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촌 "이라크전 반대" 집회 물결
        2006년 03월 20일 09:1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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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이라크 침공 3년을 맞아 지난 주말 전세계 4백여개 도시에서 반전시위가 펼쳐졌다.

    국제반전공동행동의 날인 18일(현지 시각) 호주, 뉴질랜드에서 시작된 반전시위는 아시아, 유럽을 거쳐 미국의 주요도시에 이르며 지구촌 곳곳에서 이라크 전쟁 반대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시드니, 브리즈번 등 호주의 주요도시에서는 수백명이 참가하는 반전시위가 벌어졌다. 시드니 중심가에서 열린 반전시위에는 약 5백명의 시위대가 행진을 벌이며 “전쟁을 끝내라” “이라크에서 철군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라크에 1천3백명의 군대를 파견하고 있는 호주를 지난주 방문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대학생들의 시위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일본에서도 전쟁 반대의 목소리는 높았다. 약 2천여명의 시위대는 도쿄 중심가의 한 공원에 모여 자위대와 다른 나라 군대의 철수를 요구하는 집회를 갖고 긴자 쇼핑타운까지 행진을 벌였다. 도쿄에서는 일요일인 19일에도 반전시위가 이어졌다.

    부시 대통령의 ‘테러와의 전쟁’에 적극 협력한 파키스탄에서는 이슬람교도를 중심으로 카라치 등 주요도시 곳곳에서 각각 수백명이 참여한 반미시위가 벌어졌다.

    유럽의 주요 도시에서도 반전시위가 벌어졌다. 이라크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터키의 이스탄불에서는 3천명의 시위대가 “살인자 미국” “미국 나가라” 등의 구호가 쓰여진 현수막을 들고 행진을 벌였다.

    아테네, 로마, 비엔나, 리스본, 제네바, 바르셀로나 등지에서도 수백에서 수천명의 시위대가 반전시위를 벌이고 미대사관까지 행진을 했다.

    영국에서는 런던의 명소 트라팔가 광장에 모인 1만5천명(경찰 추산)의 대오가 트라팔가 광장까지 행진을 진행했다. 켄 리빙스턴 런던 시장도 참여한 이날 집회에서 시위대는 미·영 연합군의 즉각적인 철군을 요구하고 이란 핵 문제에 대한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 일부 시위대는 토니 블레어 총리의 사임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존 라이드 영국 국방장관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오늘 거리에 나온 사람들이 가끔씩은 유엔과 이라크 국민들, 이라크의 민주진영을 지원하고 테러리스트를 규탄하는 데에도 나서주길 바란다”는 말을 해 시위대를 자극하기도 했다.

    이라크전에 대한 여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미국에서도 반전시위가 벌어졌다.

    지난해 여름 부시 대통령의 텍사스 크로포드 목장에서 1인시위를 벌이며 반전운동의 상징으로 떠오른 신디 쉬핸은 미시시피에서 열린 반전집회에 참석해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우리가 이라크에서 봤듯이 이 정부의 무능력과 무감각 때문에 빚어졌다”고 연설했다.

    뉴욕에서는 맨해튼의 타임스 광장에 모인 시위대가 유엔본부까지 행진을 벌이며 즉각적인 이라크 철군을 요구했다.

    미국과 영국 다음으로 많은 군대를 파병하고 있는 한국에서는 파병반대국민행동 등이 주최한 ‘이라크 침략 3년 규탄 국제공동반전행동’이 19일 서울역 앞 광장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은 집회가 끝난 뒤 명동을 거쳐 광화문까지 행진을 벌였다.

    한편 이야드 알라위 전 이라크 임시정부 총리는 영국 BBC 방송과의 회견에서 갈수록 혼돈의 늪에 빠져들고 있는 이라크 정세에 대해 “내전상황”이라고 규정했지만 부시 대통령과 체니 부통령, 럼스펠드 국방장관 등은 이를 강력히 부인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 3년을 맞아 텔레비전을 중계된 연설에서 “오늘은 이라크 해방이 시작된 지 3년째 되는 날”이라며 “미국은 이라크에서 승리를 이끌 작전을 수행하고 있고 이라크에서 이룬 승리는 미국을 더 안전하게 할 것이며 미래세대에게 평화의 기반을 마련해줄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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