옮겨졌지만 정작 투표는 제 손으로 직접 할 수가 없었습니다. 누군가가 인심쓰듯 대신 기표를 해주겠다고 나서서는 특정정당과 후보를 권유하면서 그 후보를 찍으라고까지 말했습니다. 장애인이라고 정치적 이해와 감수성을 갖지 못한 듯 착각하고 있는 그 사람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현실은 여기까지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만훈 피노키오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의 참정권 침해 사례 중 일부이다.

    우리나라 헌법에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선거권을 가진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모든’ 국민이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장애인 당사자의 주장이다. 

    휠체어의 접근이 가능한 투표소, 손놀림이 부자연스러운 장애인을 위한 기표도구 설치, 점자 공보물 배포, 선거방송의 수화 통역, 투표소까지 장애인의 이동을 도와줄 활동보조인의 파견 등 국민으로서 당연한 권리인 참정권을 행사하기 위해 장애인은 수많은 전제조건들이 필요한 상태이다.

    20일 사회당 장애인공동 후보단 명의로 국가인권위에 제출된 진정서에서는 그간 장애인들이 선거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부당한 대우나 선거권 침해 사례 등을 고발하고 있었다.

    뇌병변 1급 장애를 안고 있는 최주현씨는 “지역사회와 고립된 시설에 오래 있었기 때문에 선거때마다 정보를 제공받을 수 없어서 어떤 후보가 출마했는지, 그 후보자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또, “지금의 투표용지로는 혼자서 투표하기도 힘들다”면서 “장애인에게 맞는 투표용지가 주어진다면 혼자서도 기표가 가능한데 (그렇지 않기때문에) 남의 도움을 받아 비밀이 보장되지도 못해 비밀투표의 원칙도 지킬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제는 더 이상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 투표를 하게 만드는 정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려고 한다. 장애인들도 당당한 우리나라 국민이다. 그런데 참정권을 행사하는데 있어 불편함을 준다는 것은 장애인들의 인권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올해야말로 지지하는 후보를 찍고 지지하는 정당을 찍겠다는 한 장애인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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