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아동학대 사건과
    중국 인터넷여론의 양상
    [중국매체로 중국읽기] 사회문제와 당국, 여론의 관계
        2017년 12월 05일 12:5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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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역자주 : 지난 11월 22일 10여명의 가장들은 북경시 조양구 관할 하의 ‘홍황란(紅黃藍) 유아원’을 경찰에 고발하였다. 그 유아원 교사가 아이들에게 바늘침 놓기와 정체불명의 백색 알약을 먹인다는 이유였다. 아이 몸에 여러 곳의 바늘구멍이 난 사진도 함께 증거로 제공되었다.

    ‘홍황란’은 전국에 300여개 유아원을 가지고 있으며, 최근 미국 나스닥에도 상장된 중국에선 비교적 유명세를 누리고 있는 유아전문교육기관이다. 신고가 접수된 후 조양구 경찰은 이 사건을 중시하고 즉시 전담팀을 구성하였다. 조사 착수 후 11월 25일 관련된 이 유치원 교사 한 명이 구속되었다. 동시에 인터넷상에서는 일명 ‘호랑이팀’ 조직원들이 집단으로 아이들을 성추행하였다는 유언비어가 떠돌았는데, 경찰은 이러한 유언비어를 퍼트린 혐의로 유모씨를 구속하였다.

    이 사건은 얼마 전 북경시 대흥구에 큰 화재가 발생한 후 현지 공공기관이 외지인의 즉각적인 철거명령을 내림으로써 불러일으켰던 사건과 함께 인터넷상의 큰 화제가 되었다. 많은 네티즌들이 현지 당국의 조치를 비난하거나 옹호하는 토론에 참여하였다.

    우리는 이 사건과 관련한 환구시보 사설을 통해 중국의 최근 사회문제의 성격과 일선 당국과 주민들의 관계, 그리고 인터넷 매체를 중심으로 한 중국 여론의 생태환경 및 사회적 역할 등의 일면을 엿볼 수 있다.

    <환구시보 사설 원제목>

    아동학대사건, ‘질의에 앞선 답변’의 저주에 빠지다

    2017-11-29 06:40:00 (현지시각)

    11월 28일 저녁 경찰 측은 홍황란(紅黃藍) 유아원 아동학대사건에 대한 새로운 상황을 보고하였다. 유아원의 유씨 성을 가진 교사가 일부 아동들이 제 시간에 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바늘로 찌르는 식의 ‘교육’을 한 사실을 증거로 확보하고 그 교사를 구속하였다고 하였다.

    경찰의 발표는 아동학대와 관련한 기타 고발사항에 대해선 사실관계를 밝히지 않았다. 경찰발표에 따르면 관련 유아반의 감시카메라의 외장 하드(하드드라이버)가 이미 손상되었으며, 현재 회복된 113시간에서는 아동학대 증거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한다.

    경찰 측은 또 ‘집단적 아동추행’, ‘유아에 알약 투입’, “‘할아버지 의사, 아저씨 의사’의 여아들에 대한 맨몸 진찰” 등의 유언비어에 대한 조사 상황을 발표하였다. 관련자 5명 중 1명은 행정구류 처분을 받고, 어떤 이는 비판교육을 받은 후 웨이보(중국식 트위터─주)에 공개 사과문을 게재하게끔 하였다. 그러나 나머지 다른 이들이 어떤 처분을 받았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경찰 측 발표가 나간 후 즉각 인터넷상에서 강렬한 반응이 나타났다. 과거 공공여론 사건에서 경찰 측 조사상황 발표 후 인터넷여론이 보인 첫 반응과 비슷하게, 일부 누리꾼들은 곧바로 질의를 제기하였다. 만약 인터넷상의 댓글이나 인터넷 채팅 방을 도배하고 있는 반응만을 본다면, 공중의 의혹을 해소하고 사람들의 불안과 초조를 진정시키기에는 이 같은 경찰 측의 발표는 턱없이 부족한 것 같다.

    실제로 사람들의 첫 반응은 매우 복잡하며, 질의 또한 여러 방면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 중 경찰 측 발표의 진실성을 신뢰하지 않는 의견은 다음 몇 가지 지점에 집중된다. 즉, 왜 하필 때맞춰 유아원의 감시카메라의 외장 하드가 ‘손상’되었는가? 관련 부모들이 아이들의 명예훼손을 불사하면서까지 성폭행을 날조할 동기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만약 누군가 쓰나미식 여론을 불러일으키려고 유언비어를 퍼뜨렸다고 한다면 처벌은 왜 그렇게 가볍고, 어떤 이에 대해선 단지 사과문 게재로 끝내는가? 등등이다.

    이러한 질의와 상반되는 질문도 있다. 즉, 홍황남 유아원은 민간기구이고 경찰 측과 정부는 실제 ‘3자’인데, 가짜 결론을 꾸며서까지 그 유아원 보호에 전체 정부의 명예를 건 도박을 벌일 필요가 있겠는가? 현재 공무원들이 반부패로 위축된 상황(시진핑 정부의 반부패투쟁을 가르킴-주)에서 어떤 경찰이 대담하게 조그만 이익을 위해 이런 엄청난 사기를 조작하겠으며, 이것이 또 어떻게 가능하겠는가? 등이다.

