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사퇴 안 해, 법대로 합시다"
        2006년 03월 20일 11:5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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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연희 의원이 오늘(20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결국 의원직 사퇴를 하지 않기로 발표해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성추행 파문 이후 20여일째 잠적해 온 최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동아일보 기자들이 검찰에 고발하셨다고 들었고 그에 따른 법의 판단을 따르겠다”면서도 “다만 국회의원 최연희에 대한 최종판단을 그 때까지만이라도 잠시 유보해 달라”고 말해 결국 의원직을 사퇴하지 않을 뜻을 밝혔다.

    최 의원은 “지난 몇 주간 심적인 공황상태에서 뼈를 깎는 아픔과 회한의 눈물을 흘리면서 수도 없이 죽음의 문턱도 다녀왔다”면서 “그럴 때마다 저를 항상 격려해주셨던 지역 주민들이 떠올랐고 자식들과 가족들이 눈에 밟혀 마음대로 죽을 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잠적한 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최 의원은 “한나라당 당직을 모두 내어놓고 눈물을 삼키며 제 스스로 떠나야만 했는데 거기에 그치지 않고 평소 함께 일하던 동료 의원들에 의해 사퇴촉구결의안이 발의됐다는 사실도 들었다”며 “왜 정치를 시작했는지 후회되고 일에만 묻혀 살아온 것에도 깊은 회한이 든다”고 동료 의원들에 대한 서운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 의원은 “60평생 온갖 정성을 쏟아 쌓아온 공든 탑이 하루아침에 모두 무너질 지경이 되었다”면서 “저를 아시는 모든 분들께 한번만 물어봐 주시기 바란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 직후에는 민주노동당 여성위원회 당직자들이 “성추행범 최연희는 의원직을 사퇴하라”, “국회의원으로서 모범을 보여라” 등 구호를 외치며 최 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최연희 의원이 국회의원직을 법의 판단에 맡긴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민심에 따른 선거과정 거치지 않고 재판부의 판결에 따라 국회의원을 선출하면 될 일”이라면서 “법은 책임을 규정하지만 정치는 무한책임이고 민심은 태산처럼 무겁다”고 책임을 회피한 최 의원을 비난했다.

    최 의원이 공식적으로 의원직 사퇴를 유보한 만큼 이날 오전 조배숙 열린우리당 의원이 최고위원회에서 주장한 ‘의원직제명동의안’ 발의가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열린우리당은 국회법을 개정해서라도 최연희 의원을 제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바 있다. 한나라당,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중심당 등 야4당은 지난  17일 현 국회법상 성추행이 국회의원의 제명 사유에 포함되지 않아 ‘의원직제명결의안’ 대신 ‘의원직사퇴촉구결의안’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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