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두관 민노당에 "울산-경남서 손잡자"
        2006년 03월 20일 11:5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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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 경남지사로 출마할 예정인 김두관 최고위원이 내주 중 민주노동당에 선거공조를 정식 제안하기로 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와 영남지역 출마 예정자 등 민주노동당의 모든 단위가 열린우리당과의 선거 공조를 반대하고 있어 김 최고위원의 선거 공조 제안이 실제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김두관 열린우리당 최고위원은 오는 지방선거에서 영남지역에 대한 민주노동당과의 선거 공조를 내주 중 정식 제안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 회의가 끝난 뒤 기자와 만나 "현재의 다당 구도로는 경남에서 한나라당을 이길 수 없다"면서 "경남지사는 열린우리당 후보로, 울산시장은 민주노동당 후보로 단일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또 "현재 민주노총 경남본부와 열린우리당 경남도당이 실무자 차원의 접촉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주 중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에게 선거 공조를 정식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영남 지역 선거 공조가 열린우리당의 당론이냐는 질문에 "선거 공조가 최고위원 회의에서 정식으로 승인을 받은 적은 없다"고 말하고 "그러나 정동영 당의장이 ‘힘 있게 추진해보라고 했다’"면서 자신의 선거공조 제안이 당 지도부와의 교감에 따라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김 최고위원의 선거 공조 제안에 대한 민주노동당의 반응은 극히 부정적이다.

    오는 지방선거에서 경남지사로 출마할 예정인 문성현 대표측 관계자는 "선거 공조를 생각한 적도, 생각할 이유도 없다"면서 "김두관 최고위원의 자가발전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이번 선거에서 자주파를 대표해 울산시장 예비 후보로 나설 예정인 김창현 전 사무총장측도 선거 공조는 힘들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역시 이번 선거에서 ‘평등파’를 대표해 울산시장 예비 후보로 나설 예정인 노옥희 현 울산시 교육위원도 "두 당은 성격도 다르고 주장도 다르다"면서 "선거공조는 힘들다"고 잘라 말했다.

    정창윤 전 민주노동당 울산시당 위원장은 "선거 공조를 하지 않더라도 열린우리당은 울산시장 후보로 내세울만한 사람이 없는 상태"라며 "선거공조를 한다고 해도 민주노동당이 울산 지역에서 얻을 것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의 울산시장 후보로 거론됐던 송철호 변호사는 이미 출마 의사를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도 20일 오전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선거 공학적으로만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면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당의 정책적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짝짓기를 하게 되면 정치적 도덕적 정당성과 명분을 잃을 것"이라고 선거공조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노 의원은 "열린우리당은 의견이 거의 같은 한나라당과 전략적 제휴를 하고 후보단일화를 해야 마땅하다"면서 "연애는 그 쪽(한나라당)과 하면서 자꾸 우리 쪽(민노당)하고 결혼하자고 하면 불순한 결혼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 의원은 또 "전략적 제휴를 하다보면 당의 노선과 정책방향에서 어느 정도 맞춰가려는 노력을 하게 되지 않을까?"라는 진행자 손석희씨의 물음에 "그러려면 선거연합 제안 이전에 ‘그간의 주요한 정책에 대해서 재검토가 가능하다’거나 ‘재검토를 위해서 한 번 만나자’는 식으로 (열린우리당이) 얘기하는 게 맞다"면서 "’서로 너무 다르다’, ‘성격도 다르고 철학이 다르다’고 늘 얘기해왔으면서 ‘갑자기 만나자’, ‘결혼하자’고 하면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그걸 우리 국민들에게 설명할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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