    현재의 문제는 홍황남 유아원 아동학대 사건은 이미 인터넷여론을 뒤흔드는 사건이 되었다는 점이다. 과거의 경험은 이런 상황에 이르면 사건은 자기논리에 따라 움직여가며 기본적으로는 해답이 없게 된다. 일부 인터넷여론은 정부의 조사와 결론에 대해 불만을 품는 것이 이미 관성화되었는데, 그것은 현재 사건의 처리뿐만 아니라 이 사건 이외의 각종 불만을 포함하고 있다. 이때는 경찰 측의 어떠한 정보제공도 여론을 만족시키기 어려우며, 일련의 정보는 오히려 일정 정도 공중의 불만정서 표출의 표적을 제공할 뿐이게 된다.

    현재 일부 사람들은 단지 엄중한 고발 내용에 부합하는 결론만을 듣기 원할 뿐, 설령 조사결과가 진실이든 아니든 무관하게 유아원의 아동학대가 실제 많이 부풀려졌다는 결론을 받아들이지 않으려 한다. 일부 부모들은 아이들의 안전에 대해 매우 불안해하고 있으며, 또한 다른 많은 불안까지 겹쳐져서 사실상 ‘이성’을 갖기가 힘들어 졌다.

    더구나 경찰 측의 상황발표는 간단한 양식에 기초한 것일 뿐, 사람들의 의혹을 직접 겨냥해 답변한 것은 아니다. 사실상 모든 상황발표가 각 방면을 빈틈없이 고려하기는 어렵다. 때문에 어떤 것이든 ‘의문점’이라고 간주하는 부분들을 찾아낼 수 있다.

    만약 공공기관의 공신력이 강하다면, 사람들은 그러한 ‘의문점’에 주의력을 집중시키지 않고 오히려 조사의 관건적 결론을 더욱 주시할 것이다. 그러나 매우 유감스럽게도, 모두 알다시피 지금의 현실은 중국의 절대다수 지방정부의 공신력은 아직 인터넷선상에서 요구하는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과거 매번의 여론사건에서 공공기관의 결론은 최종적인 권위 있는 결론이 되지는 못하였다.

    인터넷시대에 정보소통은 교류를 주도하지만, 이런 소통은 매우 번거롭고 비용이 많이 들며 또 자주 커다란 불확실성을 갖는다. 경찰 측의 상황발표는 일방적인 정보제공에 해당되는데, 이에 대한 수많은 질의와 불만을 담은 댓글은 마치 개최되지 않은 기자회견상에서의 기세등등한 질의와 같다고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평상시의 관리가 엄격할수록, 여론은 겉으론 평온함을 보이지만 그러나 이 때의 각종 질문의 트집 잡기는 더욱 힘을 받게 마련이다.

    홍황남 유아원 아동학대 사건은 상투적인 인터넷사건의 시나리오를 상연했다고 볼 수 있다. 즉 민생 관련한 마찰이었으며, 공공기관의 개입 후 맹렬한 여론이 이어서 출현하였고, 공공기관 스스로가 그 가운데로 깊이 빠져들었다.

    공공기관으로서는 현재 대략 두 가지 선택이 있다. 하나는 일부 사람들이 경찰 측의 조사결론을 믿지 못하겠다면 믿지 못하는 대로 놓아둔 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건은 점차 가라앉을 것이며 유아원 안전에 대한 부모들의 걱정은 시장에 의해 천천히 해결토록 맡기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공공기관이 여론의 의혹을 겨냥하여 더 많은 증거를 제공하고, 기자회견 등의 방식을 통해 공중과의 소통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사람들의 일련의 의문을 제거할 수 있겠지만, 그러나 또한 새로운 의문이 생겨날 것이고 그래서 질의-답변-재질의-재답변의 과정을 계속해 나가는 것이다.

    공공여론 사건의 해법은 중국에 있어선 하나의 체계적인 큰 사업이며, 그것의 근본적 해결의 길 역시 정부 공신력의 제고밖에는 없다. 이것은 기초방면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하지 구체적 사건을 통해서는 돌파구를 형성하기가 어렵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만약 어떤 부모가 확실히 유언비어를 유포했고 더구나 그 악의적 유언비어가 이번 여론 폭풍사태에 있어 불명예스런 역할을 하였다고 한다면, 그들에 대해 단지 비판교육을 실시하고 웨이보에 사과문을 게재하는 것과 같이 매우 가벼운 처벌로써는 좋지 않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우리는 그러한 유언비어 유포자에 대해선 마땅히 그에 상응하는 엄한 징벌이 가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필자소개
    과거 구로공단에서 노동운동을 했으며 사노맹 사건으로 3년간 감옥 생활을 했다. 2001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 사회를 연구할 목적으로 16년간 중국 유학생활을 보냈다. 중국인민대학과 상해재경대학에서 각각 금융(학사)과 재정(석사)을 전공했고 최종적으로 북경대 맑스주의학원에서 레닌의 정치신문사상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7년 8월 귀국하여 울산에 정착해 현재 울산 평등사회노동교육원에서 교육강사로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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