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슨 쟁점으로
    여야,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 넘겼나
    정의당 “홍준표 자기 공약도 부정...자기배신행위”
        2017년 12월 04일 03:2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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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야가 당리당략에 따른 예산안 줄다리기를 하면서 2014년 개정 국회선진화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12월2일)을 넘겼다. 핵심 쟁점은 현장 공무원 증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세자영업자 부담 지원금, 아동·기초수당 시행 시기, 법인세 인상 등이다.

    국회 원내교섭단체인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등 여야 3당 원내대표들은 2일 밤까지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현장 공무원 충원,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영세사업장 부담을 지원하는 일자리안정자금, 법인세 인상 등에 야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야당은 아동·기초수당 시행시기를 지방선거 이후로 늦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방선거 전 시행되면 지방선거에서 여당에 유리한 구도를 만들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소방관, 경찰관, 사회복지 공무원, 근로감독관 충원… 야당 반대로 제자리

    문재인 대통령의 대표 공약인 현장 공무원 충원과 관련해선 여야의 시각차는 상당하다. 현장 공무원 충원은 소방관, 경찰관, 사회복지 공무원, 근로감독관 등의 공무원을 증원해 국민 안전, 생명, 복지 분야를 강화하고 일자리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여당은 정부의 역할 확대를 통해 일자리 창출을 꾀하고 있지만, 야당은 미래세대의 부담을 안겨줄 수 있다고 반대하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은 애초부터 공무원 충원 문제에 강하게 반발했다. 충원되는 공무원의 급여부터 퇴직연금 등 국가 재정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일자리 창출은 정부가 아닌, 민간에서 이끌어야 하는 문제라고 이들은 보고 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4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식 퍼주기 예산, 문재인식 주먹구구식 공무원 증원 문제들로 여야 간에 원만한 타협을 이룰 수 없어서 법정시한을 지킬 수 없게 됐다”며 “공무원 수 증원은 정확한 추계에 의한 것이 아니라 공약 이행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에 대한 정확한 예년수준을 베이스로 해서 정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자유한국당의 일관된 주장”이라고 말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찰, 현장공무원 등 사회 안전을 위한 공무원의 필수요원 충원까지도 반대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지속가능한 양질의 수많은 일자리는 세금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만든다. 정부의 역할은 기업이 성장해서 기업 스스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새 정부의 핵심공약만 콕 집어 쟁점을 삼고, 반대를 외친 야당을 상대로 최대한 할 수 있는 선에서 양보해왔지만, 원칙을 저버릴 수 없었기에 기한 내 처리를 하지 못 했다”며 “생활안전사회 서비스형 현장 공무원 충원은 세월호 참사와 같은 수많은 재난재해를 겪은 우리에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소중한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예산안에서 1만2,000여명의 공무원 증원안을 제시한 반면, 자유한국당은 7,000여명, 국민의당은 9,000여명으로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1만500명 정도를 타협안으로 제시했다.

    영세자영업자 지원금, 법인세 인상, 기초연금 인상과 아동수당도 쟁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세자영업자 지원금 문제도 쟁점이다. 이 또한 소득 주도 성장을 내세우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공약에 따른 정책이었다.

    영세자영업자을 대상으로 최저임금 인상분 일부를 정부가 보전해주는 3조원 규모의 ‘일자리 안정자금’ 문제에 있어 딱 1년만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 2야당의 공통된 입장이다. 반면 여당은 경제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며 야당의 요구를 반대하고 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일자리 안정자금 확보는 서민들의 최소한의 삶을 보장하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세상인들의 피해를 줄이고 제도 연착륙을 위한 마중물”이라며 “이러한 정책과 예산이 오롯이 국민의 삶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야당이 막지 않더라도, 국민들이 회초리를 드실 것”이라며 야당을 압박했다.

    그러나 정우택 원내대표는 “최저임금 문제도 세계 유례가 없고 법적 관점에서도 타당성이 부족하다”며 “더군다나 예비타당성도 거치지지 않고 정부가 일을 저질러 전혀 엉뚱한 예산이 3조원 내년에 편성되어 있다. 또 내년에 이 금액을 넣더라도 그 후년부터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정부의 방침이 뚜렷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동철 원내대표 역시 “국민혈세로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의 임금보전을 해주는 것을 아무런 보완장치 없이 통과시키는 것은 법정 처리시한을 지키는 것보다 더 나쁜 일”이라고 비판했다.

    법인세 증세 문제를 놓고도 이견이 분명하다. 여당은 이명박 정부 전 법인세율(현행 22%)인 25%까지 인상하자는 ‘법인세 정상화’ 방안을 제시하고 있고, 국민의당도 과표 200억원 초과 기업에 24%까지 올려야 한다며 여당에 동조하고 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감세안을 주장하고 있다. 과표 200억원 초과 기업 세율을 현행에서 1%p 올리되, 2억원 초과~200억원 이하 구간은 20%에서 19%로, 2억원 이하 구간도 10%에서 9%로 내리자고 하고 있다.

    기초연금 인상과 아동수당 신설을 놓고선 시기, 범위 등의 문제로 갈등이 일고 있다.

    정부는 내년 4월부터 소득 하위 70% 가구의 만 65살 이상 노인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을 월 2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 인상분 1조7천억원을 편성했다. 만 0~5세를 대상으로 하는 아동수당은 내년 7월부터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월 10만원을 주기로 하고 1조1천억원을 편성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은 내년 지방선거 3개월 뒤로 시행을 늦추자고 요구하고 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아동수당의 7월 지급은) 지방선거 보름 후라서 악용될 수 있다”며 “저희는 (지급시기로) 4분기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여당은 아동수당 소득분위 상위 10% 제외, 기초노령연금 지급 시기 연기 등에 대해선 야당에 양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아동수당 소득분위 상위 10% 제외, 기초노령연금 지급 시기 연기 등 새 정부의 상징성이 너무나도 큰 정책도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할 것은 수용했다”며 “어르신과 서민들에게 이 돈이 얼마나 시급하고 절박한지 알기에 특정 세력의 선거용이 아닌 대한민국 현재와 미래를 지킬 것들이기에 받아들인 것”이라며 야당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남은 협상에서도 유연하게 타협하되, 새 정부 국정운영의 본질을 훼손하는 일만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당 “홍준표, 기초연금 30만원, 소방공무원 1만7천명 등 대선공약자기 배신행위”

    한편 비교섭단체로 예산안 논의에 참여하지 못한 정의당은 예산안 처리가 법정 시한을 넘기게 된 것에 대해 “자유한국당의 정략적 태도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정미 대표는 이날 오전 상무위회의에서 자유한국당이 아동수당 도입, 기초연금 인상을 지방선거와 연계한 것에 대해 “자신들이 지방선거에 이기기 위해서 ‘국민은 더 가난하고 고통 받아야 한다’는 파렴치한 주장”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최저임금에 따른 일자리 안정자금 반대도 영세자영업자 생계곤란이 와야 자기들이 선거에서 유리해 진다는 얄팍한 노림수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이 대표는 “기초연금 인상, 공무원 증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만이 아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대선 때 기초연금을 임기 동안 30만원 인상하고, 경찰 1만명, 소방공무원 1만7천명을 확충하겠다고 했다”며 “한마디로 자기 배신행위”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여당이 기초연금 인상, 아동수당 도입 등의 시한, 범위 등을 조정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보편복지 원칙이 흔들림 없도록 추진해야 한다”며 “증세 없는 복지라는 박근혜 시대의 유산을 종식시키고 조세 책임정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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